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7권 공생활 셋째 해(하) p406~p420

526. 놉에서. 가리옷의 유다의 귀환
1946. 11. 9.
“예, 선생님! 가리옷의 유다는 여러 날 동안 여기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한 안식일 저녁에 왔습니다. 그는 피로하고 지쳐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자기가 예루살렘의 거리에서 당신을 놓쳐 당신께서 자주 가시는 여러 집들로 뛰어다니며 당신을 찾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매일 저녁 이리로 왔습니다. 그는 곧 올 것입니다. 그는 아침에 나가는데, 자기는 당신을 전하려고 인근 마을들로 간다고 말합니다.”
“좋습니다, 엘리자 아주머니… 그런데 당신은 그의 말을 믿으셨습니까?”
“선생님, 당신께서는 제가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시지요. 만약에 제 아들들이 그와 같았다면, 저는 지극히 높으신 분께 이 세상에서 그들을 데려가주시라고 청했을 것입니다. 아닙니다, 저는 그의 말들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에 대한 사랑으로 저는 제 판단을 저 혼자서만 간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에게 어미답게 대해주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적어도 저는 그가 매일 저녁 이리로 돌아오게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신은 잘 하셨습니다.”
예수께서는 엘리자를 강렬한 시선으로 바라보신다. 그러다가 갑자기 물으신다.
“아나스타시카는 어디 있습니까?”
엘리자는 얼굴을 붉힌다. 그녀의 나이든 얼굴은 홍자색이 된다. 그러나 그녀는 솔직하게 대답한다.
“그녀는 벳 추르에 있습니다.”
“당신은 그 일도 잘 하셨습니다. 부디 그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저는 그를 안타깝게 느끼기 때문에 악소문이 퍼지기 전에 또는 적어도 그녀를 놀라게 하기 전에 불을 끄기를 원했습니다.”
“의로운 여인이여,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강복하시를 바랍니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극심한 고통을 당하고 계십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한 어머니께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당신께서는 한 어머니에게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만일 당신께서 예수, 주님이 아니셨다면, 저는 당신의 지친 머리를 제 어깨에 기대게 하고, 당신의 상심한 가슴을 제 가슴에 꼭 껴안고 싶습니다. 그러나 당신께서는 참으로 거룩하셔서 당신의 어머니가 아닌 다른 여인은 당신을 만질 수 없습니다…”
“제 어머니의 친한 친구이시고 착한 어머니이신 엘리자 아주머니, 당신의 주님은 머지않아 당신의 손보다 훨씬 덜 거룩한 손들에 의하여 만져지고 입맞춤을 받을 것입니다… 오!… 뒤이어 다른 손들에 의해서도…
엘리자 아주머니, 만일 당신에게 지성소를 만지는 것이 허락된다면, 당신은 어떤 영혼으로 그렇게 하시겠습니까? 만일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는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그분께 다가간 다음 사랑받으시기 위하여 그분의 목소리가 유향 연기 속에서 당신에게 사랑을 부탁하신다면, 당신은 혹시 그분을 사랑하시기를 삼가시겠습니까?”
“나의 주님! 만일 하느님께서 저에게 부탁하신다면, 저는 무릎으로 기어가 거룩한 곳에 수없이 입 맞출 것이고, 하느님께서 제 사랑으로 만족하시고 위로받으실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그럼 제 어머니의 좋은 친구이시고, 고통당하는 당신의 구세주의 충실하고 훌륭한 제자이신 엘리자 아주머니, 제가 제 머리를 당신의 가슴에 기대는 것을 허락해주십시오. 왜냐하면 제 마음은 죽음의 고통을 느낄 정도로 힘들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는 서 있는 엘리자 가까이에 앉아 계시는 채로 실제로 그분의 이마를 늙은 제자의 가슴에 기대신다. 침묵 중에 눈물이 여인의 검은 옷을 타고 흘러내린다. 여인은 참지 못하고 자기의 가슴에 기댄 그분의 머리에 한 손을 얹는다. 그 다음에 그녀는 샌들을 신은 자기의 맨발에 눈물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자, 몸을 숙여 그분의 머리에 가볍게 입 맞춘다.
그녀도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고 말없이 기도드리며 조용히 운다. 그녀는 나이 많은 통고의 성모님과도 같다. 그녀는 말하거나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의 모습은 참으로 어머니다워서 더 이상 어머니다울 수 없을 정도다.
예수께서는 얼굴을 드시고 그녀를 바라보신다. 그분께서는 가볍게 미소 지으시며 말씀하신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연민으로 인하여 당신에게 강복하시기를. 오! 고통이 사람의 힘을 압도할 때는 참으로 어머니가 필요합니다!”
그분께서는 일어서신다. 그분께서는 다시 한 번 그분의 제자를 바라보시며 말씀하신다.
“이 시간의 모든 순간들은 우리만의 비밀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혼자서 앞서 왔습니다.”
“예, 선생님. 그러나 당신께서는 혼자 계실 수 없습니다. 당신의 어머니를 오시게 하세요.”
