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시

II 23. 시몬 베드로의 장모를 고쳐 주시다

Skyblue fiat 2019. 12. 6. 06:34

23. 시몬 베드로의 장모를 고쳐 주시다


베드로가 예수께 말씀드린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 제 집으로 가자고 청하고 싶습니다. 지난 안식일에는 감히 그 말씀을 드리지 못했습니다만… 선생님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베싸이다에 말이냐?”
“아니올시다. 여기…제 아내의 집, 그러니까 제 아내의 친정입니다.”
“베드로야, 왜 그렇게 해 주기를 바라느냐?”
“그야!…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제 장모님이 앓으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제 장모를 고쳐 주시면, 어쩌면…”
“말해봐라, 시몬아.”
“제가 말씀드리려고 한 것은… 선생님이 제 장모에게로 가까이 가시면, 장모님이 아마… 그렇습니다. 결국, 아시다시피 어떤 사람에 대한 말을 듣는 것하고, 그 사람을 직접 보고 그 사람의 말을 듣는 것하고는 다른 것이니까요. 그리고 나서 그 사람이 병을 고쳐 주면, 그 때에는…”
“그 때에는 원한이 가라앉는단 말이지.”
“아닙니다. 원한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이 고장 사람들의 의견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어서 제 장모는 …누구의 말을 옳다고 해야 할지를 모릅니다. 와주세요. 예수님.”
“그래 가자.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오늘 저녁에는 내가 네 집에서 말하겠다고 알려라.”
그들은 나즈막한 어떤 집에까지 간다. 베싸이다에 있는 베드로의 집보다도 더 낮고, 또 한층 더 호수 가까이에 있다. 집과 호수 사이에는 띠모양의 모래톱이 가로놓여 있다. 폭풍우 때에는 파도가 집의 벽 아래쪽까지 와서 부수어질 것 같다. 집은 낮지만 그 대신 매우 넓은 것으로 보아 많은 사람을 머무르게 하기 위함인 듯하다.
호수 쪽으로 집 앞에 펼쳐져 있는 정원에는 투박한 정자를 덮고 있는 늙고 마디가 많은 포도나무 한 그루와 호수에서 불어 오는 바람 때문에 온통 집쪽으로 기울어진 늙은 무화과나무 한 그루 밖에는 없다. 이 노관목의 벽을 스치고 흐트러져있는 잎들이 작은 집에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을 가리느라고 닫혀진 창틀을 덮친다.
이 무화과나무와 이 포도나무, 그리고 낮고 푸르스름한 낮은 틈을 둘러친 우물밖에 없다.
“선생님, 들어오십시오.”
여인들은 부엌에서 어떤 사람은 그물을 고치고 어떤 사람은 식사를 준비하느라고 바삐 움직인다. 그 여자들은 베드로에게 인사하고, 그 다음에는 부끄러워하며 예수 앞에 절을 한다. 그러면서 신기한 듯이 예수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이 집에 평화가 있기를 바랍니다. 병자는 어떻습니까?”
“맏며느리인 형님이 말씀하세요”하고 세 여자가 옷 귀퉁이로 손을 훔치고 있는 한 여인에게 말한다.
“열이 많습니다. 열이 대단히 많습니다. 의원에게 보였습니다만, 의원은 어머님이 너무 연세가 많아서 나으실 수가 없고, 이 병이 뼈에서 염통으로 옮아가서 열을 내게 되면, 특히 이만한 연세에 있는 사람이면 죽는다고 말했습니다. 어머님은 잡수시지를 못하십니다. …저는 어머님께 맛있는 음식을 해 드리려고 애를 씁니다. 지금도, 아시겠어요, 시몬? 어머님이 아주 좋아하시던 이 스프를 끓이고 있던 중입니다. 처남들이 잡아 온 고기들 중에서 제일 좋은 놈들을 골랐어요. 그렇지만 어머님이 스프를 잡수실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그리고 또…어머님은 흥분해 계셔요. 한탄을 하시고 우시고 불평을 하십니다….”


