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9. 트코아에서
1946. 10. 31.
트코아의 시몬의 집 뒤쪽은 사실상 U자 모양의 큰 건물인 그 집의 양 날개들의 양면으로 경계 지어진 광장이다. 내가 보고 있는 오늘과 같은 장날이면 더 큰 공공 광장으로부터 갈라놓는 견고한 세 개의 대문을 열면 많은 판매상들이 집의 삼면에 있는 회랑들로 자기들의 좌판들을 가지고 들어오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광장이라고 부른다.
나는 이제야 그 회랑들의 재정적인 용도를 이해한다… 시몬은 영리한 유다인답게 점유 면적에 따라 자릿세를 받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단정하게 옷을 차려 입은 노인을 따라오게 하면서 모든 장사꾼들에게 소개한다.
“오늘부터 여러분은 합의된 세를 이분에게 드리시오.”
그 다음에 그는 회랑들을 일주한 다음 엘리안나에게 말한다.
“자, 이것이 당신의 일입니다. 이곳, 집안, 여관, 마구간들입니다. 이 일은 어렵지도 않고, 고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제가 당신을 얼마나 높이 평가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저는 점원 세 사람을 차례로 내보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정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당신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분께서 당신을 데려오셨기도 했으니까요. 그분께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십니다. 가서 만일 그분께서 원하신다면, 지금이 말씀하시기에 좋은 시간이라고 그분께 말씀드립시다.”
그는 노인보다 앞서간다…
광장은 점점 혼잡해지고, 소음은 점점 더 커져간다. 물건을 사러 온 여자들, 짐승 파는 사람들, 밭갈이 할 소나 다른 짐승들을 사는 사람들, 과일 바구니들의 무게로 몸을 숙이고 자기들의 물건 자랑을 하는 농부들, 매트들에 날이 서 있는 모든 연장들을 진열해놓고 금속이 단단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나무그루터기를 도끼로 찍거나, 날의 담금질을 완벽하게 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가대들에 걸쳐 놓은 낫들을 해머로 치거나, 어떤 땅도 저항할 수 없는 보습 날의 강함을 증명하기 위하여 보습을 쳐들어 두 손으로 땅에 박아 땅이 갈라지게 하는 칼 장수들, 구리 항아리들과 양동이들, 냄비들과 등잔들을 늘어놓고 금속이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귀가 먹먹할 정도로 소리 내며 금속을 두드리고, 키슬레우 달의 임박한 명절에 쓸 한 개 이상의 심지가 달린 등을 사라고 목청껏 외치는 주물 파는 사람들, 그리고 이 모든 소음을 누르고, 장마당의 전략적인 지점에 흩어져서 밤에 우는 올빼미의 애가와 같이 단조롭고 찌르는 듯한 거지들의 외침 소리들이 들린다.
예수께서는 베드로, 제베대오의 야고보와 함께 집에서 나오신다. 다른 사도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사도들이 선생님께서 오신 것을 알리기 위하여 시내를 한 바퀴 돌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군중이 즉시 그분을 알아보고 많은 사람이 다가오고, 고함소리들과 소음이 약해지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몇몇 거지들에게 동냥을 주게 하시고, 물건을 산 다음에 하인들을 뒤따르게 하고 장마당을 떠나려고 하는 두 사람에게 인사하시려고 걸음을 멈추신다. 그러나 그들도 그분의 말씀을 듣기 위하여 걸음을 멈춘다. 예수께서는 그분께서 보시는 것에서부터 말씀을 풀어나가기 시작하신다.
“각 물건은 제 때 제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안식일에 장을 열지 않고, 회당들에서 장사하지 않으며, 밤에 일하지 않고 낮에만 일합니다. 죄인들만이 주님의 날에 장사하고, 기도하도록 정해져 있는 곳들을 상업으로 더럽히며, 밤 동안에 강도질하고 죄짓습니다. 마찬가지로 정직하게 거래하는 사람들은 자기의 식료품들이나 도구들의 좋은 품질을 고객들에게 증명하느라고 분주하고, 물건을 사는 사람들은 자기가 물건을 잘 산 것에 만족해하며 갑니다.