“그분께서는 지금부터 두 달 후에는 저와 함께 계실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무언가 다른 말씀을 하시려 하는데, 아래층 부엌에서 항상 약간 무례하고 빈정거리는 가리옷의 유다의 목소리가 울린다.
“영감님, 당신은 아직도 분주하게 새기고 계시오? 추운데! 그리고 여긴 불도 없는데요. 나는 배고픈데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군요. 아마 엘리자는 자고 있나보지요? 그녀는 모든 것을 혼자서 하기를 원했어요. 하지만 노인들은 느리고, 기억력이 약해요.
나는 말하고 있어요! 당신은 말을 안 하실 거예요? 당신은 오늘 저녁에는 완전히 귀머거리가 됐어요?”
“아니오. 나는 당신이 말하도록 내버려두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사도인데, 내가 당신을 꾸짖는 것은 온당치 않기 때문이에요.”
노인이 대답한다.
“당신이 나를 꾸짖는다고요? 왜요?”
“당신 자신을 살피시오. 그러면 당신은 그 이유를 찾아내게 될 겁니다.”
“내 양심은 말이 없는데요…”
“그건 당신의 양심이 타락했거나 당신이 그것을 불구로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하! 하! 하!”
문이 쾅하고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발소리가 계단통에서 들리는 것으로 보아 유다가 부엌 바깥으로 나오는 모양이다.
“선생님, 저는 내려가서 준비하겠습니다.”
“가보세요, 엘리자 아주머니. “
엘리자가 위층 방에서 내려오다가 옥상에 막 발을 들여놓는 유다를 만난다.
“저는 배고프고 춥습니다.”
“그뿐이오? 그렇다면 당신은 여전히 가진 것이 별로 없군요.”
“제가 다른 무엇을 가져야 합니까?”
“오! 아주 많은 것들을 가져야지요!…”
엘리자의 목소리가 멀어진다.
“그들은 모두 늙은 얼간이들이란 말이야. 오!”
그는 문을 열고 들어오다가 예수와 딱 마주친다. 그는 깜짝 놀라서 한 걸음 물러선다. 그러다가 그가 침착해져서 말한다.
“선생님! 당신께 평화!”
“유다야, 너에게 평화.”
예수께서는 사도의 입맞춤을 받으신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에게 입 맞추지는 않으신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저에게 입 맞추어주시지 않으실 겁니까?”
예수께서는 그를 바라보시며 잠자코 계신다.
“그건 사실이지요. 제가 실수했어요. 그래서 저에게 입 맞추기를 거절하시는 것은 당신께서 저에게 하실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지요. 그렇지만 저를 너무 엄하게 판단하지 마십시오.
그날 저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붙들려, 목이 쉴 때까지 그들과 토론했습니다. 나중에… 저는 말했습니다. ‘나는 그분께서 어디로 가셨는지 모르겠네.’ 그리고 저는 이리로 돌아와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집이 지금은 당신의 집이 아닙니까?”
“그들이 나에게 허락하는 한은 그렇다.”
“당신께서는 그 일로 제게 원한을 품으시지는 않겠지요?”
“아니다. 나는 네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준 본보기를 생각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어휴! 저는 벌써 그들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들에게 저를 정당화할 수 있는 이유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당신께서 이미 저를 용서하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당신께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이미 너를 용서했다. 그것은 사실이다.”
이토록 큰 친절에 대한 사랑으로 유다가 겸손의 몸짓이라도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정반대의 몸짓, 분노의 몸짓을 하며 외친다.
“그런데 당신께서 화내시는 것을 볼 방법이 이다지도 없단 말입니까? 당신은 어떤 종류의 사람이십니까?”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유다는 서서 앉아서 머리를 숙이고 계시는 그분을 바라보며 입술에는 악한 미소를 머금고 머리를 흔든다. 그가 보기에는 이 사건은 넘어갔다. 그는 마치 자기가 가장 올바른 행동을 사도인 것처럼 이런저런 주제들에 대하여 말하기 시작한다.
밤이 되고 있다. 거리의 소음이 그친다.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들은 불이 환하게 타고 있고 세 개의 심지가 달린 등이 타고 있는 부엌으로 내려온다.
예수께서 피곤하셔서 화덕 곁에 앉으시는데, 그분께서는 뜨뜻한 방안에서 졸고 계시는 것 같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노인이 문을 연다. 사도들이다. 제일 먼저 들어온 베드로가 유다를 보고 그를 격렬하게 공격한다.
“자네는 자네가 어디 있었는지 우리에게 말해줄 수 있겠나?”
“여기, 바로 여기 있었어. 사라진 사람들을 찾아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을 거야. 나는 자네들이 이리로 돌아올 걸 확신했기 때문에 이리로 왔지.”
“거 참 아주 잘한 노릇일세!”
“선생님께서는 그 일로 나를 꾸짖지 않으셨네. 어쨌든 자네들은 내가 내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두는 게 좋을 거야. 난 날마다 복음을 전했어. 그리고 나는 기적들도 행했다고. 이건 좋은 일이야.”
“누가 자네에게 그렇게 하도록 허락했나?”
