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위 순교성인과 함께하는
30일 묵상
[ 2일]
교회 서적 출판 종사자
성 최형 베드로/ 성 민극가 스테파노/ 성 황석두 루카/ 성 전장운 요한

성 최형(崔炯) 베드로(1814~1866년, 53세)
3월 9일 서소문 밖에서 참수
성 최형 베드로(일명 치장)는 충청도 공주에서 태어나 서울 남문 밖에서 살았으며, 열네 살 때 입교했다. 성인의 동생 최방제(崔方濟)는 김대건, 최양업과 함께 마카오에 유학했다가 그곳에서 병사했고, 형 최수는 1866년 절두산에서 참수당했으며, 큰누이는 평생 동정으로 살았다.
이처럼 독실한 교우 집안에서 성장한 최형은 1836년부터 모방 신부의 복사로 여러 해 동안 신부를 보필하며 선교에 힘썼다. 1839년 기해박해 때 체포되었다가 석방된 후로는 목수 일을 하며 묵주 만드는 일과 교회 서적 간행을 도왔다. 베르뇌 주교가 입국한 후에는 교회 서적 출판 책임자가 되어 교회 서적 출판에 크게 공헌했다.
1866년 베르뇌 주교가 체포되면서 적발된 많은 교회 서적 때문에 체포되어 3월 9일 서소문 밖 형장에서 동료 전장운과 함께 참수형을 받고 순교했다. 최형 성인의 사형선고문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혹심한 곤장에도 굴하지 않고 쇠나 돌같이 고집이 세어 사교를 단념하지 않을 것을 맹세했다. 또 진리를 고백하면서 사형선고문에 직접 서명까지 했으니 이에 국법에 따라 마땅히 사형에 처하노라'
성인의 거룩한 고집에 저절로 머리가 수그러진다.
성 최형 베드로와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최형 베드로와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저희 교회 출판 사업의 발전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민극가(閔克家) 스테파노(1787~1840년, 54세)
1월 30일 포청 옥에서 교수
성 민극가 스테파노는 인천 양반집에서 태어났으며, 가족이 모두 외교인(비신자)이었으나 어머니가 사망한 후 아버지가 중년에 이르러 가족과 함께 입교했다.
스무 살 때 아내를 잃고 아버지의 뜻에 따라 재혼하여 딸 하나를 두었는데, 몇 년 후 재혼한 아내와 딸이 또다시 사망하자 집을 떠나 서울·인천·부평·수원 등지를 떠돌며 교리책을 팔아 생활해 나갔다. 교회 서적을 베껴주기도 하면서 얻은 돈을 생활비와 자선에 이용했는데, 그의 열성과 박애 정신을 보고 신부들이 회장에 임명했다. 회장에 임명된 그는 가는 곳마다 냉담자(쉬는 교우)들을 권면(勸勉)하고 믿지 않는 사람들을 가르쳤으며 자선 사업에도 전보다 더 열심히 했다.
1839년 기해박해로 주교와 신부들이 체포되자 서울과 지방 교우들을 찾아 위로하고 격려하며 회장 직무를 성실히 이행하던 중 12월 서울 근교에서 체포되었다. 포청에서 흑형과 고문과 유혹을 물리치고 신앙을 지켰으며, 배교하면 석방시켜 주겠다는 형리들에게 “만일 나를 놓아주면 신앙생활을 더 열심히 준행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더 많이 선교하겠습니다."라고 말해 형리들을 더 격노하게 만들었다. 1840년 1월 30일, 포청 옥에서 교수형을 받아 순교하여 영원하신 하느님 품에 안겼다.
성 민극가 스테파노와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민극가 스테파노와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교회 출판 사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황석두(黃錫斗) 루카(1813~1866년, 54세)
3월 30일 충남 보령 갈매못에서 군문효수
성 황석두 루카(일명 재건)는 충청도 연풍의 부유한 양반집에서 3대 독자로 태어났다. 성장해서 아버지의 뜻에 따라 과거 보러 상경하던 도중 한 주막집에서 천주교 신자와 사귀게 되어 입교했다. 그 뒤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3년 동안 벙어리 행세를 하면서 교리책을 탐독하는 한편 박대하던 아버지와 가족을 끝내 입교시켰다.
