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나의 카타리나 ‘대화’ 네가 기억할지 모르지만, 그에게 “온유하고 흠 없으신 어린양이여, 당신이 죽으면서 옆구리를 찔리실 때, 당신의 심장까지 찔리고 터지도록 허락하신 까닭은 무엇입니까?”하고 물었을 때, 나의 ‘진리’가 너에게 보여준 것이 바로 이것이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까닭은 아주 많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 하나를 말해주마. 인류를 향한 내 열망은 무한하건만, 실제로 당하는 고통과 아픔은 유한하여 내가 지닌 사랑을 온전히 드러내 보일 수 없었다. 내 내밀한 가슴을 너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내가 유한한 고통으로 드러내 보일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피와 물을 함께 흘림으로써 네가 받은 거룩한 물의 세례가 내 피의 힘으로 이루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