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성인들/103위 순교성인 -30일묵상

[20일] 성 안드레아 김대건과 바오로 정하상과 동료 순교자 대축일

Skyblue fiat 2025. 9. 20. 00:30

103위 순교성인과 함께하는

30일 묵상

 

[ 20일 ]
순교자 대축일

 

 

9월 20일은 모든 순교자를 특별히 공경하는 대축일이다.

'성 안드레아 김대건과 바오로 정하상과 동료 순교자 대축일'은 1926년부터 1983년까지 우리나라 천주교회에서 지내오던 '한국 순교 복자 대축일'이 폐지되면서 1984년부터 공식 축일로 지내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 설립 200주년을 맞아 방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1984년 5월 6일 103위 복자가 시성되어, 해마다 9월 26일에 지내오던 복자 대축일을 9월 20일로 변경하고 '성 안드레아 김대건과 바오로 정하상과 동료 순교자 대축일'로 지내게 된 것이다.

1925년 79위 복자가 탄생했고, 1968년 다시 24위가 시복되어 103위 복자를 공경해 왔는데, 1984년 5월 6일 103위 복자가 성인품에 올라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성인을 모시게 된 것이다.

해마다 9월 20일은 우리나라 순교 성인들의 대축일임을 염두에 두는 동시에 103위 성인을 중심으로 만 명이 넘는 자랑스러운 순교자가 더 계심을 기억하면서 그 어느 날보다 거룩하게 보내야 하겠다.

 

한국 성인 93위

 

103위 성인을 국적으로 따진다면 한국인이 93위, 나머지는 프랑스 주교 3위, 프랑스 신부 7위인데, 한국인 93위 가운데 성인 46위와 성녀 47위로 나눌 수 있다. 93위 성인을 순교 시기로 구분하면 1839년 기해박해 때 67명, 1846년 병오박해 때 9명, 1866년 병인박해 때 순교한 성인이 17명이다.

순교의 종류는 참수(斬首)가 77명, 교수(絞首)가 15명, 병사 또는 매맞아 순교한 성인이 11명이다.

순교 장소는 서울 서소문 밖 네거리 형장에서 44명, 한강 새남터에서 11명, 당고개에서 9명, 전주 숲정이에서 7명, 충청도 수영(水營: 수군사령부) 보령 갈매못에서 5명, 평양에서 1명, 대구에서 1명, 공주에서 1명이며 그 밖에는 감옥에서 교수되거나 옥사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가장 많고, 우리나라 나이로 열네 살의 유대철 성인이 최연소자이고, 최고령자는 일흔아홉 살의 유 체칠리아 성녀다.

출신 지역으로는 서울 27명, 경기도 21명, 충청도 15명, 강원도 1명, 황해도 1명, 평안도 1명이며, 그 밖에 20여 명은 출신지가 정확하지 않다.

신분으로는 양반·중인·상민 등의 신분이 골고루 섞여 있다.

직업은 승지·관리·군인·궁녀·고을 원님·상업·농업·약국·인쇄와 짚신 삼는 일, 길쌈과 삯바느질 등의 다양한 분포를 볼 수 있지만, 생계를 간신히 유지한 이들이 많았다.

한국 성인 93위 가운데 성직자는 성 김대건 한 분뿐이고 그 밖에는 모두 평신도이다. 한국 성인들의 교회 활동과 순교 행적은 그 자체가 한국 교회 평신도상이요, 평신도적 열성을 나타낸 것이다.

 

교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한 사람은 회장과 복사들인데, 20여 명이 넘는 분들이 회장직을 죽음에 이르기까지 수행했다.


우리나라는 혈연을 중시하는 나라로 유명하고 모든 것이 가족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신앙생활에서도 그러한 경향이 뚜렷이 나타난다. 고문도 고통스럽지만 그보다 육정에 의한 배교가 많았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동시에 가족 성인이 많은 것 또한 특징이라 하겠다.

부부·부자·부녀·모녀·형제 순교자가 많은데, 3명이 넘는 순교 성인 가족도 여럿 있다. 이광헌 성인은 아내와 딸, 동생 등 4명의 가족이, 최창흡 성인도 아내와 딸, 사위 등 4명이 순교 성인이며 순교 성인 5명을 배출한 허계임 성녀는 딸 둘과 시누이, 외손녀와 함께 순교해 가장 많은 성인 가족으로 기록되었다.



위대한 신앙 선조

 

지금 우리는 103위 순교 성인을 특별히 공경하지만, 103위 성인 외에 이름 없이 순교한 분이 많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해 백여 명의 순교자 가운데 한 분만 성인품에 오른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103위 성인도 무척 섭섭해할 것이다.

