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시

I. 복음 준비 64. 예수와 유다와 야고보의 선생 마리아

Skyblue fiat 2016. 1. 12. 17:38

I. 복음 준비

 

64. 예수와 유다와 야고보의 선생 마리아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작은 요한(마리아 발또르따)아, 와서 보아라. 너를 인도하는 내 손에 잡혀서 내 어린 시절로 돌아가거라. 그리고 네가 보는 것은 모두 내 어린 시절의 복음에 써 넣어야 한다. 거기에는 성가정이 에집트에 머무른 시절에 대한 환상도 적어야 한다. 이런 순서로 써라. 에집트에 있는 성가정, 그 다음에는 아기 예수의 일에 대한 첫 번째 학습, 또 그 다음에는 지금 묘사할 광경, 그러고 나서는 성인예식 광경(오늘 11월 25일에 약속된 것), 끝으로 열두 번째 과월절 때 성전에서 학자들 사이에 있는 예수에 대한 광경이다. 내가 오늘의 광경을 네게 보이려는 것은 이유가 없지 않다. 오히려 그 광경은 내 아주 어린 시절에 대한 자세한 사정과 친척들과의 관계를 밝혀 준다. 이것은 내 왕권의 축일에 네게 주는 선물이다.

네가 나자렛의 집을 볼 때에는 그 집의 평화가 너 자신 안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끼는 너에게 주는 선물이다. 써라.”

 

  나는 보통 식사를 하고 마리아가 베를 짜거나 바느질을 하는 방을 본다. 이 방 옆방은 요셉의 작업장인데, 그곳에서는 그가 활발하고 부지런하게 일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와 반대로 이곳은 조용하다. 마리아는 길쭉한 모직물들을 꿰매고 있다. 틀림없이 마리아가 짠 옷감일 것이다. 그 천은 너비가 50센티미터쯤 되고, 길이는 그 곱절 쯤 된다. 요셉의 겉옷인 모양이다. 정원 쪽으로 열린 문으로는 보통 ‘마리아꽃’ 또는 ‘별 박힌 하늘’이라고 부르는 자주색을 띤 하늘색의 저 ‘마가레트’가 마구 헝클어져 있는 울타리가 보인다. 정확한 식물학 용어는 모르겠다. 그 꽃이 핀 것으로 보아 가을인 모양이다. 그러나 나뭇잎들이 아직 예쁜 초록빛을 띠고 무성하게 있고, 양지바른 담에 기대어 놓은 벌통 두 개의 벌들은 햇빛이 환한 가운데를 무화과나무에서 포도나무로 그 다음에는 둥근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석류나무로 윙윙거리고 춤을 추며 날아다닌다. 석류들은 너무 익어서 터져서, 노란 칸이 지어진 빨갛고 푸른빛 상자 속에 줄지어 들어 있는 달콤한 홍옥 목걸이들을 보여 준다.


   나무 아래에서는 예수가 거의 같은 나이 또래의 두 어린아이와 같이 놀고 있다. 그들도 머리털이 굽슬굽슬하지만 금발은 아니다. 그 중 하나는 정말 갈색이다. 검은 어린 양의 머리 같아서, 자주빛을 띤 매우 아름다운 두 눈을 가진 둥근 얼굴의 흰 살갗이 더 돋보인다. 또 한 아이는 머리털이 덜 굽실거리고 짙은 밤색이며, 눈도 밤색이다. 그의 살갗은 더 갈색이다, 그러나 뺨은 약간 볼그레한 기운을 띠고 있다. 짙은 빛깔인 두 머리털 사이에 금발머리를 한 예수는 벌써 빛나는 후광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함께 의좋게 작은 짐수레들을 가지고 노는데, 짐수레에는 나뭇잎, 조약돌, 리본, 나무 조각 따위 여러 가지 상품이 실려 있다. 그들은 장사꾼 놀이를 한다. 예수는 엄마를 위하여 물건을 사는 손님이다. 예수는 어떤 때는 이 물건, 어떤 때는 저 물건을 가져온다. 마리아는 미소 지으면서 그가 사오는 것을 받는다.


   그러나 다음에는 놀이가 바뀐다. 두 아이 중의 하나가 제안한다.

 “에집트를 건너질러 떠나오는 놀이를 하자. 예수는 모세가 되고, 나는 아아론, 너는 마리아가 되어라.”
 “그렇지만 난 사내아인데!”
  “상관없어. 그래도 마리아가 돼라. 너는 마리안데, 금송아지 앞에서 춤을 추는 거야. 이 리본이 금송아지가 될 거야.”
  “난 춤 안 춰, 난 남자야, 여자가 되기는 싫어. 난 믿는 사람이야, 우상 앞에서 춤은 안출 테야.”