바르톨로메오가 엄하게 말한다.
“아무도. 자네도, 다른 누구도 허락하지 않았어. 그렇지만… 그것은 행한 것으로 충분해. 요컨대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도들인 우리를 보고 놀라고 불평하고 비웃고 있어. 나는 그걸 알기에 모두를 대신하여 행한 거야.
그리고 나는 그보다 더한 일도 했어. 나는 헬카이에게 가서 사람이 거룩할 때 그는 나쁜 행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했어. 거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나는 그들을 설득했네. 자네들은 그들이 더 이상 우리를 방해하지 않는 것을 보게 될 거야. 그래서 지금 나는 기분이 좋네.”
사도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예수를 바라본다. 그분의 얼굴에서는 아무것도 읽어낼 수 없다. 그 얼굴은 심한 육체적인 피로로 덮여 있는 것 같다. 그것만이 보이는 유일한 것이다.
“그렇지만 자네는 선생님의 허락 하에 그런 일들을 할 수도 있었어. 우린 줄곧 자네를 걱정했다네.”
알패오의 야고보가 지적한다.
“오! 그럼 잘 됐군! 지금 자네들은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네. 그분께서는 결코 나에게 허락하지 않으셨을 거야. 그분께서는… 우리를 지나치게 보호하셔. 보호가 지나쳐서 사람들은 그분께서는 우리를 질투하시고, 우리가 그분보다 더 많은 일을 할까봐 겁내시고, 우리를 벌하기까지 하신다고 수군거리기에 이르렀어.
사람들의 혀는 신랄해. 반대로 사실 그분께서는 우리를 그분의 눈동자보다 더 사랑하시는데 말이지. 그렇지 않습니까, 선생님? 그리고 그분께서는 우리가 위험에 노출되거나 망신당할까봐… 염려하시지. 그런데 우리도 마음속으로는 우리가 벌 받았다고, 그분께서 질투하신다고 생각했단 말이야…”
“말도 안 돼. 나는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네!”
토마스가 그의 말을 막는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동조한다. 다만 타대오만은 그의 솔직하고 아름다운 눈으로 역시 아름답지만 사람의 시선을 피하는 유다의 눈을 똑바로 쏘아보며 말한다.
“그런데 자네는 어떻게 기적을 행할 수 있었나? 누구의 이름으로?”
“뭐라고? 누구의 이름으로 행했느냐고? 그런데 자네는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그 능력을 주신 것을 기억하지 못하나? 그분께서 그 능력을 우리에게서 빼앗아가기라도 하셨나? 내가 아는 한 그렇지 않아. 그래서…”
“그래서 나라면 그분의 승낙과 명령 없이는 결코 멋대로 아무 일도 하지 않을 걸세.”
“글쎄, 나는 그렇게 하기를 원했네. 나는 더 이상 기적을 행할 수 없을까봐 걱정했었는데 해냈어. 그래서 나는 기뻐!”
그렇게 말한 다음 유다는 어두운 정원으로 나간다. 그렇게 해서 입씨름은 종지부를 찍는다.
다시 한 번 사도들은 깜짝 놀라 서로를 쳐다본다. 그들은 그와 같은 대담성에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아무도 그토록 심하게 고통당하시는 것처럼 보이는 선생님을 훨씬 더 괴롭힐 수 있는 무언가를 말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들은 배낭을 내려놓는다. 요한, 안드레아, 토마스가 그것들을 위층으로 가지고 간다. 그리고 바르톨로메오는 나뭇단에서 떨어진 마른 나뭇가지를 줍느라 몸을 숙이며 베드로에게 속삭인다.
“그가 마귀에게 도움 받는 것을 하느님께서 막아주시기를!”
베드로는 양손으로 ‘맙소사!’ 하고 말하는 것 같은 손짓을 하지만,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그는 예수께로 가서 그분의 양어깨에 한 손을 얹으며 그분께 여쭙는다.
“당신께서는 몹시 피곤하십니까?”
“그래, 나는 몹시 피곤하다, 시몬아.”
“선생님, 준비되었습니다. 식탁으로 오십시오, 아니면… 아니, 여기 불 옆에 그대로 계십시오. 제가 양젖과 빵을 당신께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엘리자가 말한다. 과연 그녀는 쟁반 위에 김이 나는 양젖이 들어 있는 큰 사발과 꿀을 바른 빵을 놓은 다음에 그것을 예수께로 가져와 예수께서 일어나시어 음식을 봉헌하시기를 기다린다. 그 다음에 그녀는 착한 노모처럼 예수를 위로하려는 욕망에 온전히 사로잡혀 방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예수께 미소 지으며 잡수시도록 독려한다. 예수께서 빵에 꿀을 바른 것을 가볍게 나무라시자 그녀가 대답한다.
“나의 선생님, 제가 당신의 기운을 북돋아드릴 수 있다면, 저는 제 피라도 드리겠습니다! 이것은 벳 추르의 제 집 텃밭의 보잘것없는 꿀이고, 당신의 몸을 튼튼하게 해드릴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제 마음은…”
다른 사람들은 식탁에 앉아 걸음을 많이 걸은 사람들다운 왕성한 식욕으로 먹고 있다. 그리고 유다도 태연하게, 거의 거만하게 그들과 함께 먹으며, 자기 혼자서 말한다.