 “부인이 노인의 어머니가 되는 것처럼 참으시오. 그러면 하느님 앞에 공로가 될 것입니다. 어머니 곁으로 나를 데려다 주시오.”
“선생님… 선생님… 어머님이 선생님을 보려고 하실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도 보려고 하지 않으시거든요. ‘선생님을 모셔오겠습니다’하고 감히 말씀을 드리지 못하겠습니다.”
예수께서는 침착을 잃지 않으시고 미소를 지으신다. 그리고 베드로에게 몸을 돌리시고 말씀하신다. “시몬아, 네가 움직여야 하겠다. 너는 남자이고, 또 맏사위라고 했지. 가 보아라.”
베드로는 의미있는 듯이 얼굴을 한번 찡긋 하고는 순종한다. 그는 부엌을 건너질러 어떤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가 닫혀있는 문을 통하여 어떤 여자와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는 머리와 한손을 밖으로 내밀고 말한다. “선생님 오세요, 빨리요.” 그리고 겨우 알아들을 만하게 더 작은 목소리로 덧붙인다. “생각이 변하기 전에요.”
예수께서는 빨리 부엌을 건너질러 가셔서 문을 활짝 여시고, 문지방에 서시고는 부드럽고 장엄한 인사말을 하신다. “평화가 할머니와 같이 있기 바랍니다.” 그리고는 대답이 없는데도 들어가신다. 예수께서 한 작은 여자가 누워 있는 낮은 침상 곁으로 가신다. 그 여인은 흰머리가 아주 많고, 마르고, 얼굴이 시뻘겋게 될 정도로 심한 열 때문에 숨을 헐떡인다.
예수께서는 침대로 몸을 숙이시고 작은 노파에게 미소를 보내신다. “아프십니까?”
“난 죽을 것 같아요!”
“아닙니다. 안 돌아가십니다. 제가 할머니를 고쳐 드릴 수 있다고 믿으실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왜 그렇게 하겠어요? 나를 알지도 못하는데.”
“그렇게 해 달라고 청한 시몬 때문에도 그렇고… 또 할머니의 영혼에게 참 빛을 보고 사랑할 시간을 주기 위해, 할머니 때문에도 그러는 겁니다.”
“시몬요? 그 사람은 차라리… 도대체 시몬이 어떻게 내 생각을 했지요?”
“할머니가 생각하시는 것보다는 시몬이 더 착한 사람이니까 그렇습니다. 저는 시몬을 압니다. 그리고 그가 어떻다는 것도 압니다. 저는 시몬을 알기 때문에 그의 청을 들어주는 것이 기쁩니다.”
“그럼 나도 고쳐주시는 겁니까? 내가 이젠 죽지 않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할머니. 지금 당장은 돌아가지 않으십니다. 저를 믿으실 수 있습니까?”
“믿지요. 믿어요. 죽지만 않으면 됩니다.”
예수께서는 또 빙그레 웃으신다. 그리고 노인의 손을 잡으신다. 핏줄이 부풀어 오른 꺼칠꺼칠한 손이 예수의 젊은 손에 잡혀 보이지 않게 된다. 예수께서는 다시 몸을 일으키시고 기적을 행하시기 위하여 취하는 자세를 취하신다. 그리고 외치신다. “병이 나으시오, 명령이오! 일어나시오!” 그리고는 여자의 손을 놓으신다. 그 전에는 예수께서 그의 손을 잡았을 때 조심해서 잡으셨는데도 그 움직임으로 인하여 병자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나왔었는데, 손이 다시 내려지는데도 노인은 신음하지 않는다.
