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blue fiat 2025. 5. 8. 10:02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3권 공생활 둘째 해 1  p554~p561

 


224. 베텔 도착

1945. 7. 20.


사도단이 데리고 가는 동물에 변화가 있었다. 숫염소는 더 이상 거기 없고, 그 대신 양 한 마리와 어린양 두 마리가 있다. 젖이 퉁퉁 분 살찐 양과 개구쟁이들처럼 명랑한 어린양들이다. 새까만 숫염소보다는 덜 신기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을 기쁘게 만들어주는 작은 양떼이다.


“나는 우리가 마르지암을 행복한 작은 목동으로 만들어줄 작은 암염소 한 마리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너희에게 말했었다. 너희가 숫염소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어린 염소 대신 양들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도 베드로가 원했던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흰 양들이다.”


“물론입니다. 저는 제 뒤에 베엘제붑을 끌고 다니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베드로가 말한다.


“사실 그놈이 우리에게 온 이래로 얼마나 많은 불쾌한 사건들이 일어났었습니까. 그놈은 저희 뒤를 따라다니는 마력이었습니다.”
가리옷 사람이 화내며 확인한다.


“그렇다면 그것은 좋은 마력이었네. 실제로 우리가 무슨 나쁜 일을 당했나?”
요한이 차분하게 말한다.


그들 모두가 요한의 무분별함을 나무라며 소리 지른다.
“자네는 모딘에서 우리가 얼마나 조롱당했는지 보지 못했어?”


“그리고 자네는 내 동생이 떨어진 것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나? 그 애는 중상을 입을 수도 있었어. 만일 그 애의 다리가 부러졌거나 척추를 다쳤다면, 우리가 어떻게 거기서부터 그를 데리고 왔겠어?”


“그리고 자네는 어젯밤의 그 사건이 유쾌한 것이라고 생각하나?”


“나도 모두 보았고, 모든 것을 숙고했어. 그리고 나는 우리가 나쁜 일을 당하지 않은 것으로 인하여 주님을 찬미했어. 악이 우리를 향하여 왔지만, 여느 때처럼 도망쳤어. 그리고 사건들은 분명히 모딘에서도, 포도 재배자들에게도 선의 씨를 뿌리는 데 도움이 됐어.

포도 재배자들은 적어도 상처 입은 사람 한 명을 만나게 될 거라고 확신하고 왔었어. 그들은 사랑이 없었던 것에 대한 가책을 가지고 그것을 보상하고 싶어 했어. 간밤에 도둑들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났어. 그 도둑들이 우리를 전혀 해치지 않았고, 우리는, 즉 베드로는 염소 대신 양들을 얻었는데, 그것은 그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켜준 데 대한 선물이었어.
사실 우리는 지금 상인들과 여자들이 준 돈주머니들과 봉헌물로 인하여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돈을 많이 가지게 되었어. 더 중요한 건 그들 모두가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였다는 거야.”


“요한의 말이 옳아.”
열성당원과 유다 타대오가 말한다. 후자가 결론짓는다.


“모든 일이 미래에 대한 분명한 예지(foreknowledge)를 통하여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 내가 떨어져서 늦는 바람에 거기 머무르게 되어 마침 그 곳에 보석으로 치장한 여자들과 살진 양떼를 거느린 목자들과 돈을 잔뜩 가진 상인들, 그들 모두가 산적들에게는 굉장한 먹잇감인데, 우리가 그런 사람들과 우리가 동시에 있게 되다니! 예수 아우님, 진실을 말씀해주세요. 당신께서는 그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을 알고 계셨어요?”
유다 타대오가 예수께 묻는다.


“내가 여러 번 너희에게 말했는데, 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아버지께서 달리 안배하지 않으신다면 나는 장차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안다.”


“글쎄요, 그렇다면 당신께서는 왜 때때로 실수를 저지르십니까? 적의를 품은 바리사이들에게나 완전히 적대적인 도시에 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가리옷의 유다가 묻는다.