그가 아직 말하고 있는 동안에 예수께서 명하신다.
“너희 각자는 너희에게 숙소를 제공해주는 집으로 가거라. 평화가 너희와 함께.”
유다, 바르톨로메오, 베드로, 안드레아는 그분과 함께 남아 있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즉시 가서 쉬라고 명하신다. 그분께서는 말하고 말을 듣는 데서 오는 피로를 더 이상 견디실 수 없을 정도로 극도로 피로하시다. 나는 가리옷의 유다에 관하여 그분 자신을 억제하는 노력을 견디실 수 없을 정도로 피로하시다고 생각한다.
527. 놉에서의 며칠간.
숨은 마귀 들림들
1946. 11. 12.
춥고 맑은 겨울날들이다. 놉이 서 있는 작은 산의 꼭대기에는 거의 항상 바람이 분다. 그러나 그것은 해로 인하여 완화된다. 해는 새벽부터 넘어갈 때까지 집들과 겨울 채소가 푸르러지는 텃밭들을 그 빛살로 어루만진다. 그 텃밭들은 집들에 가까운 것들로서 채소들로 인하여 초록빛인 채소가 나 있는 작은 화단과도 같은 작은 텃밭들과 콩과식물들의 씨앗을 뿌리려고 준비해놓은 잘 가꾸어진 땅의 빛깔을 띤 다른 텃밭들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올리브나무들의 회청색 잎들이나 벌거벗은 뱀들처럼 꼬불꼬불한, 해골들과 같은 포도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곳이나 이미 곡식 종자가 뿌려진 경작된 작은 밭들을 볼 수 있다. 그 씨앗들은 햇볕으로 따뜻해진 철 이른 팔레스티나의 봄의 최초의 온화한 날씨에 싹 트려고 한다. 나는 내가 감탄하며 보고 있는 것과 같은 맑은 날들에는 벌써 봄의 온화함, 싹을 트게 하는 온화함이 있어, 사실 집들에 가까운 편도나무들은 며칠 전까지도 메말랐던 가지들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고 거의 말할 수도 있다. 작은 우중충한 가지들에서 겨우 보일까 말까하지만, 생명이 올라오고 있고 튼튼한 줄기가 다시 깨어나려고 한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집 뒤에 있는 요한의 작은 과수원에는 띠 모양의 작은 경작지가 있고, 집 주위의 띠 모양의 좁은 땅에는 호두나무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바로 이 작은 띠 모양의 땅에 아마 주인보다 더 늙은 거대한 편도나무가 서 있는데, 집에 바싹 붙어 있어, 한쪽은 집의 벽에 방해받기 때문에 줄기의 상당부분의 높이까지는 세 방향으로만 가지를 뻗칠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그러나 더 올라가면, 그 가지들은 얼기설기 어지럽게 엉키어 있다. 그래서 꽃이 만발할 때 그 가지들은 초라한 옥상에 가벼운 꽃구름을 드리우고, 왕의 닫집보다 더 아름다운 귀중한 천막을 만들어놓을 것이다.
예수와 사도들은 한가로이 있지 않기 위하여 유쾌하고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목수일이나 자물쇠 다루는 일에 익숙한 사람들은 겉옷을 접어올린 채 연장들을 고치거나 새 연장들이나 수납장들을 만든다. 어떤 사람들은 땅에 괭이질하고, 모종낸 채소를 북돋우고, 작은 텃밭 양쪽을 에워싸고 있는 마른 갈대들과 초록빛 산사나무 울타리를 보강하거나, 편도나무와 호두나무를 전지하고 있거나, 겨울바람에 풀어진 포도나무 덩굴들을 매고 있다.
나는 예수께서 계시는 곳에서 사람들이 결코 한가하게 있지 않는다는 것을 눈여겨보아 왔다. 그분께서는 다른 복음전파의 일이 중단되었을 때에는 육체노동의 아름다움을 가장 먼저 가르치시는 분이시다.
오늘도 예수께서는 그분의 사촌들과 함께 밑 부분이 썩고 자물쇠가 반쯤 떨어진 문을 고치고 계신다. 한편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는 전지가위와 낫을 가지고 늙은 유실수들을 다듬고, 어부들은 밧줄과 헌 담요들을 다루느라 분주하고, 몇몇은 매우… 남성적인 바느질로 그것들을 수리하고 있고, 몇몇은 아마 옥상 위에 여름에 유익한 차일을 만들려는 생각으로 고리들과 도르레들을 고치고 있다.
“엘리자 아주머니, 당신은 여기서 아주 편리하실 겁니다.”
베드로가 해가 잘 드는 벽에 기대앉아서 양모를 잣고 있는 늙은 여자제자에게 말하기 위하여 옥상의 낮은 담 위로 몸을 숙여 내려다보면서 말한다.