  예수가 개입한다. “이 대목 놀이는 하지 말고 다른 놀이를 하자. 여호수아가 모세의 후계자로 뽑혔을 때 놀이를 하자. 그러면 흉악한 우상숭배 문제도 없어지고, 유다는 남자로 내 후계자가 되는 것이 기쁠거야. 너 좋지?”
  “그래, 예수야, 그렇지만 그렇게 되면 너는 죽어야 한단 말이야. 모세가 그 다음에 죽었으니까. 나는 나를 그렇게도 사랑하는 네가 죽는 거 싫어.”
  “우린 모두 죽어야 해... 그렇지만 나는 죽기 전에 이스라엘에 축복할 거야. 그리고 너희들밖엔 없지만 너희에게 축복하면서 온 이스라엘에 축복할 거야.”


  그래서 모두 받아들인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생긴다. 이스라엘 백성이 그렇게 오랫동안 걸은 다음에도 에집트에서 나올 때에 가지고 있던 짐마차들을 아직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의견이 서로 달랐다. 그래서 마리아에게 도움을 청한다. “엄마, 나는 이스라엘 백성이 아직 짐마차들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하는데, 야고보는 그렇지 않다고 말해. 그리구 유다는 누구 말이 옳다고 할지 몰라. 엄만 알아?”


  “그래, 안다. 유목민이라 아직 짐마차들을 가지고 있었다. 멈춰 설 때에는 짐마차들을 고치곤 했단다. 짐마차에는 가장 몸이 약한 사람들이 탔었고, 또 그 많은 백성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실어 날랐다. 남자들이 메고 다닌 계약의 궤를 빼놓고는 나머지 모두가 짐마차에 실려 다녔다.”


  문제가 해결되었다. 아이들은 정원 안쪽으로 갔다가, 그곳에서 성시를 읊으면서 집을 향하여 온다. 예수가 앞장서서 오면서 은소리 같이 맑은 목소리로 성시를 노래한다. 그 뒤로는 유다와 야고보가 성막을 나타내는 짐수레를 들고 온다. 그러나 그들은 여호수아와 아아론의 놀이 외에 백성의 놀이도 해야 하므로, 허리를 끌러 가지고 꼬마 짐마차들을 발에 매고 진짜 배우들 모양으로 진지한 태도로 행렬을 한다. 그들은 덩굴을 올린 정자를 다 지나서 마리아가 있는 방 문 앞을 지나가면서 예수가 마리아에게 말한다. “엄마. 지나가는 성막에 인사해.” 마리아는 미소를 지으면서 일어나, 태양의 후광 속에서 빛나는 얼굴로 지나가는 예수에게도 몸을 숙인다.


   그런 다음 예수는 집의 경계, 아니 그보다도 정원의 경계가 되는 깎아지른 곳을 올라간다. 그리고 그곳 동굴 위에 서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한다. 예수는 하느님의 명령과 약속들을 말하고, 여호수아를 지도자로 소개하고, 그를 자기에게로 부른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유다가 깎아지른 곳으로 올라간다. 예수는 유다를 격려하고 그에게 축복한다. 그런 다음 널빤(이것은 넓은 무화과나무 잎이다)을 가져오라고 하여 성가를 쓰고 그것을 읽는다. 전부는 아니고 꽤 많은 부분을 읽는데, 나뭇잎에 쓴 것을 읽는 것 같다. 그런 다음 여호수아에게 작별인사를 하니 여호수아는 울면서 그에게 입을 맞춘다. 그러자 예수는 더 높이, 깎아지른 곳 꼭대기로 올라간다. 거기에서 온 이스라엘 백성에게, 즉 땅에까지 닿도록 엎디어 있는 두 아이에게 축복하고 나서, 짧은 풀 위에 누워 눈을 감고... 죽는다.


  마리아는 미소 지으면서 문지방에 그대로 있었다. 그러다가 예수가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는 것을 보고는 외친다.

 “예수야, 예수야, 일어나거라! 그렇게 하고 있지 말아라! 엄마는 네가 죽은 걸 보고 싶지 않다!”


  예수는 방긋 웃으면서 일어나 마리아에게로 달려가 입을 맞춘다. 야고보와 유다도 와서 그들도 마리아에게서 애무를 받는다.


  “어떻게 예수는 그 길고 어려운 성가와 축복들을 욀 수 있어?”하고 야고보가 묻는다.
마리아는 미소하면서 이렇게만 대답한다. “예수는 훌륭한 기억력을 가졌고, 내가 읽을 때에 아주 주의해서 듣는단다.”