예수께서는 그를 응시하시다가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말씀하신다.
“그것들은 실수들이 아니라 내 사명의 필요들이다. 병자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고, 무식한 사람들에게는 선생이 필요하다. 병자들과 무식한 사람들은 때로 의사나 선생을 배척한다. 그러나 만일 그들이 착한 의사들이고, 착한 선생들이라면, 가는 것이 자신들의 의무이기 때문에 계속 자신들을 배척하는 사람들에게 간다. 그래서 나는 간다.


너희는 내가 가는 곳마다 모든 저항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나는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무에게도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사람들을 설득한다. 강제력(coercion)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만 사용되고, 하느님께 비춤을 받은 영혼이 그 강제력이 하느님께서 계신다는 것과 그분께서 가장 강하시다는 것을 확신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와 많은 사람들이 구원받아야 할 때만 사용된다.”


“어젯밤처럼 말이지요, 예?”
베드로가 묻는다.


“어젯밤에는 그 강도들이 우리가 깨어서 자기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 겁먹은 거야.”
가리옷 사람이 분명한 경멸감을 가지고 말한다.


“아니야, 그들은 말로 설득된 거야.”
토마스가 말한다.


“맞아! 그들은 그것을 꿈도 꾸지 못했을 거야! 그들은 말 몇 마디로 설득된 참으로 부드러운 영혼들이었어. 그것이 비록 예수님의 말씀이었다 해도 말이야! 나는 그들이 내가 우리 가족과 벳사이다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아둠밈의 협곡에서 공격당했을 때의 그 강도들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
필립보가 대답한다.


“선생님, 저에게 말씀해주십시오. 저는 어제부터 당신께 여쭙고 싶었습니다. 어떤 일이 발생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결국 당신의 말씀입니까, 아니면 당신의 의지입니까?”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묻는다.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시며 침묵하신다.


마태오가 대답한다.
“나는 그들의 마음의 냉혹함을 제압한 것은 그분의 의지라고 생각해. 그분께서는 그들의 마음을 거의 마비시켜서 그분께서 말씀하실 수 있게 하고 그들을 구원하시게 한 것이라고 생각해.”


“나도 그렇다고 생각해. 그렇기 때문에 그분께서는 혼자 거기 남아 계시며 숲을 바라보신 거야. 그분께서는 그분의 시선과 방어하지 않는 그분의 침착함과 그들에 대한 신뢰로 그들을 굴복시키셨어. 그분께서는 손에 지팡이 하나도 가지고 계시지 않았잖아!”
안드레아가 말한다.


“좋아. 이건 모두 우리가 하는 말이야. 우리의 생각이야. 나는 선생님께 답을 듣고 싶어.”
베드로가 말한다.


활발한 토론이 전개되는데, 예수께서는 거기 개입하지 않으신다. 몇 사람들은 예수께서 누구에게도 강제력을 사용하지 않으신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으므로 그 산적들에게도 강제력을 사용하지 않으셨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바르톨로메오가 말한 것이다. 반대로 가리옷 사람은 토마스의 완곡한 지지를 얻어 사람의 시선이 그렇게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믿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에 대하여 마태오가 대답한다.

“그것은 그 일을 할 수 있고, 훨씬 더한 것도 할 수 있어. 나는 그분께서 나에게 말씀하시기 전에 이미 그분의 시선으로 인하여 회개했어.”