잠시동안 잠잠하다. 그러다가 노인이 큰 소리로 외친다. “아이고! 선조들의 하느님! 아니, 나 이제 아무렇지도 않아! 아니, 병이 나았단 말이야! 오너라들, 와!” 며느리들이 온다. “자 보란말이다!” 하고 노인이 말한다. “내가 몸을 움직이는데도 이젠 아프지 않고 열도 없단 말이다! 내가 얼마나 생기가 넘치는지 보란 말이다! 그리고 내 염통이 이젠 대장장이의 망치 같지 않단 말이다. 아! 이젠 죽지 않게 됐다!” 주님께 대한 말은 한 마디도 없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기분을 상하지 않으신다. 그리고 맏며느리에게 말씀하신다. “어머님이 일어나시게 옷을 입혀 드리시오. 일어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나오시려고 자리에서 물러나신다.
시몬은 자존심이 상하여 장모 쪽으로 몸을 돌리고 말한다. “선생님이 어머님을 고쳐 주셨는데, 선생님께 아무 말씀 안하십니까?”
“해야지! 그 생각을 못했었구만, 고맙습니다. 감사의 뜻으로 뭘 해드릴 수 있겠습니까?”
 “착한 사람이 되는 것, 아주 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영원하신 분이 할머니께 인자하셨으니까요. 그리고 귀찮지 않으시다면 오늘 할머니 집에서 쉬게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지난 주에 이 근처를 전부 돌아다녔고, 오늘 아침 새벽녘에 도착해서 지쳐 있습니다.”
“물론이죠, 물론이죠. 괜찮으시다면 더 머무르세요.” 그러나 그의 말에는 열의가 별로 없다.
예수께서는 베드로와 안드레아와 야고보와 요한과 같이 정원에 가서 앉으신다.
“선생님!…”
“왜 그러느냐, 베드로야?”
“송구스럽습니다.”
예수께서는 “내버려두라”고 하시려는 듯한 손짓을 하신다. 그런 다음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게 즉시 감사하지 않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나는 감사를 얻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영혼들에게 자기를 구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나는 내 임무를 다한다. 영혼들은 그들의 의무를 해야 한다.”
“아! 제 장모 같은 사람이 또 있었습니까? 어디입니까?”
“호기심이 많은 시몬이로구나! 나는 쓸 데 없는 호기심은 좋아하지 않지만, 너를 만족시켜 주고자 한다. 나자렛에서 있은 일이다. 사라의 엄마 생각이 나지? 우리가 나자렛에 도착했을 때 그 여자는 대단히 앓고 있었고, 어린 것이 울고 있다고 우리에게 알려왔다. 착하고 온순한 사라가 고아가 되지 않고, 또 훗날 전처의 자식이 되지 않게 하려고, 그 여인을 찾아갔다… 그 여자의 병을 고쳐주려는 것이었다…. 내가 아직 문지방에 발을 올려놓지도 않았는데, 그의 남편과 오빠 한 사람이 ‘가시오, 가요! 우리는 교회측과 말썽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아요.’ 하고 말하면서 나를 내쫓았다. 그 사람들과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눈에는 내가 벌써 반역자로 보이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그 여자를 고쳐 주었다. …아이들 때문에. 그리고 정원에 있는 사라를 쓰다듬어 주면서 말했다. ‘내가 어머니를 고쳐준다. 집에 들어가 봐라. 그리고 이젠 울음을 그쳐라.’ 여인은 같은 순간에 병이 나았고, 어린 딸이 엄마에게 그 말을 하고 아버지와 삼촌에게도 그 말을 하였다…. 그러나 상관없다.”
“저 같으면 그 여자를 다시 병이 들게 하겠습니다.”
“베드로야!” 예수께서 엄하게 말씀하신다. “너와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그렇게 가르쳤느냐? 내 말을 첫 번 들을 때부터 내 입술에서 무슨 말을 들었느냐? 참된 내 제자가 되기 위한 첫째 조건으로 무슨 말을 했느냐?”