그러나 예컨대 판매상이 약삭빠른 계략을 써서 사는 사람을 속이는 데 성공했는데 물건을 산 사람이 그 식료품들이나 도구들의 품질이 좋지 않다는 것과 자기가 지불한 가격에 비하여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판명된다면, 그는 최소한으로는 그 상인에게서 다시는 물건을 사지 않는 것에서부터, 최대한으로는 재판관에게 호소하여 자기의 돈을 되찾는 것에 이르는 방어수단에 호소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일이 일어날 터인데, 그것은 정당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스라엘에서 부패한 물건들을 좋은 상품으로 팔고, 그가 주님의 의로운 자(the Just One of the Lord)이기 때문에 좋은 상품을 주는 사람을 헐뜯기 때문에 백성들이 실망하는 것을 보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런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어제 저녁에 여러분 중 많은 이들이 와서 나쁜 장사꾼들의 악한 계략들에 대하여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말했습니다. ‘그들을 내버려두시오. 여러분의 마음 안에서 확고하시오. 그러면 하느님께서 공급해주실 것입니다.’
좋지 않은 물건들을 파는 사람들은 누구를 모욕하는 것입니까? 여러분입니까? 나입니까? 아닙니다. 하느님 자신을 모욕하는 것입니다. 속는 사람은 속이는 사람보다 죄가 크지 않습니다. 물건들을 사려는 사람들이 좋은 물건 쪽으로 가지 못하게 하려고 애쓰며, 좋지 않은 물건들을 팔려고 애쓰는 것은 사람에게보다는 하느님에게 죄가 더 큽니다.
나는 ‘반항하시오, 복수하시오’ 하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런 말들은 나에게서 나올 수 없습니다. 나는 이렇게만 말하겠습니다. 말의 진짜 울림을 듣고, 여러분에게 말하는 사람들의 행동들을 큰 빛 안에서 부지런히 살펴보고, 여러분에게 주어진 것을 처음 한 모금, 처음 한 입을 음미하시오.
그래서 그 맛이 시큼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 악하거나 여러분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맛이 여러분을 어지럽게 한다면, 여러분에게 제공되는 것을 좋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물리치시오. 지혜, 정의, 사랑은 결코 시큼하거나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으며, 어둠 속에서 행동하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는 내 제자들 몇 명이 이미 이리로 지나갔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나는 내 사도들 중 두 사람을 여러분에게 남겨놓을 것입니다. 또한 어제 저녁에 나는 말보다 행동으로 내가 어디에서 오고, 무슨 사명을 가지고 있는지를 증언했습니다. 여러분을 내 길로 이끄는 데 있어 긴 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묵상하고, 내 길 위에 남아 있도록 애쓰시오.
메마른 광야에 인접한 곳에 이 도시를 건설한 사람들을 본받으시오. 내 가르침 밖에는 메마른 광야가 있는 반면, 내 가르침 안에는 생명의 원천이 있다는 것을 숙고하시오.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불안해하거나 분개하지 마시오.
이사야서에 있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시오. 내 손은 내 길들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데 있어 결코 너무 짧아지거나 너무 작아지지 않을 것이고, 어떤 것도 지극히 높은 분의 손이 나를 모욕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사람들을 치시는 것을 막지 못할 것입니다.
나는 왔지만, 나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극소수의 사람들을 만났을 뿐이고, 내가 불렀지만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나에게 대답했습니다. 왜냐하면 나를 높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아버지를 공경하는 것이고, 나를 업신여기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업신여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복의 법에 따라(according to the law of retaliation) 나를 부인하는 사람은 부인당할 것입니다.
그러나 내 말을 받아들인 여러분은 사람들의 비방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고, 먼저 나에게, 그 다음에 여러분이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여러분에게 터뜨리는 그들의 분노로 인하여 떨지 말아야 합니다. 비록 내가 박해당하는 것 같고 타격당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나는 여러분을 위로해주고, 보호해주겠습니다.