각자가 자기 견해를 고집하기 때문에 서로 대립하는 의견들이 활발하게 교환된다. 요한은 예수처럼 말이 없다. 그는 자기의 미소를 숨기려고 고개를 숙인 채 미소 짓는다. 베드로는 동료들의 어떤 주장도 자기를 설득하지 못하므로 다시 논쟁을 시작한다. 그는 예수의 시선이 보통사람의 시선과 다르다고 생각하고 말하며, 그분께서 예수님, 즉 메시아시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 아니면 항상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를 알고 싶어 한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는데, 나뿐 아니라 흠 없는 거룩함, 순결, 믿음으로 하느님과 일치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고, 훨씬 더한 것도 할 수 있다. 어린이의 시선도 만일 그의 영혼이 하느님과 일치하고 있다면, 삼손처럼 흔들지 않고도 우상들의 신전을 무너뜨릴 수 있고, 야수들과 야수 같은 사람들을 온순하게 되라고 명령할 수 있고, 죽음을 물리치고 영혼의 병을 이길 수 있으며, 하느님과 일치하고 그분의 도구가 된 어린이의 말은 병을 고치고, 뱀의 독을 무해하게 만들고 모든 종류의 기적들을 행할 수 있다. 그의 안에서 행하시는 분이 하느님이시기 때문이다.”


“아! 저는 알아들었습니다!”

베드로가 말하면서 요한을 응시한다. 그 다음에 그는 자신과의 긴 내적 대화를 마치고 나서 큰 소리로 결론지으며 말한다.


“맞습니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그리고 하느님과 결합되신 사람이시기 때문에 그렇게 하실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과의 일치에 이르거나 이미 이른 사람에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저는 이해했습니다! 진짜로 저는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너는 그 일치의 열쇠가 무엇인지, 그 힘의 비밀이 무엇인지는 묻지 않겠느냐?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성공의 수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모두가 하느님과의 일치에 이르지는 못한다.”


“맞습니다! 사람을 하느님과 일치시키고 사물을 지배하는 힘의 열쇠는 어디 있습니까? 기도나 또는 비밀의 주문…”


“방금 전에 시몬의 유다는 우리가 겪은 모든 불쾌한 일들을 그 숫염소 탓으로 돌렸다. 짐승들과 관련된 마력이라는 것은 없다. 미신들을 물리쳐라. 그것 역시 우상숭배이고, 불행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리고 마법을 거는 주문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비밀의 말도 없다. 사랑만이 있을 뿐이다. 어제 저녁에 내가 말했듯이 사랑은 난폭한 자들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탐욕스러운 사람들을 만족시킨다. 사랑은 하느님이시다.


완전한 사랑을 통하여 너희 안에 하느님을 완전히 소유하고 있다면, 너희의 눈은 불이 되어 모든 우상을 불태우고 그 상들을 쓰러뜨릴 수 있게 되고, 너희의 말은 힘이 된다. 너희는 하느님께, 사랑께 저항할 수 없다. 오로지 마귀(the demon)만이 사랑에 저항할 수 있는데, 그는 완전한 증오(Hatred)이기 때문이다. 마귀와 함께 그의 자녀들도 사랑에 저항할 수 있다.


여타의 사람들, 즉 격정에 사로잡히기는 했으나 마귀에게 자신을 자발적으로 마귀에게 팔아넘기지는 않은 약한 사람들은 사랑에 저항할 수 없다. 그들의 종교가 무엇이든 그들이 어떤 믿음에도 무관심하다 해도, 그들의 영적인 천박함의 수준이 어떠하든 그들은 위대한 승리자인 사랑에 압도된다.
그런 경지에 빨리 이르도록 힘써라. 그러면 너희도 하느님의 아들들, 하느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을 하게 될 것이다.”


베드로는 요한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 알패오의 아들들, 야고보, 안드레아도 대화에 활발하게 참여한다.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말한다.
“좋습니다, 그럼 나의 주님, 제 아우에게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당신께서는 제 아우에 대하여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기적들을 행하는 어린이는 제 아우지요! 그렇습니까? 맞습니까?”


“그가 무엇을 했느냐? 그는 생명의 책 한 페이지를 넘겨 그것을 읽었고, 그래서 새로운 신비들을 알게 되었다. 그뿐이다. 그는 모든 장애물들을 살펴보고, 모든 어려움을 저울질해보고, 모든 이익을 계산하느라 지체하지 않았기 때문에 너희를 앞선 것이다.

