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신비한 도성
Maria de Jesus de Agreda
제 1 편 수태
제 1 서
그리스도와 모든 피조물 중에서 최고의 영예를 가지신
그리스도의 어머니를 하느님께서 처음부터 임명하신 일.
천사들과 인간 창조. 성스러운 계보, 원죄 없으신 잉태와 천상 모후의 탄생.
하느님 성전의 봉헌에 이르기까지의 모후의 생활.
제 1 장
하느님은 왜 마리아의 생애를 이 우리들의 시대에 계시하셨는가?
마리아의 거룩한 전 생애를 간단명료하게 요약하기 위해 3기로 나누겠습니다.
제 1기는 마리아 초년의 15년간으로 그 가장 순결한 잉태로부터 영원하신 말씀이 마리아의 동정의 태에서 인간의 몸으로 오시는 순간까지로 하느님께서 마리아에게 이 시기에 무엇을 하셨는가 하는 역사입니다.
제 2기는 인간의 몸으로 오신 신비, 우리들의 주 예수 그리스도의 전 생애, 수난 받으심, 돌아가심과 승천하심까지의 기간이며, 우리들의 모후가 아드님과 일치하신 생활과 아드님의 생애 중에 하신 그 모든 일의 역사입니다.
제 3기는 은총의 어머니가 혼자서 우리들의 구세주 그리스도가 안 계신 생활을 하신 시기이며 성모님께서 말씀을 이행하신 행복한 때, 그러니까 승천하심과 천상 모후의 관을 씌우심을 받으신 때까지의 역사입니다. 성모님은 천국에서 영원한 아버지의 딸로 아드님의 어머니로 그리고 성령의 정배로서 살아계십니다. 이 3기를 다시 8서로 나눈 이유는 집필하기 편리했고 또한 끊임없는 나의 사고의 대상이 되며 나의 의지와 주야로 하는 묵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입니다.
내가 이 하늘의 역사를 쓴 시기와 나의 부모, 몇 년 후의 프란치스코 코로넬 수사와 몇 년 후의 카타리나드 아라나 수녀가 하느님의 명령과 의지에 따라서 ‘무염시태의 맨발의 수녀회’를 우리 집에 창립한 것에 대해 얘기해 봅시다. 하느님의 명령은 특별한 환시와 계시에 의해 나의 어머니에게 말씀하셨고 수도회는 1619년 1월 13일, 발현하신지 8일째에 창립되었습니다.
어머니와 두 딸은 수도복을 입었고 나의 아버지는 프란치스코 수도회에 입회했습니다. 그곳에는 두 아들이 이미 수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수도복을 입고 수도생활을 하며 모범적으로 살아 성스러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어머니와 나는 ‘천상 모후의 정결례 축일’인 1620년 2월 2일 베일을 받았습니다. 수도원 창립 후 8년째, 내가 25살 때 서기 1627년 거룩한 뜻에 순종하여 나는 수녀원장이 되어 오늘날까지 과분하게도 원장자리에 있습니다. 원장이 되어 처음의 10년간, 나는 하느님과 천상의 여왕으로부터 모후의 거룩한 생애에 대해서 쓰도록 몇 번이나 명령을 받았습니다.
두려움과 의심 속에서 나는 끝까지 하늘의 이 명령을 계속 거부했습니다만, 1637년 처음으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끝낸 후에는 두려움과 고통에 짓눌려서 나의 상임 고해사제가 부재 시에 대리 고해사제에게 상담하고 이 역사 뿐 아니라 다른 많은 중대하고 신비한 것들에 대해서 쓴 전부를 태워 버렸습니다.
대리 고해 사제가 여성은 교회 내에서 문서 작성을 해서는 안 된다고 나에게 말했기 때문에 나는 이 대리 고해사제의 명령에 따랐습니다. 하지만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총장이나 상임 고해사제로부터 매우 무섭게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나는 다시 기록하기 위해 견책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과 천상 모후도 내가 순종하도록 반복해서 명령을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은혜로 내가 집필을 시작한 것은 1655년 12월 8일 ‘무염시태 축일’이었습니다. 나는 하느님께 고백했습니다(마태 11,25). 하느님 지극히 높으신 왕이시여 흠숭합니다. 이것의 심오한 신비를 안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가장 낮은 여종인 나에게 장엄한 계시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습니다.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난 것입니다.”(묵시 12,1). 거룩한 천사들은 말했습니다.
