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시

I. 복음 준비 12. “아들이 자기 어머니의 입술에 자기 자신의 지혜를 놓아두지 않았겠느냐?”

Skyblue fiat 2015. 12. 7. 23:20

I. 복음 준비


12. “아들이 자기 어머니의 입술에 자기 자신의 지혜를 놓아두지 않았겠느냐?”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내게는 벌써 트집의 명수들의 비판소리가 들려온다. ‘아직 세 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아이가 그렇게 말할 수가 있는가? 이것은 과장이다.’ 사람들은 내 어린 시절에 어른과 같은 행동을 하였다 하면서 나를 비범한 사람으로 취급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지능은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같은 나이에 같은 모양으로 오지 않는다. 교회가 책임지는 나이를 일곱 살로 정한 것은 이 나이에는 뒤떨어진 어린이까지도 적어도 기초적으로 선악을 구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훨씬 더 일찍 벌써 넉넉히 발달한 이성으로 구별하고 마음먹고 원할 수 있는 어린이들이 있다. 까다로운 박사들아, 이멜라 람베르띠니, 비떼르바의 로사, 넬리 오르간, 넨놀리나 같은 소녀들이 내 어머니가 그렇게 생각하고 말했으리라고 믿도록 하는 확실한 예를 보여 준다. 나는 이 세상에서 오랜 세월 동안 또는 짧은 세월 동안 어른들같이 이치를 따져 생각하고 나서 내 천국에 자리잡고 있는 수천 수만의 거룩한 어린이들 중에서 아무렇게나 이름 넷만을 들었을 뿐이다.


   이성 (理性)이란 무엇이냐? 하느님의 은혜이다.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원하시는 대로 주고자 하시는 사람에게 원하실 때에 주신다. 이성은 또한 우리를 하느님과 가장 비슷하게 하는 것 중에 하나이니, 지능과 이성을 가진 정신인 것이다. 이성과 지능은 지상낙원에 있던 인간에게 거저 주신 선물이었다. 그리고 첫째 조상 두 사람의 정신에 은총이 아직 완전하고 활동적인 채로 살아 있을 때에는 이성과 지능이 얼마나 활발했는지 모른다.
   예수 바르 시락의 책에 이런 말이 있다. ‘어떤 지혜든지 주 하느님에게서 오고, 그것은 모든 세기 이전에도 주 하느님과 같이 있었다.’ 그러니 만일 사람들이 하느님의 자녀로 남아 있었더라면 얼마나 많은 지혜를 차지하였겠느냐?
   너희들의 지능의 결함은 은총과 성실성에 있어서의 너희들의 타락의 자연적인 결과이다. 그리고 은총을 잃음으로써 너희들은 많은 세기 동안 지혜를 멀리하였다. 거대한 성운(星雲) 같은 물체 안에 숨는 별똥별과 같이 지혜가 이미 분명한 광택을 가지고 너희들에게 도달하지 않고 너희들의 의무 태만이 점점 더 짙어지게 하는 어두움을 통하여 온다.


   그러다가 그리스도가 와서 하느님의 사람의 최고의 선물인 은총을 너희들에게 돌려주었다. 그러나 너희들이 이 진주를 깨끗하고 순수하게 보존할 줄을 알았느냐? 아니다. 너희들은 그것을 개인적인 죄와 의지를 가지고 깨뜨리지 않는 때에도 끊임없이 범하는 덜 중한 죄와 과실과 악습에 젖은 애착과, 또 비록 칠죄종(七罪宗)과의 진짜 결합은 아니더라도 은총의 빛과 그 작용의 밝음을 약하게 하는 공감으로 그것을 더럽힌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첫째 조상들에게 주셨던 지능의 찬란한 광명을 흐리게 하는 것으로는 육체의 힘과 지적 기능에 해로운 작용을 한 많고 많은 세월의 타락이 있다.


   그러나 마리아는 순결한 여인, 하느님의 기쁨을 위하여 다시 창조된 새로운 하와일 뿐 아니라,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걸작인 초(超)하와였고, 은총이 가득한 여인이었고 하느님의 생각에 들어 있는 말씀의 어머니였다.
   ‘지혜의 근원은 말씀이다’라고 예수 바르 시락은 말한다. 그러니 아들이 자기 어머니의 입술에 자기 자신의 지혜를 놓아두지 않았겠느냐?


   지혜 자체인 말씀이 사람들에게 생각을 품게 하도록 말을 할 책임을 진 예언자의 입술이 빨갛게 단 숯으로 깨끗하게 되었으니,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아직 어린 아이이지만 말씀을 태중에 가지게 될 당신 정배에게 말의 정확성과 고결함을 주시지 않았겠느냐? 왜냐하면 어린 아이, 그 다음에는 여인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도 오히려 하느님의 큰 빛과 지혜 안에 융합된 천상의 인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적은 나중에 나에 의해서 그렇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리아에 의해서 어릴 때부터 나타난 뛰어난 지능에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안에 살고 계신 무한한 지능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마리아가 군중들의 경탄을 자아내지 않고 사탄의 주의를 끌지 않았다는 사실에 있다.


   성인들이 하느님에 대하여 가지는 ‘추억들’의 범주에 들어가는 이 문제에 대하여는 다시 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