  “난 학교에서 정신을 차리지만, 그 애가들을 듣고 있으면 이내 잠이 들고 말아...그럼 난 도무지 외지 못하게 될까?”
  “너도 배우게 될 거다. 염려 말아라.”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요셉이 빨리 정원과 방을 지나가서 문을 연다.
  “알패오와 마리아, 형님네에게 평화가 있기를!”
  “너희들에게 평화와 축복이 있기를.”


  요셉의 형과 그의 아내이다. 든든한 나귀가 끄는 투박한 짐마차 하나가 길 가운데 멈춰 있다.
  “무사히 다녀왔소?”
  “아주 잘 다녀왔어. 그래 아이들은?”
  “마리아와 같이 정원에 있소.”
  그러나 아이들은 벌써 엄마에게 인사를 하려고 달려온다. 마리아도 예수의 손을 잡고 온다. 두 동서가 포옹한다.
  “애들이 얌전히 굴었어요?”
  “아주 얌전하고 귀엽게 굴었어요. 친척들이 모두 잘 있어요?”
  “모두 다 잘들 있어요. 그리고 가나에서 포도, 사과, 치즈, 꿀, 이 선물들을 모두 동서네한테 보냈어요. 그리고 ...요셉은? 예수에게 주려고 구해오라고 한 바로 그것을 발견했어요. 짐마차 위에 있는 저 큰 둥근 바구니에 들어 있어요.”

알패오의 아내는 웃는다. 그리고 눈을 크게 뜨고 자기를 올려다보는 예수에게로 몸을 숙인다. 그의 새파란 두 눈에 입을 맞추며 말한다. “너한테 뭘 가져왔는지 아니? 알아맞혀 봐라.”


  예수는 곰곰이 생각하지만 찾아내지 못한다. 나는 예수가 요셉에게 깜짝 놀랄 선물을 하는 기쁨을 주기 위하여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과연 요셉은 둥근 바구니를 들고 돌아온다. 요셉은 바구니를 예수 앞에 땅에 내려놓고, 뚜껑을 제 자리에 있게 맨 새끼를 끊고 뚜껑을 쳐든다. 그러니까 매우 깨끗한 건초로 된 잠자리에 잠들어 있는 아주 하얀 작은 양이 꼭 진짜 거품 뭉치같이 나타난다.


   예수는 놀라고 몹시 기뻐서 “오!” 하는 소리를 낸다. 예수는 작은 짐승에게로 달려가려고 하다가 몸을 돌려, 아직 땅으로 몸을 구부리고 있는 요셉에게로 뛰어 간다. 그리고 그를 껴안고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 입을 맞춘다.


   사촌들은 작은 동물을 감탄하며 들여다본다. 양은 잠을 깨서 그 볼그레한 작은 부리를 쳐들고 어미를 찾으며 매애 하고 운다. 바구니에서 꺼내서 토끼풀 한 줌을 주니. 그 온순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면서 먹는다.
  예수는 “내거야 ! 내거야 ! 아버지, 고마워요 !” 하고 말하기 시작한다.
  “썩 마음에 드냐?”
  “오! 꼭 마음에 들어요! 하얗고 깨끗한... 새끼 양..아이고 좋아!” 그러면서 팔을 양의 목에 감는다. 그리고 작은 동물의 머리에 자기 머리를 갖다 대고 만족스러운 태도로 그대로 있다.


 “너희들에게도 두 마리를 가져왔다.” 하고 알패오가 아들들에게 말한다.

 “그렇지만 그놈들은 검정색이다. 너희들은 예수처럼 질서가 잡히지 않아서 그놈들이 흰빛깔이면 늘 깨끗하게 보존하지 못할 거다. 이게 너희 양떼가 될 거다. 그놈들을 같이 지켜라. 그러면 너희 두 장난꾸러기가 길거리로 돌아다니며 돌이나 던지고 하지는 않게 될 거다.”


아이들은 짐마차로 달려가서 흰빛깔이기보다는 오히려 검정색인 다른 두 마리 양을 본다.
예수는 그의 양을 데리고 그대로 있었는데, 그놈을 안고 정원으로 가서 물을 먹인다. 그러니까 양은 예수를 오래 전부터 알던 것처럼 졸졸 따라다닌다. 예수는 양을 부른다. 그 양에게 “흰 눈”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는데, 양은 매애 하고 울면서 기쁘게 대답한다.