‘이 분은 성 요한이 묵시록에 쓴 복된 여인입니다. 구원의 대단한 신비가 이분 안에 보존되고 봉인되어 있습니다. 지극히 높으시고 강하신 하느님이 이 피조물에게 이 정도까지 은총을 주시기 때문에 우리 천사들은 경탄하고 있습니다. 이분의 특권에 대해서 묵상하고 흠숭하고 기록하세요. 당신에게 알맞은 방법으로 확실하게 계시하실 겁니다.’ 이 같은 엄청난 광경에 아무 말도 못하고 우러러 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내가 이제부터 쓰는 것은 이 세상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은 무리이겠죠. 어떤 때에는 너무나 예쁜 긴 사다리가 보였습니다. 그 주변에는 많은 천사들이 있고 사다리를 오르내리고 있었습니다.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야고보의 신비한 사다리이며 하느님의 집이요, 하늘 문이다(창세 28,17). 만일 네가 죄 없는 생활을 하고자 노력한다면 내 집에 오를 것이다.’
이 약속은 나의 희망을 깨우고 나의 의지를 태우며 나의 영혼을 매혹시켰습니다. 죄로 인해 무거운 짐을 지게 된 것을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습니다(욥 7,20).
그리고 나의 귀양살이가 끝나는 것을 바라며 내 사랑을 방해하는 그 어떤 것도 없는 곳에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기다렸습니다. 이 불안함 속에서 며칠인가 지내면서 내 생활을 바꾸기로 하고 다시 총 고해를 했습니다. 사다리의 환시는 쉬지 않고 계속 되었습니다만 설명은 없었습니다. 주님께 이 세상 모든 것에서부터 나 자신을 해방시키고 주님의 사랑을 위해서만 나의 자유의지를 사용할 것이라고 약속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내 의지의 어떠한 작은 부분이라도 어떠한 피조물에 대해서라도 관계를 갖지 않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보이는 것이나 오관(五官)에 느껴지는 모든 것을 버렸습니다. 이러한 감정과 감상에 젖어 수일이 지난 후, 하느님께서 사다리는 지극히 성스러운 동정녀의 생애와 모든 덕과 성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주님은 또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정배여, 너는 야곱의 계단을 오르고 천국의 문을 통과하여 나의 속성을 깨닫고 나의 신성에 대해 생각하고 마음을 다 하여라. 일어나 걷고 계단을 올라 내게로 오라. 계단과 그 옆에 있는 천사들은 성모 마리아의 수호자로서 시온성의 호위자, 보초로서 내가 임명한 것이다. 성모님을 바라보고 그 모든 덕에 대해서 생각하고 모방하여라.’ 나는 계단을 올랐고 주님의 위대하시고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경이로움을 본 것 같았습니다. 주님은 인간의 형상으로 최대의 성성(聖性)을 갖추고 전능하신 하느님의 능력에 의해 완덕을 이루셨습니다.
계단의 최상단에는 만군의 주와 모든 피조물의 여왕이 계셨습니다. 이러한 위대한 신비를 창조하신 주님께 영광의 노래를 바치고 찬양과 찬미를 다하며 이것들의 비밀을 기록하고 나 자신이 깨닫도록 주님께서는 바라셨습니다. 높으신 하느님은 모세(탈출 30,18)에게 전해준 것 같은 주님의 전능하신 능력으로 판위에 쓰신 율법을 나에게 주셨습니다. 그것을 잘 깨닫고 존중하게 하기 위함입니다.(시편 1,2).
성모님의 옆에서 순종하는 마음으로 그 도우심에 의해 성모님의 생애에 대해서 쓸 것을 약속하도록 하느님께서 나를 인도해 주셨습니다. 그것은 다음의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제 1은 피조물은 하느님에 대해서 당연히 깊은 존경을 표하고 주님이 겸손하셨던 것처럼 자기 자신을 낮추어야 할 것 그리고 보다 큰 은혜를 입으려면 보다 큰 두려움과 경외함, 주님만을 바라보며 겸손해야만 한다는 것을 언제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제 2는 우리를 구원하심을 자주 잊어버리나 우리의 의무를 기억할 것. 구원 사업에 있어서 신심 깊으신 성모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도와주셨는가를 배우고 생각할 것. 성모님이 하느님께 나타내신 사랑과 경의 그리고 우리가 위대한 성모님께 드리는 명예에 대해서 잘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제 3은 나의 영적 지도자와 이 세상에서의 나의 작음, 악함, 배은망덕함을 알아내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에 관하여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는 대답하셨습니다. ‘이 세상은 이 교리를 필요로 합니다. 사람들은 전능하신 주님에 대한 경외를 알려고도 하지 않고 태만합니다. 이 무지에 대한 주님의 정의는 사람들을 벌하시고 겸손해지도록 하실 것입니다.