그는 더 이상 땅을 보지 않는다. 그는 빛(the Light)을 보고, 그것을 향하여 간다. 멈추지 않고. 그를 그대로 내버려두어라. 더 큰 불꽃으로 타고 있는 영혼들은 자신들을 기쁘게 해주고 불사르는 열정에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 그들이 불타도록 내버려두어라. 그것은 극도의 기쁨이고, 극도의 수고(toil)이다.


하느님께서는 연약한 영혼들이 지속적으로 햇볕에 노출되면 그 맹렬한 열기로 타죽는다는 것을 아신다. 하느님께서는 야생화들에게 이슬을 주시는 것처럼 그 연약한 영혼들에게 침묵과 신비한 이슬을 주신다. 하느님께서 사랑의 선수(the athlete of love)에게 휴식을 주실 때는 너희도 그를 내버려두어라. 자기 학생들에게 휴식을 허락하는 운동가양성책임자를 너희도 본받아라.


너희도 요한이 이미 도달한 곳에 도달하게 되고 그 너머까지 가게 되면, 사랑에 사로잡히고 사랑의 도구가 된 영혼들이 느끼는 존중과 침묵과 그늘의 필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요한도, 너희도 모두 그 지점 너머까지 가게 될 테니 말이다.
너희는 이렇게 생각하지 마라. ‘나는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기쁘다. 요한은 바보다. 우리 이웃들의 영혼은 어린이들의 영혼처럼 신기한 것에 끌리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 너희가 그곳에 도달하게 된다면, 너희도 지금 요한이 가지고 있는 것처럼 침묵과 그늘에 대한 똑같은 갈망을 가지게 될 것이다.


내가 더 이상 너희와 함께 있지 않게 되었을 때 너희는 회개나 거룩함의 정도를 판단함에 있어 항상 겸손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은 기억해라. 만일 어떤 사람이 여전히 교만하다면, 그가 회개했다고 믿지 마라. 심지어 ‘성인’이라고 불리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가 여전히 교만하다면, 너희는 그가 성인이 아니라고 확신해도 된다. 그가 돌팔이 의사처럼 위선적으로 성인놀음을 하고 기적을 행하는 체 할 수 있겠지만, 그는 성인이 아니다. 그의 겉모습은 위선이고, 그의 이적들은 악마주의이다. 너희는 알아들었느냐?”


“예, 선생님…”


그들 모두가 침묵하며 생각에 잠긴다. 그러나 그들의 입술이 닫혀 있다 해도, 나는 그들의 얼굴 표정에서 그들의 생각을 짐작할 수 있다. 알고 싶어 하는 깊은 욕망이 에테르처럼 그들에게서 풍겨 나와 그들의 주위에서 감돌고 있다.

열성당원이 그들의 주의를 딴 데로 돌려보려고 애쓴다. 그는 동료들에게 개별적으로 말할 시간을 얻어서 그들에게 입을 다물고 있으라고 조언한다. 나는 열성당원이 사도들의 무리 가운데서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가 선생님을 그토록 잘 이해한다는 것 외에도, 그는 그의 동료들의 조정자, 조언자, 중재자이다. 그가 말한다.


“우리는 이미 요안나의 땅에 들어와 있네. 저 작은 계곡에 있는 마을이 베텔이고, 저 꼭대기에 있는 큰 건물이 요안나가 태어난 성이야. 자네들은 공기 중의 이 향기를 맡을 수 있나? 그건 아침 햇살에 향기를 풍기기 시작하는 장미원에서 나는 향기야. 저녁때는 장미원에서 강한 향기가 풍겨나지. 그러나 이런 신선한 아침에 벌어지는 꽃잎들 위에 마치 수백만 개의 금강석처럼 반짝이는 이슬이 뒤덮여 있는 광경을 보는 건 참으로 아름다워. 해가 질 때 사람들은 만개한 꽃들을 전부 따낸다네.