손님들은 식탁 앞에 앉았고, 마리아는 그들에게 빵과 올리브와 치즈를 대접한다. 마리아는 능금주인지 꿀물인지 모를 것이 든 항아리를 가져온다. 나는 액체가 맑은 것을, 완전히 맑은 것을 본다. 어른들끼리 말을 하고 있는 동안 아이들은 세 마리 양을 데리고 노는데, 예수가 다른 양들에게도 물을 주고 이름을 지어 주려고 함께 모으고자 하였었다.

“유다야, 네 양은 이마에 무슨 표적이 하나 있으니까 ‘별’이라고 이름 붙이자.

 또 네 양은 죽은 히이드(heath)의 어떤 불꽃의 빛깔을 띠고 있으니까 ‘불꽃’이라고 부르자.”
“좋아.”


  어른들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알패오가 말한다.

 “이렇게 해서 아이들 사이의 논쟁은 해결되었다고 생각한다. 요셉, 네가 내게 그렇게 할 생각을 주었었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내 동생은 예수의 기분을 좀 달래기 위해서 그에게 줄 어린 양 한 마리를 원한다. 나도 이 애들을 위해서 양 두 마리를 사서, 그 애들을 좀 조용하게 하고, 다른 친척과 머리나 무릎 벗어진 데 대한 말다툼이 없게 하겠다. 학교에 좀 가고, 양을 좀 돌보고 하느라면, 그 애들을 조용하게 할 수 있을 거다’ 하고. 하지만 올해는 너도 예수를 학교에 보내야겠다. 나이가 되었으니까.”


 “저는 절대로 예수를 학교에 보내지 않겠어요.” 하고 마리아가 그의 말을 끊으며 말한다.

 사람들은 마리아가 이렇게 말하고, 또 요셉을 앞질러 말하는 데 놀랐다.


  “왜요? 어린아이는 때가 되어 성인례의 시험을 치르려면 배워야 합니다.”
  “아이가 교육은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학교에는 안갑니다. 이것은 결정된 것입니다.”
  “마리아는 이스라엘에서 그렇게 하는 오직 하나뿐인 여자일 것입니다.”
  “저는 오직 한 여자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겠습니다. 요셉, 그렇지요?”
  “맞아요. 예수는 학교에 갈 필요가 없어요. 마리아는 성전에서 교육을 받아서 율법에 대한 지식에는 진짜 박사예요. 마리아가 예수의 선생이 될 거예요. 내 뜻도 그래요.”


  “너희들은 그 애를 너무 귀여워한다.”
  “형은 그렇게 말할 수 없어요. 예수는 나자렛에서 제일 착한 아이예요. 예수가 우는 걸 들은 적이 있어요? 그리고 변덕을 부리고 복종을 거절하고 존경을 안 한 것을 본 적이 있어요?”  
  “그런 일은 없었지. 하지만 계속 너무 귀여워하면 그렇게 될 거다.”
  “자기 아이들을 자기 곁에 데리고 있는 것이 그 애들을 너무 귀여워하는 것은 아니예요. 아이들을 지혜롭게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우리 예수를 이렇게 사랑해요. 그리고 마리아가 학교 선생보다 더 유식하니까 마리아가 예수의 선생이 될 겁니다.”


  “그러면 네 예수가 어른이 되면, 파리 한 마리까지 무서워하는 계집애 같은 녀석이 될 거다.”
  “아니, 그렇겐 안 될 거예요. 마리아는 씩씩한 교육을 할 줄 아는 강한 여자예요. 나도 약한 사람이 아니고, 씩씩한 모범을 보일 줄 알아요, 예수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결점이 없는 아이예요. 그러니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올바르고 강하게 자랄 것입니다. 형, 염려 말아요. 예수는 가문을 욕되게 하지 않을 겁니다. 그뿐 아니라, 이것은 결정이 된 일이니까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마리아가 결정했고, 너는...”


  “하지만 그것이 참된 일이라면요?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서로 상대편의 견해를 받아들여 자기의 것을 만들기 때문에 같은 생각과 같은 의지를 가질 각오가 단단히 되어 있다면 아름다운 일이 아니예요? 만일 마리아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을 원하면, 나는 ‘안 되오’ 하고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마리아가 요구하는 것은 대단히 현명한 일이기 때문에 나도 그것을 찬성하고 내 의견으로 생각하는 겁니다. 우리는 첫날과 같이 서로 사랑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은 늘 그럴 거요. 그렇지 않소, 마리아?”


“요셉, 그래요. 그리고 이런 일이 절대로 없기를 바라지만, 한 사람이 먼저 죽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래도 서로 사랑할 거예요.”