“그래. 포도나무를 잡아당겨놓고 편도나무를 정리하고 나면, 여기는 여름에 정말 좋은 곳이 될 거야.”
필립보가 포도 덩굴을 지주들에 매는 갈대들을 입에 물고 있기 때문에 입 안에서 어물어물 말한다.
예수께서 머리를 들고 쳐다보시는데, 엘리자가 고개를 들고 선생님을 쳐다보며 말한다.
“나는 우리가 여름에 여기 있게 될지 잘 모르겠어요…”
“우리가 왜 여기 있지 못할까요, 아주머니?”
안드레아가 묻는다.
“글쎄요… 나는 모르겠어요… 나는 언제부턴가… 더 이상 미래를 의지하지 않게 되었어요. 내 모든 예측들이 무덤에서 끝나는 것을 본 다음부터요”
“글쎄요! 우리가 여기 오지 않게 되려면, 선생님께서 돌아가셔야만 할 것입니다! 지금 그분께서는 이곳을 그분의 거처로 택하셨거든요. 그렇지요, 선생님?”
토마스가 묻는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엘리자 아주머니가 말하는 것도 사실이다…”
예수께서 고치시는 문의 선틀을 대패로 수리하시며 대답하신다.
“그렇지만 당신께서는 젊고, 특히 완전히 건강하시잖아요!”
“사람들은 병으로만 죽지는 않는다.”
예수께서 또 말씀하신다.
“누가 죽음에 대하여 말하고 있습니까? 선생님, 당신께서? 당신 자신에 대해서요?… 진짜로 얼마 전부터 악의가 가라앉은 것 같습니다. 보십시오. 지금 아무도 저희를 방해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을 압니다. 저희는 바로 어제도 물건들을 사서 시내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저희를 괴롭히지 않았습니다.”
바르톨로메오가 말한다.
“예, 저희도 당신께서 여기 계신다는 것을 알리려고 이웃 마을들로 다녔는데,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무도 저희를 애먹이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저희는 헬카이와 시몬을 만났고, 다음에는 사독과 사무엘을, 그리고 도라와 나훔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저희에게 인사하기까지 했습니다. 형, 그렇지?”
요한이 야고보에게 말한다.
“그래. 우리가 마음속으로 가리옷의 유다를 비난하고 있는 동안에 그가 일을 잘했다는 것을 인정해야겠어. 우리가 이리로 돌아오고 나서도 아무런 난처한 일도 생기지 않았어! 유다의 말이 사실들에 의하여 확인됐어. 우리는 맑은 내의 좋은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 그 시절이 시작되었던 때로 말이야. 오! 나는 그것이 참말이었으면 좋겠어!”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말한다.
“그것이 진짜로 사실이라면!”
베드로가 한숨지으며 말한다.
“천둥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항상 날씨가 맑은 건 아니에요.”
엘리자가 물레 가락을 돌리며 격언조로 말한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베드로가 묻는다.
“내 말의 뜻은 폭풍우가 부는 곳에서의 큰 고요함은 때로 지극히 위험한 폭풍의 전조라는 것이에요. 당신도 어부이니 그걸 알 거예요.”
“어! 알고말고요. 아주머니! 호수는 때로 파란 기름이 가득 찬 거대한 대야와도 같습니다. 그러나 돛이 늘어져 있고 물이 잔잔할 때는 언제나 최악의 돌풍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죽음처럼 잔잔한 바다의 바람은 뱃사람들에게는 죽음의 바람입니다.”
“흠! 물론이에요. 그러니 내가 만일 당신들이라면, 나는 이런 큰 평화를 믿지 않을 겁니다. 이건 너무 평화로워요!”
“그렇다면! 전쟁이 있는 동안에는 전쟁이 있기 때문에 고통당하고, 평화 시에는 훨씬 더 끔찍한 전쟁이 터질지 몰라서 고통당한다면, 언제 기뻐할 수 있을까요?”
토마스가 묻는다.
“내세에서요. 여기서는 항상 고통이 기다리고 있어요.”
“오! 아주머니, 당신은 정말로 음울하십니다! 그럼 제 기쁨의 때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군요. 저는 가장 젊은 사람들 중 한 명이니까요! 바르톨로메오, 힘내게. 자네는 기쁨을 누리는 데 가장 가까이 있으니까 말이야. 자네와 열성당원은.”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농담조로 말한다.
“아주머니, 당신은 음울하고 약으십니다! 아! 나이 많은 여자들! 그렇지만 때때로 여자들이 제대로 알아맞힙니다. 제 어머니도 너희 중의 한 사람에게 ‘조심해라! 너는 이러저러하기 때문에 무언가 어리석은 짓을 하려고 한다’ 하고 말씀하시면, 언제나 맞추시거든요’ 하고 곡괭이질을 하며 상체를 숙이고 있는 토마스가 말한다.
“여자들은 여우들보다 더 약삭빠르고 교묘해. 우리가 여자들이 이해하지 못하기를 바라는 어떤 일들을 이해하는 것이 문제될 때 여자들에 비하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야.”
베드로가 격언조로 말한다.