오늘 있다가 내일은 추억과 먼지에 지나지 않을 죽을 운명의 사람을 두려워하지 말고, 주님을 두려워하시오. 거룩한 사랑으로 주님을 두려워하되 겁내지 말고, 그분의 무한하신 사랑에 걸맞게 사랑할 줄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시오.
나는 여러분에게 이러저러한 일을 하라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사랑하라고 말합니다. 하느님과 그분의 그리스도를 사랑하시오. 내가 가르친 대로 여러분의 이웃을 사랑하시오. 여러분이 사랑할 줄 알게 되면, 여러분은 모든 것을 하게 될 것입니다.
광야에 인접해 있지만, 박해당하는 사람의 아들에게 평화의 오아시스인 트코아의 주민 여러분, 나는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내 축복이 지금과 영원히 여러분의 마음들과 여러분의 가정들에 머물기 바랍니다.”
“선생님, 머무르십시오! 저희와 함께 머무르십시오. 광야는 항상 이스라엘의 성인들에게 친절했습니다!”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내 안에 있고 나는 여러분 안에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는 장사와 다른 모든 것을 잊은 채 그분을 따라오는 군중 사이를 힘겹게 뚫고 지나가신다. 병이 고쳐진 병자들은 다시 그분을 찬미하고, 마음이 위로받은 사람들은 그분께 감사드리며, 거지들은 그분께서 ‘살아 계시는 하느님의 만나’ 라고 그분께 인사드린다.
노인이 그분의 곁에 있는데, 그는 도시의 외곽까지 그대로 따라온다. 예수께서 트코아에 남아 있게 되는 마태오와 필립보에게 강복하실 때에야 비로소 노인은 자기의 구원자를 떠나기로 결심하는데, 그는 예수의 맨발에 입 맞추고 감사의 눈물을 흘리며 작별인사를 한다.
“엘리안나 어르신, 제가 당신께 입 맞출 수 있도록 일어나 이리로 오세요. 아들이 자기의 아버지께 드리는 입맞춤이니, 이것이 당신께 모든 것에 대한 보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예언자의 말을 당신께 적용합니다. ‘지금 울고 있는 너는 더 이상 울지 않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자비로우신 분께서 너를 불쌍히 여기셨기 때문이다.’ 주님께서는 당신께 약간의 빵과 물을 주실 것입니다. 저는 더 이상의 것을 할 수 없었습니다.
당신은 한 사람에게서 쫓겨나셨지만, 나를 쫓아내는 것은 한 민족의 모든 권력자들입니다. 그래서 만일 내가 내 사도들과 나 자신을 위한 음식과 몸 쉴 곳을 얻는다면, 나는 운이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의 두 눈은 당신이 보기를 갈망했던 사람을 보았고, 당신의 두 귀는 내 말을 들었습니다. 당신의 마음이 틀림없이 내 사랑을 느끼신 것처럼 말입니다. 당신은 정의의 순교자시고, 나로 인하여 박해받을 모든 사람들의 선구자들 중 한 분이시니, 가시고, 평안하십시오. 어르신, 울지 마세요!”
그분께서는 그의 백발머리에 입 맞추신다.
노인은 그분의 뺨에 입 맞추며 그분의 귀에 속삭인다.
“나의 주님, 다른 유다를 믿지 마십시오, 저는 제 혀를 더럽히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그를 믿지 마십시오, 그는 착한 뜻으로 제 아들에게 오는 것이 아닙니다…”
“예, 그러나 과거는 더 이상 생각하지 마세요. 이제 곧 모든 것이 끝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아무도 나를 해치지 못할 것입니다. 엘리안나 어르신, 안녕히 계십시오. 주님께서 당신과 함께 계십니다.”
두 사람은 헤어진다…
“선생님, 노인이 그렇게 작은 소리로 뭐라고 당신께 말씀드렸습니까?”
예수 곁에서 걸어가는 베드로가 묻는다. 예수께서는 그 긴 다리로 성금 성큼 걸어가시는데, 키가 작은 베드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으므로 예수의 곁에서 걸어가기가 무척 힘들다.