요셉은 마리아가 아직 어린아이인 것같이 머리를 쓰다듬으니, 마리아는 평온하고 정다운 눈으로 그를 쳐다본다.


큰동서가 개입한다. “두 분 말이 대단히 옳아요. 아 ! 나도 가르칠 수 있었으면 ! 학교에서는 우리 아들들이 선과 악을 다 배우고 있어요. 그렇지만 가정에서는 선만을 배웁니다. 그렇지만 나는 몰라요. 만일 마리아가‥‥.”


 “형님. 무슨 말을 하시려는 거예요? 거북하게 생각 마시고 말씀하세요. 형님도 아시다시피 저는 형님을 사랑하고 형님을 기쁘게 해 드리면 저도 기뻐요.”


  “내 말은 야고보와 유다가 예수보다 나이가 조금 위여서, 벌써 학교에 다니지만  그 애들이 아는 것이라고는! 이와 반대로 예수는 벌써 율법을 썩 잘 알아요! 그래서 말인데... 동서가 예수를 가르칠 때 그 애들도 받아 주겠어요? 그렇게 하면 그 애들이 더 착해지고 더 배우는 것이 많을 것으로 생각해요. 결국 아이들은 사촌간이고, 서로 형제같이 사랑하니 좋아요. 난 참 좋겠어요 !”


  “만일 요셉이 좋다고 하고 아주버님도 좋다고 하시면, 얼마든지 그럴 생각이 있어요. 한 아이를 위해서 말하나 세 아이를 위해서 말하나 마찬가지예요. 성경을 다시 한번 본다는 것은 기쁜 일입니다. 아이들을 보내세요.”


  세 아이가 살그머니 들어왔다가 이 말을 듣고는 결정이 내리기를 기다린다.
  “애들이 계수님을 실망시킬 겁니다” 하고 알패오가 말한다.
  “아니예요 ! 그 애들이 저한테는 늘 착하게 굴어요. 내가 너희들을 가르치면 얌전히 굴겠지?”
  두 아이는 마리아 곁으로 달려가, 하나는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서서 마리아의 목에 팔을 감고 머리를 어깨에 기대고 단단히 약속한다.


  “아주버니, 그 애들을 해보게 놔두세요. 그리고 저도 해보게 하시구요. 아주버니가 불만족하지는 않으실 거예요. 이 애들을 매일 오후 제6시(오정)에 보내세요. 그거면 충분해요, 틀림없어요. 저는 피로하지 않게 하면서 가르치는 기술을 알아요. 어린아이들은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동시에 기분을 달래주게 돼요. 아이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그 애들에게서 사랑을 받아야 해요. 그러면 그들에게서 모든 것을 얻어냅니다. 그때 너희들은 나를 좋아하지?”
커다란 입맞춤 두 번이 대신 대답한다.
  “아시겠어요?”
  “알겠소. 이제는 계수님한테 ‘고맙다’는 말 밖에 할 것이 없군요. 그런데 예수는 어머니가 다른 아이들을 보살피는 것을 보고 뭐라고 할까요? 어떠냐 예수야?”


“나는 ‘그 여자 곁에 있으면서 그의 말을 듣고, 그의 집 곁에 거처를 정하는 사람은 복되다’고 말하겠어요. 지혜서에서와 마찬가지로 내 어머니의 친구가 되는 사람은 복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 어머니의 친구가 되는 것이 나도 기뻐요.”
“아아니 ! 누가 어린아이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게 했지?” 알패오가 놀라서 묻는다.
“아무도 그런 사람 없어요, 형. 이 세상의 아무도.”

 


  -여기서 환상이 끝난다.

 

  그리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이렇게 해서 마리아가 나와 야고보와 유다의 선생님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친척관계 이외에 지식과 교육으로 마치 한 줄기에 달린 세 개의 포도나무 가지와 같이 결합하여 형제처럼 서로 사랑하였다. 이스라엘에서 당할 사람이 없을 박사인 내 엄마가, 다정스러운 내 엄마가 말이다. 지혜와 참지식의 본거인 내 어머니가, 마리아가 세상의 생활과 천국의 생활을 위하여 우리를 가르쳤다. ‘우리를 가르쳤다’고 말한 것은 나도 내 사촌들과 같이 엄마의 생도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탄의 호기심에 대하여 하느님의 비밀 위에 찍힌 봉인이 일반 사람의 생활이라는 외형 속에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 기분 좋은 광경을 보고 즐거웠느냐? 이제는 편안히 있어라. 내가 너와 함께 있다.”

 

 

 

*마가레트 : (역주 . 이런 꽃 이름은 우리나라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