이리들 오게. 나는 둔덕 위에 올라가 저쪽 사면의 비탈로 폭포처럼 넘쳐흐르는 장미원의 전경을 보여주고 싶네. 이 꽃의 폭포가 물결치면서 다른 두 개의 언덕으로 다시 올라간다네. 이건 원형 경기장, 꽃들의 호수야. 여기는 정말 놀라운 곳이야! 길이 더 가팔라지지만, 올라갈 만한 가치가 있어. 저 지점에서는 이 낙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으니까. 우리는 금방 성에 도착할 거야.


요안나는 거기서 완전한 자유를 누리면서 살고 있어. 그 많은 재산의 유일한 관리자인 그녀의 농부들과 함께. 그 농부들은 이 계곡을 아름다움과 평화의 낙원으로 바꾸어놓은 여주인을 몹시 사랑하여 그들은 헤로데의 모든 친위대원들보다 훨씬 나을 정도야. 자, 보십시오, 선생님. 내 친구들, 보게나.”


그는 장미꽃으로 뒤덮인 반원형의 언덕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바람과 너무 뜨거운 햇살과 폭풍우를 막아주는 키 큰 나무들 아래 어느 쪽을 바라보든 눈에 보이는 것은 온통 장미나무들뿐이다. 베일과 유사하지만 위압적이지는 않은 이 가벼운 지붕 아래에도 햇빛이 비치고, 바람도 통한다. 이 방풍림은 정원사들에 의하여 잘 관리되고 있다.


이곳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미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온갖 종류의 장미나무 수천, 수만 그루가 여기 있다. 아주 작은 장미나무, 키가 작은 나무, 키가 큰 나무, 키가 매우 큰 나무들도 있다. 나무들 밑이나 푸른 풀밭 위에 꽃으로 수놓은 방석처럼 군식된 것들도 있고, 오솔길의 산울타리로 심겨지기도 하고, 개울의 제방을 따라 언덕들까지 포함하여 동산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관개용수를 저장하는 못 주위에 둥그렇게 울타리를 이루기도 하고, 나무줄기를 휘감고 올라가거나 나무들 사이로 뻗어나가 꽃 줄 장식과 화환을 이루기도 한다.


이것은 참으로 꿈의 동산이다. 모든 크기와 색깔이 어우러져 있는데, 핏빛처럼 붉은 장미 가까이에 차 빛 장미들의 상아색이 어우러져 있기도 하다. 어린아이의 뺨처럼 윤곽선을 따라 분홍빛이 점점이 박힌 흰색의 진짜 장미들은 빛깔은 물론 그 수에 있어서도 여왕들처럼 군림하고 있다.
그들 모두가 그 장관에 압도된다.


“그런데 요안나는 이 모든 것으로 무엇을 하는 건가?”
필립보가 묻는다.
“그녀는 이것을 즐겨.”
토마스가 대답한다.


“아니야. 그녀는 꽃에서 향유를 뽑아내 꽃 가꾸는 수백 명의 하인들과 향유를 압착하는 정원사들에게 일거리를 주기도 해. 로마인들은 그 향유를 다용도로 활용하지. 요나탄은 지난번 수확의 결산서를 나에게 보여주며 말했어. 그런데 저기 알패오의 마리아 아주머니가 아이와 함께 있구먼. 그들은 우리를 보았어. 그래서 그들은 다른 사람들을 부르고 있어.”

 

과연 요안나와 두 마리아가 오는데, 마르지암이 그들보다 앞서 포옹하기 위하여 팔을 벌린 채 뛰어내려온다. 여자들 역시 빨리 도착하여 예수 앞에 엎드린다.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 내 어머니께서는 어디 계십니까?”