“선생님, 맞습니다. 저는 바보같은 녀석입니다. 용서하십시오. 그렇지만… 누가 선생님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참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고! 베드로야, 너는 다른 무관심도 많이 볼 것이다. 깜짝 놀랄 일을 매우 많이 보게 될 것이다! ‘거룩하다’고 자칭하는 사람들이 세리같은 사람들은 업신여기지만 그런 사람들이 오히려 세상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될 터인데, 그런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사람들은 그 본보기를 따르지 않을 것이다. 이교도들이 가장 훌륭한 신자들 축에 끼는 것과 의지와 속죄의 힘으로 창녀들이 깨끗하게 되는 것과 죄인들이 행실을 고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거 보십시오, 선생님. 죄인이 회개하는것은…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창녀와 세리야!…”
“믿지 못하겠느냐?”
“저는 믿지 못하겠습니다.”
“시몬아, 너는 잘못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네 장모님이 우리에게 오고 계신다.”
“선생님… 제 식탁에 와서 앉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할머니. 하느님께서 갚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들은 부엌으로 들어가 식탁에 앉는다. 노인은 남자들에게 생선국과 구운 생선을 넉넉히 나누어 주며 시중을 든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하고 양해를 구한다. 그리고 늘 하는 습관을 버리지 않으려고 베드로에게 말한다. “자네 처남들은 자네가 베싸이다로 간 다음부터는 그들 뿐이라 일을 너무 많이 하네! 베싸이다로 간 것이 내 딸이 잘 살게 되는 데 소용이 됐다면 모르겠네. …하지만 자네가 자주 집을 비우고 고기잡이를 하지 않는다는걸 알고있네.”
“선생님을 따라 다닙니다. 선생님을 모시고 예루살렘에 갔었고, 또 안식일에는 선생님을 모시고 있었습니다. 방탕한 생활을 하느라고 시간을 허비하는게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돈을 못번단 말일세. 자네가 예언자의 하인 노릇을 하고 싶어하니, 다시 여기로 돌아와서 사는 것이 더 나을걸세. 적어도 불쌍한 내 딸은 자네가 성인인 체하고 있는 동안 친정에서 먹고 살 수는 있을 테니까 말일세.”
“어머님을 고쳐주신 선생님 앞에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이 부끄럽지 않으세요?”
“나는 선생님을 비난하는건 아닐세. 선생님은 선생님의 직업의 일을 하시는 걸세. 난 빈둥빈둥 놀기만 하는 자넬 비난하는 걸세. 자넨 절대로 예언자도 못되고 사제도 못될터이니까 말일세. 자네는 무식장이이고 어부이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야.”
“다행히 선생님이 여기 계시기 망정이지. 그렇잖으면…”
“시몬아, 네 장모님이 훌륭한 충고를 해 주셨다. 너는 여기서 고기잡이를 나갈 수 있다. 전에 가파르나움에서도 고기잡이를 했다면서. 지금도 다시 돌아올 수 있다.”
“그래서 다시 여기서 살라구요? 아니, 선생님은…”
“알았다, 베드로야. 네가 여기서 살면 호수에 있거나 나와 같이 있거나 할 것이다. 그러니까 네가 이 집에서 산다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 예수께서는 베드로의 어깨에 손을 얹어 놓으셨다. 그래서 예수의 침착함이 팔팔한 사도에게로 옮아가는 것 같다.
“선생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선생님은 늘 옳은 말씀을 하십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이 사람들은요?” 그러면서 협력자인 야고보와 요한을 가리킨다.
“이 사람들도 오면 안됩니까?”
“오! 우리 아버지와 특히 우리 어머니는 우리가 당신들하고 있는 것보다 선생님과 같이 있는 것을 알면 항상 더 기뻐하실 것입니다. 반대하지 않으실 겁니다.”
“어쩌면 제베대오도 올지 모르지요.”하고 베드로가 말한다.
“그건 틀림없는 일이야.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같이 올거야. 선생님, 저희들은 오겠습니다. 틀림없이 오겠습니다.”
나자렛의 예수님이 여기 있어요?” 하고 한 어린 아이가 문에 나타나면서 말한다.
“여기 계신다. 들어오너라.”