“가엾은 노인! 너는 그 노인이 내가 이미 알고 있지 않는 것을 말했을 거라고 생각하느냐?”
예수께서는 정확한 대답을 피하시며 대답하신다.
“그 노인은 자기의 아들에 대하여 말했지요, 안 그렇습니까? 그분이 그가 누구라고 당신께 말씀드리던가요?”
“아니다, 베드로야. 나는 너에게 확인해줄 수 있다. 그분은 그 이름을 그분의 마음속에 간직했다.”
“그런데 당신께서는 그를 아시나요?”
“나는 안다. 하지만 나는 너에게 말하지 않겠다.”
그들은 오랫동안 침묵한다. 그 다음에 베드로의 우려하는 질문과 고백이 나온다.
“선생님, 그런데 왜, 무슨 용무로 가리옷 사람이 엘리안나의 아들과 같은 아주 악한 사람의 집에 갑니까? 선생님, 저는 두렵습니다! 그 사람은 착한 친구들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는 드러내놓고 거기 가지 않습니다. 그는 악에 저항할 힘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선생님, 저는 두렵습니다. 왜? 왜 유다는 그런 사람들에게, 그것도 비밀리에 다닙니까?”
베드로의 얼굴은 고통스러운 의문을 나타내는 표정이 풍부한 마스크이다.
예수께서 그를 바라보시지만, 대답하지 않으신다. 사실 그분께서 거짓말하지 않고, 충실한 베드로가 불충실한 유다에게 덤벼들게 하지도 않게 하시려면 무슨 대답을 하실 수 있겠는가? 그분께서는 베드로가 말하게 하는 편을 택하신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대답하지 않으실 작정이십니까? 저는 노인이 저희 가운데 유다가 있는 것을 알아보았다고 생각한 어제 그 순간부터 마음이 평안치 않습니다. 그것은 마치 당신께서 사두가이의 아내에게 말씀하셨던 날과 같습니다. 당신께서는 기억하십니까? 당신께서는 제 의심을 기억하십니까?”
“그래, 나는 기억한다. 너는 그때 내가 너에게 했던 말을 기억하느냐?”
“예, 선생님, 저는 기억합니다.”
“시몬아, 더 말할 것이 없다. 사람들의 행동들은 실제와는 다른 모습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내가 노인을 돌보아드리게 해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그것은 마치 아나니아가 돌아온 것과도 같다. 사실 만일 트코아의 시몬이 그분을 받아주지 않았다면, 나는 항상 우리를 기다리는 한 아버지가 계시도록 솔로몬의 작은 집으로 그분을 모시고 갔을 것이다. 그러나 엘리안나 노인에게는 이편이 낫다. 시몬은 착하고, 많은 손자들을 거느리고 있다. 엘리안나 노인은 어린이들을 좋아하시는데… 어린이들은 많은 슬픈 일들을 잊게 해준다…”
위험한 질문들에 대답하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실 때 그분의 대화 상대의 주의를 딴 데로 돌리게 하고 그를 다른 화제로 이끌어가는 그분의 여느 때의 솜씨로 그분께서는 베드로의 생각을 다른 데로 돌리게 하신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여기저기서 그들이 만났던 어린이들에 대하여 그에게 계속 말씀하시며, 이 시간에 어쩌면 아름다운 겐네사렛 호수에서 고기잡이를 한 다음에 그물을 끌어올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마르지암의 기억을 베드로에게 불러일으키신다.
베드로는 이제는 엘리안나와 유다의 생각에서 멀리 떠나 빙그레 웃으며 예수께 여쭌다.
“그렇지만 파스카 후에 우리는 갈릴래아로 갈 거죠? 그곳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오! 여기보다 훨씬 더 아름답습니다. 우리 갈릴래아인들은 죄인들입니다. 유다인들이 보기에는 말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살기란! 오! 맙소사! 만일 우리가 벌을 받아야 한다면, 이 지방에는 분명 상이 없을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뒤쳐져 있는 다른 사도들을 부르시어 그들과 함께 12월의 햇볕으로 따뜻해진 길을 따라 멀어져 가신다.