“형은 말할 자격이 없어. 형은 형이 레바논 산맥이 버터로 바뀌었다고 말해도 형의 말을 믿을 아내와 결혼했으니 말이야. 형이 말하는 것이 형수님에게는 법이야. 형수님은 형의 말을 듣고, 믿고, 잠자코 있으니까.”
안드레아가 자기의 형에게 말한다.
“그래… 하지만 내 처의 어머니는 그분 자신의 몫에다 다른 백 명의 여자들의 몫을 하잖아. 얼마나 뱀 같은지!”
엘리자와 젊은이들이 땅을 곡괭이질을 하는 것을 도와주는 늙은이까지도 포함하여 그들 모두가 웃는다.
열성당원, 마태오, 가리옷의 유다가 돌아온다.
“선생님, 저희는 다했습니다. 저희는 피로에 지쳤습니다! 얼마나 멀리 돌아다녔는지요! 그렇지만 나는 내일은 쉴 거야. 내일은 자네들 차례야.”
가리옷 사람이 땅을 파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그는 곡괭이를 들고 일하려고 그들에게로 간다.
“그런데 자네는 피곤하다면서 왜 일하기를 원하나?”
토마스가 그에게 묻는다.
“왜냐하면 나는 몇 그루의 어린 묘목들을 심어야 해서 그래. 이곳은 늙은이의 머리처럼 헐벗어서 안 됐단 말이야.”
유다가 점잔을 빼고 말하면서 힘찬 발길질로 괭이를 땅에 박는다.
“옛날 좋았던 시절에는 이렇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너무 많은 것들이 죽었어요. 그런데 나로서는 그것들을 다시 만들 필요가 없었어요. 나는 늙었고, 늙은 것보다 더하게 비탄에 잠겨 있었거든요.’
노인이 대답한다.
“그런데 자네는 얼마나 큰 구멍을 파고 있나? 그건 큰 나무를 심기에 알맞지, 자네가 말하는 것처럼 어린 묘목을 심는 데는 적당하지 않네.”
포도 줄기들을 잡아당겨 매고 나서 내려오는 필립보가 자기의 의견을 말한다.
“나무가 어릴 때는 언제나 어린 나무지. 내 묘목들이 그런 것들이야. 지금이 적기야. 이 나무들을 나에게 준 사람이 나에게 그걸 확인해주었어.
선생님, 당신께서는 그게 누군지 아십니까? 헬카이의 친척 농부입니다. 그는 훌륭한 농부입니다. 그의 과수원은 참으로 훌륭합니다. 그리고 그의 올리브나무들도 아주 훌륭합니다. 그는 올리브 밭의 일부를 이식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에게 말했습니다. ‘이 묘목들 몇 주를 나에게 주시오.’ 그가 물었습니다. ‘누구에게 주려고?’ 제가 대답했습니다. ‘우리에게 숙소를 제공해주는 놉의 한 노인에게 주려고요. 이 묘목들은 내가 그분에게 일으키게 한 모든 분노를 용서받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니오, 젊은이. 아니에요. 나무들로가 아니라 당신의 착한 행실을 통해서만 그렇게 될 수 있는 거요 그리고 하느님과 함께. 나는… 나는 지켜보고 기도하고 용서해요 그러나 내 용서는… 그래도 나는 묘목들에 대하여 당신에게 감사합니다… 비록… 당신은 내가 이 묘목들의 열매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오래 살 거라고 생각해요?”
“왜 아니에요? 사람은 항상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아니 사람은 항상 승리하기를 원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는 승리하게 됩니다.”
“많은 나이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바라지도 않아요,”
“우리가 이길 수 없는 다른 것들도 많이 있어요. 원하기만 하면 가지는 데 충분하다면! 나는 내 아들들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엘리자가 한숨을 쉬며 말한다.
“선생님, 엘리자 아주머니의 말을 들으니, 저는 오늘 길에서 어떤 사람들이 저에게 했던 질문이 생각납니다. 어떤 마을에서 무언가가 일어났는데, 그들은 기적은 항상 성덕의 증거라는 것이 옳은지 물었습니다.
저는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사마리아 경계에 있는 그 마을에서 놀랄 만한 일들을 행한 사람은 분명히 의인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사람은 항상 그릇되게 판단하고, 그들이 의인이 아니라고 말하는 그 사람이 아마도 그들보다 더 의인일지도 모른다고 말함으로써 그들을 침묵하게 했습니다. 당신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마태오가 묻는다.
“나는 너희 둘 다 일면 옳다고 말하겠다. 너는 기적은 항상 성덕의 증거라고 말함으로써 옳은 말을 했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그렇다. 그리고 우리는 실수하지 않기 위하여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함으로써도 옳은 말을 했다. 그러나 그들도 그 사람이 행한 놀랄 만한 일들에 다른 근원이 있을 수도 있다고 의심한 것도 옳았다.”
“무슨 근원입니까?”
가리옷 사람이 묻는다.