어린 아이가 앞으로 나아온다. 나는 그가 가파르나움에서 있었던 처음 환상 때에 본 어린이들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바로 예수의 발 앞에 엎디어서 하늘 나라의 꿀을 먹기 위해 …착한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한 그 어린아이이다.
“꼬마 친구, 이리 오너라.”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바라보기 때문에 좀 겁을 먹었던 어린 아이가 안심이 되어 예수께로 뛰어 온다. 선생님은 그를 안아 무릎에 앉히고 빵 한 조각에 당신 몫의 생선 한 입을 얹어 그에게 주신다.
예수님, 이거 예수님 거야. 오늘도 그 사람이 나보고 이렇게 말했어. ‘오늘은 안식일이다. 이걸 나자렛의 선생님에게 갖다드려라. 그리고 네 친구더러 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말해라’하고. 그 사람은 예수님이 내 친구인걸 알고 있어…” 어린 아이는 만족해서 웃으며 그가 받은 빵과 생선을 먹는다.
“잘한다, 꼬마 야고보! 그분에게 내 기도가 그분을 위해서 아버지께로 올라 간다고 말해라.”
“이거 거지들 줄 것입니까?”하고 베드로가 묻는다.
“그렇다.”
“늘 하는 그 헌금이군요, 보여주세요.”
예수께서 돈주머니를 베드로에게 건네주시니, 베드로는 돈을 쏟아서 헨다.
“언제나 똑같이 굉장한 액수로군요! 그런데 그분이 누굽니까? 야, 꼬마야, 그 사람이 누구냐?”
“난 그걸 말하면 안돼. 그러니까 말안할래.”
“굉장한 고집쟁이로구나! 자 착하지. 그러면 과일들을 주마.”
“말 안할거야. 아저씨가 욕을 하든, 쓰다듬어 주든.”
“베드로야, 야고보의 말이 옳다 야고보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가만 놔두어라.”
“선생님은 그분이 누군지 아십니까?”
예수께서는 대답을 하지 않으시고, 꼬마를 돌보시어, 다른 생선 조각 하나를 가시를 잘 발라서 그에게 주신다. 그러나 베드로가 끈질기게 묻는 바람에 대답을 하실 수밖에 없다.
“나는 다 안다, 시몬아.”
“그런데 저희는 알면 안됩니까?”
“너는 영 네 결점을 고치지 못할 것이다.” 예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면서 이렇게 나무라신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이신다. “너도 곧 알게 된다. 악은 항상 숨어 있고자 하지만 항상 그렇게 되지는 못한다. 그러나 공로가 되도록 비밀로 남아 있기를 원하는 선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람들이 알아내는 날이 온다. 하느님의 성질은 그분의 아들들 중의 한 사람에게서 빛나는 것이다. 하느님의 성질, 그것은 사랑이다. 이 사람이 이웃을 사랑하는 것을 보면 그것을 깨달은 것이다. 자, 야고보야, 가거라. 그리고 그분에게 내 축복을 전해 드려라.”
-환상은 여기서 끝난다.

그런 다음 예수께서는 나를 위하여 말씀하신다.
“네가 몹시 좋아하는 인사. ‘평화가 너와 함께 있기를’ 하는 내 인사말이다. 누구에게 대해서나 네 인사말을 이러해야한다. 내 대리자에 대해서도 내가 인사한 것처럼, 내가 인사하라고 가르쳐준 것처럼 인사하여라. 평화는 하느님 자신이 아니시냐? 우리가 사물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인정하는 평화를 찬미할 때에 하느님 자신을 찬미하는 것이 아니냐? 그러면 ‘평화가 너와 함께’라고 말하지, 당신과 함께라고 말하지 말아라. 내가 말하던 것과 같이 말이다. 그리고 어쩌다 네가 어떤 집에 들어가야 할 일이 생기면 ‘평화가 이 집에 있기를’하고 말하여라. 이 인사보다 더 광범위하고, 더 다정스럽고, 더 거룩하고, 내 추억을 더 불러일으키는 인사가 없다.
잘 있어라. 평화가 너와 함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