이분들에 대해 공식 성인으로 선언하지 못하는 것은 기록이 없거나 있어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이거나 기록이 엇갈려 정확한 신분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록조차 할 수 없거나 구전으로도 전해지지 않은 순교자들도 있을 것이다.

한번 상상해 보자. 감옥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다가 충격에 의해 식물인간이 되어 풀려나 집에서 죽은 경우, 무차별하게 가해지는 매질로 뇌 손상을 입어 의사 표현에 장애를 일으켜 석방된 후 죽은 교우들, 배교한 다음 집에 와서 고문으로 받은 상처로 일어날 수 없는 지경에서 배교를 뉘우치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다가 돌아가신 분, 밤중에 들이닥친 포졸들을 피하다가 골짜기나 낭떠러지에 떨어져 숨을 거둔 경우, 포졸들이 신자들을 잡아들일 때 난폭하게 때리고 밀치다 넘어지면서 죽은 교우, 야밤에 미사 참례하기 위해 산길을 가다 짐승에게 화를 당한 신자나 어린이들, 순교 성인 가운데 임신 2,3개월 된 태아와 함께 순교했을 수도 있고, 부모가 순교한 다음 어린이들이 방황하며 길을 가다 굶어 죽거나 짐승에게 물려 죽은 경우, 가족을 잃은 교우들이 기아와 질병으로 병사하는 경우, 장터에서 천주교 신자라는 사실이 탄로나 천주교를 미워하는 사람에게 맞아 죽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만여 명이나 되는 순교자를 모두 조사하여 정확한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순교자들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계속하고, 103위 성인 이외에 시복식과 시성식을 위한 자료를 수집·정리하는 것이 후손의 본분이 아니겠는가. 비록 각종 자료 발굴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103위 성인 외에 수많은 순교자를 기억하며, 그분들께도 교회와 우리 자신에게 필요한 도움을 청해야겠다.



9월 20일 기도(한국 순교자들의 대축일)

+오늘 한국 순교자들의 대축일을 맞아 부족한 후손들인 저희가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정성을 모아 성모님의 도움 안에서 순교 성인들과 함께 전능하신 하느님께 기도하오니, 부족한 기도지만 기꺼이 들어주소서.


○ 순교자들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님 

십자가에 처참하게 매달리신 그리스도께 빌어주시어
 모든 신자가 순교자 후손답게 

순교정신으로 충만하도록 도와주소서.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님 

포대기에 누워 계신 아기 예수님께 빌어주시어
 우리나라에 통일의 기쁨을 주시고 

민족 복음화의 감격을 주소서.

 죄인들의 피난처이신 성모 마리아님 

겟세마니 동산의 주님께 간구하시어
 저희가 자신의 죄를 뉘우치며 

주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도록 이끄소서.

 삶으로 복음을 생활화하신 우리 순교자시여 

이 세상을 구원하신 주님께 간구하시어
 저희가 신앙의 소중함을 깨달아 

날마다 신앙생활에 기쁨을 느끼게 하소서.

 모든 일에 목숨을 걸고 희생하신 순교자시여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주님께 빌어주시어
 저희가 희생정신의 고귀함을 알아 

고통 안에서도 보람을 느끼도록 인도하소서.

 자신의 믿음을 순교로 증거하신 순교자시여 

십자가에서 운명하시는 주님께 빌어주시어
 저희가 삶 안에서 자신을 낮추고 

낮춰진 자신 안에서 주님을 뵙게 하소서.

 대축일을 맞아 영광과 찬미를 받으시는 순교자시여 

부활하신 주님께 빌어주시어
 저희가 언제 어디서나 주님께 감사드리며 살게 하소서.

 한국 천주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순교자시여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 빌어주시어
  교회 발전을 위한 평신도 사도직에 

모든 교우가 적극 참여하도록 도와주소서.

 우리의 수호자이며 모범이신 순교자시여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께 빌어주시어
  모든 이가 순교자들의 보호 아래 

개인 성화와 교회 발전에 전심전력하게 하소서.

 위대하신 103위 순교 성인과 그 외 모든 순교자시여
 저희를 위하여, 저희 가정과 본당을 위하여
이웃과 나라를 위하여 간절히 빌어주소서.

 

 


* 순교 성인 대축일을 맞아 더 많은 기도를 하고 싶은 사람은 부록에 있는 기도문을 선택해 바칩니다. 기도할 때 순교자들의 모범을 따라 희생을 바치는 것이 참된 후손의 도리라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 103위 순교성인과 함께하는 30일 묵상/ 박도식 엮음 / 바오로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