“어둠의 근원 말이다. 이미 사탄의 숭배자들이 되어 교만의 종교를 실천하며 자신들을 타인들에게 주장하기 위하여 어두운 자(the Dark One)를 친구로 두기 위하여 자신들을 그에게 자신들을 팔아넘기는 자들이 있다.”
예수께서 대답하신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합니까? 사람이 마귀나 지옥의 영들과 계약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은 이교국들의 전설이 아닙니까?”
요한이 깜짝 놀라 묻는다.
“그것은 가능하다. 이교도의 전설들이 말하는 것처럼은 아니다. 돈이나 물질적인 계약들을 통해서가 아니다. 그러나 악(Evil)에 집착하고, 자신을 악에게 넘겨주기를 선택함으로써 그가 어떻게 하든 승리의 한 시간을 만끽하려고 그렇게 할 수 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자신들을 저주받은 자(the Cursed One)에게 팔아넘기는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다.”
“그들은 성공합니까? 그들은 자신들이 청하는 것을 얻습니까?”
안드레아가 묻는다.
“항상 얻는 것도 아니고, 다 얻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무언가를 얻는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합니까? 마귀는 하느님을 흉내 낼 수 있을 만큼 강력합니까?”
“그렇다… 그러나 만일 사람이 거룩하다면, 마귀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사람이 자주 마귀 자신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명백하고, 떠들썩하고, 현저한 마귀 들림과는 싸운다. 모든 사람들은 그것을 알고 있다… 그것들은 가족들과 동향인들에게 유쾌한 것과는 거리가 멀고, 특히 그것들은 물질적인 형태들로 나타난다. 사람은 항상 무겁고 자기의 감각들을 자극하는 것에 거슬리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사람은 비물질적인 것을 알아보지 못하고, 비물질적인 것에만 지각되는 것, 즉 그의 이성과 영혼을 알아보지 못하고, 설령 그가 그것을 알아본다 해도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특히 그것이 자기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그러한 숨겨진 마귀 들림은 구마자(驅魔者)들로서의 우리의 능력을 벗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들이 가장 유해한 것들이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가장 좋은 부분에 작용하고, 다른 좋은 부분들, 즉 이성에서 이성으로, 영혼에서 영혼으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열이 나서 그것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될 때까지는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부패시키는 만질 수 없고, 알아차릴 수 없는 독기와도 같다.”
“그럼 사탄이 그를 도와줍니까? 정말로요? 왜요?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왜 사탄에게 허용하십니까? 그분께서는 항상 그에게 허용하실까요? 당신께서 다스리게 되시는 후에도요?”
그들 모두가 묻는다.
“사탄은 노예화를 완성하기 위하여 돕는다. 하느님께서는 그가 그렇게 행동하도록 허용하신다. 왜냐하면 사람의 가치는 높은 것과 낮은 것, 선과 악 사이의 싸움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의 가치와 그의 의지가 둘 다 드러난다. 그분께서는 내가 올려진 후에도 사탄에게 자기 뜻대로 행동하도록 허용하실 것이다. 그러나 사탄은 그때는 아주 큰 적과 싸워야 할 것이고, 사람은 매우 힘센 친구를 가지게 될 것이다.”
“그것이 누굽니까?”
“은총(Grace)이다.”
“오! 그렇군요! 그럼 은총이 없는 우리 시대 사람들은 노예화되기는 더 쉽겠지만, 죄는 덜 중하겠군요.”
가리옷 사람이 여전히 괭이질을 하면서 말한다.
“아니다. 유다야, 심판은 똑같을 것이다.”
“그것은 불공평합니다. 왜냐하면 만일 우리가 적게 도움 받는다면, 우리는 적게 단죄될 테니까요.”
“자네의 생각이 전적으로 틀리지는 않네.”
토마스가 말한다.
“유다의 생각은 틀렸다, 토마스야. 왜냐하면, 우리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미 아주 많은 믿음, 소망, 사랑을 부여받았고, 너무 많은 지혜의 빛을 받았기에 우리는 모른다고 변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쨌든 거의 3년 동안 이미 은총을 너희의 선생으로 모시고 있는 너희는 새 시대 사람들처럼 심판받을 것이다.”
예수께서는 유다를 바라보시며 그분의 말씀을 강조하신다. 유다는 머리를 쳐들고 생각에 잠긴 채 허공을 바라본다.
그러다가 가리옷의 유다는 마치 내적인 추론을 결론짓는 것처럼 괭이를 땅속에 박으며 묻는다.
“그럼 그렇게 자기를 마귀에게 넘겨주는 사람은 무엇이 됩니까?”
“마귀(demon)가 된다.”
“마귀가 된다! 그렇다면 가령 제가 당신과의 접촉이 초자연적인 능력을 준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하여 당신께서 비난하시는 일을 한다면… 저는 마귀가 될 거라는 말씀입니까?…”
“그렇다, 너는 그렇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자네가 그런 일들을 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네.”
안드레아가 거의 공포에 사로잡혀 말한다.
“내가? 아! 아! 나는 우리 노인을 위하여 어린 나무들을 심고 있네.”