“선생님, 그분께서는 장미원에 엘리자와 함께 계십니다. 오! 그녀는 확실히 병이 나았습니다. 그녀는 세상에 직면할 수 있고, 당신을 따를 수 있습니다. 이 일에 저를 써주신 것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요안나야, 내가 고맙다. 너희는 유다에 오는 것이 유익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르지암아, 여기 네 선물이 있다. 이 아름다운 꼭두각시와 이 아름다운 양들. 너는 이것들이 네 마음에 드니?”


소년이 기쁨으로 숨을 헐떡인다. 예수께서 아이에게 꼭두각시를 꺼내주시려고 몸을 숙이시자 아이가 그분에게 기대는데, 예수께서는 아이의 얼굴을 보시려고 그 자세 그대로 계신다. 그러자 아이가 예수의 목을 껴안으며 극도의 애정을 가지고 그분께 입 맞춘다.


“그럼 너는 양들처럼 온유해지고, 나중에는 예수를 믿는 사람들의 착한 목자가 되는 거다. 그렇지?”


마르지암은 기쁨으로 눈을 반짝이며 목 멘 소리로 말한다.
“예”


“이제 너는 베드로에게 가거라. 나는 내 어머니께로 가겠다. 저기 장미나무로 된 울타리를 따라 뛰어오시는 그분의 베일이 보인다.”


그리하여 그분께서는 마리아께로 달려가시어 오솔길이 구부러지는 곳에서 그분을 품에 안으신다. 첫 번째 입맞춤이 끝난 다음 마리아께서는 여전히 가쁜 숨을 몰아쉬며 설명하신다.


“엘리자가 나를 따라온다. 나는 너에게 입 맞추려고 뛰어왔다. 내가 너에게 입 맞추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 그렇지만 나는 그녀가 보는 앞에서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는 많이 변했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은 자기에게는 지금 영원히 거절된 다른 사람들의 기쁨 앞에서 여전히 고통을 느낀다. 저기 그녀가 오고 있다.”


엘리자는 마지막 몇 미터를 급히 걸어와서 예수의 옷에 입 맞추려고 무릎 꿇는다. 지금 그녀는 벳 추르의 비극의 여인이 아니라, 얼굴에 고통의 흔적이 남아 있는 근엄한 늙은 여인일 뿐이다.

“나의 선생님, 제가 잃었던 것을 돌려주셨으니 당신께서는 이제와 영원히 찬미 받으십시오.”

 

“엘리자, 당신에게 더 큰 평화가 있기를. 여기서 당신을 만나니 나는 기쁩니다. 일어나시오.”
“저도 기쁩니다. 주님, 나는 당신께 말씀드릴 것과 청할 것들을 아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여기 며칠 동안 머무를 예정이니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이리 오세요. 나는 내 제자들을 당신에게 소개하겠습니다.”


“오! 그럼 당신께서는 제가 당신께 말씀드리기를 원했던 것을 이미 아셨네요? 제가 당신의 것인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당신의 것인 새로운 가족을 가지고, 당신의 것인 새로운 아들들을 가지기를 원한다는 것을요. 당신께서 벳 추르의 제 집에서 나오미에 대하여 저에게 말씀하셨던 것처럼요.

주님, 저는 당신의 은총으로 새로운 나오미(나오미는 ‘나의 기쁨’이라는 뜻이다.)가 되었습니다. 당신께서는 그것으로 인하여 찬미 받으십시오. 저는 더 이상 슬픈 여자도 아니고, 석녀도 아닙니다. 저는 여전히 어머니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마리아가 저에게 허락해준다면, 저는 당신의 가르침을 따르는 아들들의 어머니가 되는 것 외에도 당신의 어머니도 되겠습니다.”

 

“예, 당신은 그렇게 되실 겁니다. 마리아께서는 질투하지 않으실 것이고, 당신이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것을 후회하지 않을 만큼 나는 당신을 아주 많이 사랑하겠습니다. 이제는 자기들이 당신을 형제들로서 사랑한다는 말을 당신에게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갑시다.”

예수께서는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를 그녀의 새 가족에게로 인도하신다.
오순절을 기다리는 동안의 여행이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