520. 예리코에서. 자캐오의 사도직
1946. 11. 1.
사람들이 예수를 몹시 기다린다. 많은 사람들이 시내에 가까운 들판에서 그분을 기다리고 있다. 높은 호두나무에 올라가 있는 망보는 사람이 소리 지른다.
“하느님의 어린양께서 오신다!”
그 소리와 동시에 사람들은 일어나서 안개 낀 이른 황혼 빛을 받으며 오고 계시는 예수께로 달려온다.
“선생님! 선생님! 저희는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희 병자들! 저희 자녀들! 당신의 축복을! 노인들은 평안한 임종을 위하여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님, 만일 당신께서 저희에게 강복해주신다면, 저희에게 불행이 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 모두가 동시에 말한다. 그 동안 예수께서는 반복적으로 한 손을 들어 강복하시며 거듭 말씀하신다.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 평화!”
여전히 그분과 함께 있는 사도들은 군중에게 치여 예수로부터 떨어져 있고, 그분께서는 오랫동안 기다렸다고 부드럽게 불평하는 바로 그 사람들로 인하여 제대로 걸으실 수 없다.
가엾은 자캐오는 예수께로 가려고, 자기의 말을 예수께 들리게 하거나 적어도 자기를 그분의 눈에 띄게 하려고 경련을 일으킬 정도로 분투한다. 그러나 그는 몹시 키가 작고, 날쌔지도, 힘이 세지도 못하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군중의 파도에 밀려나게 되고, 그의 목소리는 떠들썩한 소리에 묻혀버리고, 그의 몸은 들썩이는 머리들, 팔들, 옷들의 혼란 속에서 사라지고 만다. 그가 동정을 얻기 위하여 애원하고 때로 비난해도 그것은 헛수고일 뿐이다. 사람들은 항상 자신들에게 쾌락을 주는 것에는 이기적이고, 약한 이웃에게는 잔인하다.
가엾은 자캐오는 자기의 온갖 노력으로 녹초가 되고, 그 노력의 무용함을 확신하고는 더 이상 기꺼이 다툴 의지를 잃고, 완전히 낙심하여 체념한다. 사실 사람들이 똑같은 강으로 흘러들어가는 개울들처럼 모든 길들에서 예수께서 걷고 계시는 길로 쏟아져 들어오는데, 어떻게 그가 성공할 수 있겠는가? 새로운 물결들처럼 흘러들어와 군중을 점점 빽빽하게 만들어 그 안에 갇히는 것이 무서울 정도인 새 지류 하나하나가 가엾은 자캐오를 뒤로 밀어낸다.
타대오가 그를 보고, 군중이 밀어붙여 가로막고 있는 길모퉁이에서 그를 나오게 하려고 군중을 뚫고 길을 내보려고 해본다. 그러나 이번에는 유다 타대오도 뒤에서 미는 사람들에게 밀려나게 되어 그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간다. 토마스가 똑같은 목적으로 자기의 건장한 체구를 믿고 팔꿈치로 밀면서 그 우렁찬 목소리로 외친다…
“비키시오.”
아아! 그러나 사람들은 바위보다 더 단단하고, 동시에 생고무보다 더 탄력 있는 담장이다. 그 담은 휘기는 하지만, 뚫리지는 않는다. 이제는 감싸고 있는 것이 아니라 끊을 수 없는 사슬이다. 토마스도 단념한다.
디디모가 사람의 물결에 휩쓸려 간 마지막 사도이기 때문에 자캐오는 모든 희망을 잃었다. 마침내 사람의 흐름이 지나간다… 다 지나갔다… 헝겊 조각, 옷술, 옷단, 머리핀, 옷의 죔쇠 따위가 땅 위에 널려 있어 북새통이 얼마나 지독했는지를 증언해준다. 작은 어린이 샌들 한 짝까지 있는데, 완전히 납작하게 찌그러져서 그것을 잃은 작은 발을 서글프게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자캐오도 군중에 의하여 어린 주인에게서 벗겨진 그 작은 신발처럼 서글프게 사람들을 뒤따라가기 시작한다.