그의 뛰어난 교리 지식과 덕행으로 주교와 신부들의 복사를 거쳐 회장으로 임명되어 활약했고, 또 페레올 주교에게 절제와 금욕을 위해 아내와 별거할 것을 허락받아 독신으로 생활하면서 교회 일에만 전념했다.
다블뤼 주교를 도와 교리책을 번역하며 교회 서적 출판에 관계하던 중, 1866년 3월 충청남도 홍주(지금의 홍성) 거더리에서 체포되어 서울로 압송되는 다블뤼 주교를 몇십 리나 뒤따라가다가 붙잡혀 주교와 함께 서울로 압송되었다.
3월 23일 사형선고를 받고 3월 30일 충남 보령의 갈매못에서 성직자들과 장주기 등과 함께 군문효수형을 받고 순교하여 천상 교회 가족이 되었다.
성 황석두 루카와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황석두 루카와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교회 출판 사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전장운(全長雲) 요한(1811~1866년, 56세)
3월 9일 서소문 밖에서 참수
성 전장운 요한(일명 승연)은 서울에서 태중 교우로 태어났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농사와 보부상으로 생계를 꾸려가던 중, 1839년 기해박해 때 체포되어 흑형을 이겨내지 못하고 배교해 풀려났다.
그 후 양심의 가책을 받아오다가 어머니의 권면으로 배교한 죄를 뉘우치고, 고해성사를 받기 위해 신부의 입국을 기다리면서 참회 기도를 바쳤다. 1845년 김대건 신부가 입국하자 고해성사를 받고 열심히 살아 모범을 보이는 한편 결혼하여 슬하에 삼 남매를 두었으며 가족과 함께 더욱더 신앙생활에 열중했다.
1866년 초 베르뇌 주교의 명에 의해 교회 서적 출판에 참여해 최형과 임치하를 도와 판각(板刻)을 장만하는 일을 담당했다. 그러나 곧 박해가 일어나 주교와 신부들이 체포되면서 많은 교회 서적이 발각되자 3월 1일 체포되었다. 포청에서 1회 신문, 의금부 국청에서 9회 신문과 2회 형문, 곤장 32대를 맞은 후 3월 6일 형조로 이송되어 3월 9일 사형선고를 받고 그날로 최형과 함께 서소문 밖 형장에서 참수형을 받아 자신의 생명을 인자하신 하느님께 바쳤다.
성 전장운 요한과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전장운 요한과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저희 가족이 성경을 더 많이 읽도록 빌어주소서.
책 한 권의 힘
책의 힘은 상상 외로 크다. 한 권의 책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사람들에게 새로운 지식과 힘을 전한다.
한국 천주교회의 시작은 바로 교회 서적을 통해서였다. 중국을 통해 들어온 교회 서적이 몇몇 선비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끝내는 이 땅에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복음의 자발적 수용이라는 기적을 낳았다.
교회 서적을 출판·판매하는 사람은 투철한 사명감이 있어야 하며, 또 신자라면 반드시 어떤 신앙 서적이든 골고루 읽어야 한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성경이다. 성경을 읽고 생활화하는 것이 우리의 본분이기 때문이다.
성경, 신심 서적, 한국 순교자에 대한 책, 교리 지식을 위한 책, 교회 정기 간행물에 대한 자신의 독서 성향과 아울러 교회 서적을 통한 선교 사업에 대해서도 반성해야겠다.
오늘 우리가 만난 네 분 성인은 어두운 밤을 이용하여 광명의 책을 만들었고, 책을 골고루 돌려가며 읽게 하면서 교회 서적을 소중하게 다루었다. 피로 증거하여 전해준 신앙, 목판 인쇄로 더욱 확신을 갖게 한 신앙의 진리, 피와 땀을 섞어 만든 그때의 책들은 우리 교회의 가장 귀중한 재산이 아닐 수 없다. 박해 때 만들어진 책들은 글자가 비록 검은색일지라도 순교 정신으로 바라볼 때는 핏빛 글자로 보아야 한다.
성직자와 수도자들은 좋은 책을 널리 소개하여 모든 신자가 신앙심을 키우는 데 교회 서적을 많이 보도록 적극 노력해야 하며, 책으로 복음이 전해진 이 땅의 신자들은 교회 출판물을 소중히 여기면서 자주 읽고 또 선교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 103위 순교성인과 함께하는 30일 묵상/ 박도식 엮음 / 바오로딸
(그림자료: 의정부교구 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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