한국의 성인들/103위 순교성인 -30일묵상

[5일] 성 유대철 베드로(14세) / 성녀 이 아가타(17세) (어린이 순교)

Skyblue fiat 2025. 9. 5. 00:11

103위 순교성인과 함께하는

30일 묵상

 

[ 5일 ]

 

어린이 순교

성 유대철 베드로(14세) / 성녀 이 아가타(18세)


성 유(劉)대철 베드로(1826-1839년, 14세)

소년 성인. 10월 31일 포청 옥에서 교수형

소년 성인 유대철 베드로는 서울의 유명한 역관(譯官) 유진길 성인의 아들이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모범과 가르침을 받아 입교하여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천주교를 싫어하는 어머니와 누나한테서 끊임없이 괴로움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지극한 효성으로 어머니를 대했다. 그러나 신앙에 대해서는 절대 양보하지 않았으며, 어머니와 누나를 위해 기도했다.

1839년 기해박해가 일어나자 많은 교우가 순교했고 아버지도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자신도 순교하기로 결심하고 자수했다. 재판관들은 어린 소년을 배교시키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소년 유대철의 마음은 변치 않았다.

소년 유대철은 견디기 어려운 혹형과 고문을 이겨냈다. 허벅지 살을 뜯어내며 “이래도 천주교를 믿겠느냐?” 하고 으름장을 놓는 포졸에게 “믿고말고요. 그렇게 한다고 제가 하느님을 버릴 줄 아세요?"라고 대답했다. 화가 난 포졸이 다시 시뻘건 숯덩이를 입에 넣으려 하자 “자요!” 하고 입을 크게 벌려 포졸들을 놀라게 했다.

포청에서 모두 14번의 형벌과 백여 대의 매질, 그리고 40대의 치도곤을 맞아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었으나 언제나 부드럽고 평온한 표정을 띠었다. 하루는 심한 고문을 당한 끝에 까무러친 채 옥으로 끌려왔다. 옥에 갇힌 교우들이 정신을 잃은 대철을 깨우느라 허둥거리고 있을 때 그는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이까짓 것쯤으로는 죽지 않아요." 하고 말했다.

조정에서는 1839년 10월 31일 어린 소년을 공공연하게 죽이면 백성들이 반발할까 봐 포졸들을 옥 안으로 들여보내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소년의 목에 노끈을 묶어 죽이도록 했다. 유대철은 하늘나라로 이어진 황금 노끈을 타고 주님의 품으로 올라갔다.

가장 어린 순교 소년 유대철은 아버지와 함께 순교하여, 우리나라 모든 어린이의 신앙 모범이 되었다.

소년 성인 유대철 베드로와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소년 성인 유대철 베드로와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우리나라 모든 어린이와 주일학교 어린이들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녀 이(李) 아가타(1823-1840년, 17세)

동정녀. 1월 9일 포청 옥에서 교수

성녀 이 아가타는 이광헌 성인과 권희 성녀 부부의 딸로, 어려서부터 부모의 거룩한 표양을 본받아 열심한 신앙생활을 하면서 동정을 지키기로 결심하고 수계범절에 소홀함이 없었다.

기해박해 초기인 (16세에) 1839년 4월 7일 온 가족이 체포되어 포청에서 혹형과 고문을 당한 후 형조로 이송되었다. 형조에서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다시 포청으로 되돌려 보냈는데, 포청에서 다시 배교를 강요당했으나 모든 혹형과 고문과 배교를 유도하는 간계를 물리치고 신앙을 굳건히 지켰다.

9개월 동안 곤장 3백 대, 대곤 70대를 맞고 드디어 1월 9일 포청 옥에서 김 데레사와 함께 교수형을 받아 순교의 영광을 얻어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복을 누리게 되었다.

성녀 이 아가타와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녀 이 아가타와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우리나라 모든 청소년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어린이 순교

103위 성인 가운데 우리 나이로 스무 살 미만인 사람은 유대철 베드로(14세), 이 바르바라(15세), 이 아가타(18세), 조윤호 요셉(19세) 성인 네 분이다. 이 바르바라 성녀는 가족 성인 5위로 따로 소개했고(29쪽), 조윤호 요셉 성인은 10대지만 결혼했기에 다른 성인들과 함께 소개했다.

여기서는 10대 성인 두 분을 소개했는데, 한국 성인 103위 가운데 나이 어린 성인이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하느님의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유대철 성인과 이 바르바라 성녀, 이 아가타 성녀는 정녕 우리나라 청소년이 본받아야 할 믿음의 표상으로 공경해야 한다. 세 성인을 생각하면서 어린이와 부모 모두 자신의 신앙을 반성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해야겠다.

이들 세 사람은 부모의 영향과 모범을 그대로 이어받아 순교하기까지 신앙을 지키며 착하게 살았다. 나이가 어려 배교한다고 해서 크게 나무랄 수 없는 상황에서 포청이나 형조에서도 어린 사람들을 되도록 관대하게 처리해 집으로 돌려보냈다는 기록을 볼 때 이들의 순교는 더욱 귀하고 아름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이 어린 소년소녀들이 용감하게 순교한 사실은, 그 당시 교우들에게 신앙의 열정을 불러일으켰고 순교하는 데 크나큰 용기와 힘을 북돋아 주었다. 한국 성인 103위 가운데 참으로 귀한 보물이 아닐 수 없다.

이와 동시에 철모르는 어린이들이 부모의 순교로 얼마나 많이 죽었으며, 얼마나 많은 고통과 공포 속에서 자랐을지를 잊어버리면 안 되겠다. 기록에는 없지만 어머니와 함께 순교한 태아들도 있었을 것이다.

이 모든 아이를 생각할 때 인간의 정으로는 눈물밖에 표현할 길이 없지만, 무한히 인자하신 하느님께서 특별한 사랑과 섭리로 보살펴 주시리라 확신한다.

또한 수많은 어린이의 죽음은 천사들이 소중하게 기록할 수 있는, 가장 보배롭고 애틋한 순교이기에 천국에서 특별한 보상을 받으리라고 확신한다.

기록되지 못한 수많은 어린이 순교자시여
하느님의 섭리에 찬미와 감사드리면서
후손들이 두 손 모아 비오니,
성모님의 품 안에서 주님께 빌어주시어
우리나라 모든 어린이와
주일학교 모든 어린이가 

굳건한 믿음으로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을 등지거나 멀리하는 일 없이 

믿음과 소망과 사랑 안에서 

착한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소서.

 

 

- 103위 순교성인과 함께하는 30일 묵상/ 박도식 엮음 / 바오로딸

  (그림자료: 의정부교구 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