예수께서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구부러진 길로 인하여 불쌍한 자캐오의 눈에는 예수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군중의 꽁무니에서 한때 그가 계산대를 가지고 있었던 광장에 이르렀을 때, 그는 사람들이 멈추어 서서 소리 지르고, 간청하고, 애원하고 있는 것을 본다. 그는 또한 예수께서 어떤 집의 낮은 층계 위에 올라서서 머리와 두 팔을 흔드시는 것을 본다. 그분께서 무어라고 말씀하시지만, 군중의 함성 때문에 그는 알아들을 수 없다.
마침내 그는 예수께서 어렵게 받침대에서 내려와 다시 걸으시다가 바로 그의 집이 있는 구역을 향하여 방향을 바꾸시는 것을 본다. 그러자 자캐오는 다시 대담해진다. 사람들이 많지만 광장이 넓어 군중이 덜 밀집되어 있다… 그래서 결심이 굳건하고 부상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마치 그것이 그다지 두껍지 않은 산울타리인 것처럼 뚫고 지나갈 수 있다.
그래서 자캐오는 쐐기, 쇠뇌, 공성구가 되어, 사람들에게 부딪치고, 들이받고, 암시하면서 주먹질을 하거나 얼굴을 주먹으로 맞고, 팔꿈치에 배가 찔리고, 정강이에 발길질을 받는다. 그러나 그는 군중 사이를 헤치고 앞으로 나아간다… 이제 그는 광장 반대편에 있다… 그러나 광장은 여기서 좁아진다. 그는 다시 뚫고 들어갈 수 없는 담을 만난다. 그는 이미 그의 집 가까이에 서 계시는 예수와는 몇 발짝만 떨어져 있다. 그러나 설혹 사막들과 강들이 그의 집과 그 사이에 있다 하더라도, 그는 그분께 도달하는 데 더 큰 희망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는 화나서 명령조로 외친다.
“나는 내 집으로 가야 하오! 나를 지나가게 해주시오! 당신들은 그분께서 내 집으로 들어가시려 하시는 걸 보지 못하시오?”
그는 그렇게 말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 말로 인하여 선생님을 다른 집들로 모시려는 사람들의 소원이 재점화된다. 어떤 사람들은 가엾은 자캐오를 조롱하며 웃고, 어떤 사람들은 그에게 심술궂게 대답한다. 그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오히려 그들은 선생님께서 자캐오를 보시고 그의 말을 들으시는 것을 막으려고 소리 지르고 흥분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외친다.
“늙은 죄인인 당신은 그분에게서 이미 너무 많이 받았소!”
나는 과거의 징세와 분노의 기억이 그토록 심한 악의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초자연적인 것에 더 경도되어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재물에 대한 사랑이 살아 있는 조그만 구석이 거의 항상 남아 있고, 거기에는 재물을 모으는 데 해를 끼친 사람에 대한 기억이 더 생생하게 살아 있다…
그러나 자캐오에게 시련의 때는 지나갔다. 예수께서 그의 인내에 상을 주신다. 예수께서 큰소리로 외치신다.
“자캐오! 나에게로 오시오! 나는 자캐오의 집으로 들어가려 하니 그를 지나가게 해주시오.”
그들은 순종할 수밖에 없다. 군중은 자리를 내주기 위하여 자기들끼리 더 밀착하고, 자캐오는 피로로 얼굴이 붉어지고, 기쁨으로 상기되어 앞으로 나아온다. 그는 자기의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단추가 떨어진 옷과 허리띠의 술들이 앞에 있지 않고 등 뒤에 있어 그 허리띠를 바로잡으려고 애쓴다. 그는 자기의 겉옷을 찾는다…
그런데 그것이 어디 있는지 누가 알겠는가!… 그것은 상관없다. 이제 그는 예수 앞에 경의를 표하며 상체를 숙이고 있다. 공간이 부족하여 그는 상체를 더 숙일 수 없다.
“자캐오, 당신에게 평화. 내가 당신에게 평화의 입 맞출 수 있도록 이리로 오시오. 당신은 그걸 받을 만한 자격이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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