그는 텃밭의 반대쪽으로 뛰어가 다섯 그루의 묘목들을 가지고 돌아온다. 그 나무들은 뿌리들을 감싸고 있는 흙 때문에 확실히 무거울 것이다.
“자네는 벳 호론에서부터 이 무거운 짐을 자네의 양어깨에 메고 왔나?”
베드로가 묻는다.
“자네는 기브온에서부터라고 말해야 하네! 다니엘의 과수원들의 일부는 그곳에 있네. 훌륭한 땅이야. 다들 보게!…”
그러면서 유다는 뿌리들 주위의 흙을 손가락으로 잘게 부순다. 그 다음에 그는 팔뚝만큼 굵은 다섯 개의 줄기들을 묶은 끈을 푼다. 두 개의 줄기만이 끝에 몇 개의 잎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들은 올리브의 잎들이다.
“자, 이것은 예수님의 것이고, 이것은 마리아 어머니의 것이야. 두 분께서는 세상의 평화이시니까. 나는 이 나무들을 먼저 옮겨 심겠네. 왜냐하면 나는 평화의 사람이기 때문이야. 한 그루는 여기… 그리고 다른 한 그루는 저기.”
그는 그 나무들을 띠 모양의 작은 땅의 양쪽 끝에 가져다놓는다.
“그리고 여기 에덴동산의 사과나무처럼 어리고 좋은 사과나무를 심네. 요한, 자네도 아담에게서 내려온다는 것과 내가 죄인이 될 수 있다 해도… 자네는 놀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자네에게 상기시키기 위해서일세. 뱀을 조심하게…
그리고 여기… 아니야, 여기는 적합한 자리가 아니야. 이 어린 무화과나무는 저기 앞쪽 벽 가까이에 심어야지. 무화과나무들이 잡초들처럼 잘 자라는데, 정원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도 없이 지내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그리고 우리는 이 어린 편도나무를 가운데 구덩이에 심을 거야. 이 편도나무는 저 노인에게서 열매 맺는 미덕을 배울 거야. 자, 이제 다 됐다!
미래에 영감님의 작은 텃밭은 아름다울 겁니다… 이것을 보면, 당신은 저를 기억하실 겁니다.”
“나는 똑같이 당신을 기억할 거요. 당신이 선생님과 함께 여기 있었으니 말이오. 모든 것이 나에게 이때에 대하여 말해줄 겁니다. 그리고 물건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말할 거예요. ‘그분께서는 마치 아들처럼 내 집을 다시 정돈해주시기를 원하셨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만일 내가 아마 이미 하늘에 쓰여 있을 의지와 다른 의지를 가지기를 바랄 수 있다면, 나는 나에게 정녕 아름다운 이 시기를 기억하지 않아도 되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늙은 이 나무들이 어렸을 때, 그리고 내 아내와 내가 젊고, 내 어린 딸이 여기서 놀곤 했을 때… 그리고 내 딸의 고사리 같은 손이 과일을 가지기를 열망했고, 내 아내가 나무들의 초록빛 나무들의 그늘에 앉아 베를 짜거나 실을 잣는 것을 보는 것이 아름다웠기 때문에… 사과나무, 석류나무, 무화과나무들, 포도나무들을 돌보는 것이 즐거웠던 시절보다 더 아름다운 이 시절을 말입니다.
나중에… 내 딸은 떠나가… 나를 완전히 잊었고!… 내 아내는 병들었다가 죽었어요… 한때 아름다웠던 것을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하여 내가 돌보겠소? 그리고 내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늙은 두 그루의 나무들만을 빼놓고는 모두가 죽었어요…
나는 내가 기억해내야 하기 전에, 그리고 레아와 똑같이 의로운 여인이 여기 있을 동안에 죽었으면 좋겠소.
나는 묘목들, 일해준 것, 모든 것에 대하여 당신에게 감사하오. 나는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하오.
그러나 나는 늙은 요한을 위한 이 평화의 시간이 지나가기 전에 고목과도 같은 이 늙은이를 이 땅에서 뽑아주시기를 나의 주님께 청합니다.”
예수께서는 그에게 다가가 그의 한 어깨에 손을 얹으시고 부드러우면서도 동시에 엄하게 말씀하신다.
“당신은 긴 일생 동안에 아주 많은 일들을 하실 줄 아셨습니다. 그러나 아직 한 가지가 부족합니다. 그것은 당신의 죽음의 시간이 일분도 앞당겨지거나 늦추어지기를 청하지 않고, 하느님에게서 그 시간을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당신은 아주 많은 일들에 있어 체념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가장 어려운 일, 즉 당신은 오로지 죽기만을 바라시는데, 살아야 하는 일에도 체념할 줄 아십시오.
이제 안으로 들어가십시다. 해가 서산으로 지고 있고, 갑자기 추워집니다. 단식일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안식일 후에 우리의 일을 끝낼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톱, 대패, 망치를 집어 들고 집안으로 들어가신다. 그 동안에 다른 사람들은 자기들이 자른 나뭇가지들을 묶고, 그들이 옮겨 심은 어린 나무들에 물을 주고, 그들이 수리한 문을 돌쩌귀에 맞추어 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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