인간들은 암흑 속에 있기 때문에 평안함과 광명을 어떻게 찾아야만 하는가를 모릅니다. 인간들이 꼭 가져야만 하는 경외와 두려움이 결여되어 있는 이상 당연한 운명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 책에 관한 주님과 성모님의 의향을 명료하게 하기 위해 하느님과 성모님은 그 외의 여러 가지 지시를 내려 주셨습니다.
성모님의 지극히 복되신 생애에 대해서 집필할 때 지시를 거부하면 나 자신에 대한 만행이 되고 애덕의 결여가 되는 것입니다. 집필을 연기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시기가 잦아들기까지 기다리신 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셨기 때문입니다. ‘나의 딸이여, 외아들을 세상에 보냈을 때 소수의 종을 제외하고 세상은 창조 이래 최악의 상태였다. 인간의 본성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암흑의 비참한 바닥으로 완전히 죄를 지을 때까지 떨어져 갔을 것이다. 그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인 나(요한 14,6)를 따라 자기 자신의 판단을 버리고 나와의 우정을 잃지 않도록 내 훈계를 잘 지킴에 따라 내 빛으로 밝게 비추인 내적 지도 그리고 내 종인 성직자들의 지도에 맡기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창조와 아담의 죄 때부터 모세의 율법 때까지 인간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며 여러 가지 오류와 죄 중에 떨어졌다(로마 5,13). 율법을 받고 난 후에도 사람들은 따르지 않고 죄에 죄를 지었다(요한 7,19). 이러한 삶의 방식을 계속하여 진리와 빛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고 완전한 망각의 땅에 도달해 버렸다. 부성애로 인하여 나는 인간들에게 영원한 구원과 인성(人性)의 고치기 힘든 약함을 치료하고 내 사업의 완성을 이루고자 했다.
나의 자비로 위대한 발현을 하기 좋은 시대를 선택하고 다시 한 번 커다란 은혜를 사람들에게 줄 것이다. 지금이 그 때이다. 인간들에게 내 분노의 정당한 원인을 가르치며, 인간들을 재판에 부치고, 유죄 판결을 내릴 좋은 기회이다. 이제 내가 분노를 나타내고 나의 정의와 공평함을 펼칠 것이다. 빨리 실현시키기 위해 나의 자비와 사랑이 넘치는 지금, 인간들에게 해결책을 줄 것이며 인간들이 이 은혜에 따르기를 바란다. 지금은 세상이 너무나도 불행한 길목에 와 있다. 말씀이 사람이 되어 오셨음에도 불구하고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들은 행복을 감사하지 않고 예사로이 여기고 있다. 거짓 생명이 시간의 끝을 향하여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악인들에게는 영원한 밤이 가까이 왔고 선인에게는 밤이 없는 낮이 오고 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들의 대다수는 무지와 죄의 암흑 속에 아주 깊이 가라앉아 가며 선인을 박해하고 하느님의 자녀들을 조롱하고 있다. 나의 거룩한 율법은 한 나라의 위정자들에게도 배척을 받는다.
정치는 하느님의 섭리에 반할 뿐 아니라 섭리를 증오하기 때문이다. 악인은 나의 자비를 받을 가치가 거의 없다. 이 운명적인 때, 의인들에게 나의 자비에 이르도록 문을 열 것이다. 마음의 눈을 가려버리는 어둠을 쫓아 버릴 빛을 의인들에게 줄 것이다. 나의 은총을 다시 받을 수 있도록 해결책을 줄 것이다.
행복할 것이다. 해결책을 찾는 자여.
행복할 것이다. 그 가치를 아는 자여.
행복할 것이다. 그 보물을 얻는 자여.
행복하고 현명할 것이다.
해결의 대단함과 비밀스러운 신비를 찾고 납득하는 자여.
죽을 수밖에 없는 생명을 영원하신 하느님께 드리는 것으로 생명의 회복을 이루신 성모님께서 중개하시는 것이 얼마만큼 위대한 것인가를 나는 죽을 수밖에 없는 유한의 인간들에게 알리려 한다.
저들의 배은망덕함을 역력히 보듯이 내가 이 순결한 피조물을 전능한 능력으로 만들어낸 불가사의 한 여러 가지 일들을 인간들이 보도록 할 것이다. 나의 빠른 결단에 의해 말씀의 어머니에 대해서 아직 알리지 않은 많은 것들을 알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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