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제1장/ 2. 예언자는 자신의 고향에서 존경을 받지 못한다 (요한 4, 44)

Skyblue fiat 2021. 3. 9. 04:41

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신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1 장 나자렛을 떠나서

 

2. 예언자는 자신의 고향에서 존경을 받지 못한다 (요한 4, 44)

 

 

 

예수께서는 후에 다섯 명의 제자와 나자렛으로 가셨다. 다섯 개의 성문이 있었다. 그 도시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산이 하나 있었는데 그 건너편에는 가파른 낭떠러지가 있었다. 종종 사람들이 그곳에서 추락하였는데, 사람들은 그 후 한 번은 예수님을 거기서 밀어 떨어뜨리려고 했다. 이 산기슭에는 몇 채의 오두막집이 있었다. 예수께서는 다섯 제자에게 각각 묵을 곳을 찾으라고 명하신 후 당신도 스스로 주무실 곳을 구하였다. 그들은 발을 씻을 물과 한 조각의 빵과 잠자리를 얻었다.

 

나자렛 어귀에서 예수님과 다섯 제자를 방문한 사람들은 에세네파 사람들과 성가정의 친구들이었다. 그들은 여기서 천장이 둥근 낡은 집에 살고 있었는데 담은 부서져 있었고, 남자들과 몇몇 여자들은 이혼을 했거나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작은 마당을 가지고 있었고, 길고 흰 옷과 부인용 망토를 걸치고 있었다. 그들은 헤로데의 성 부근에 있는 즈불룬 계곡에서 살고 있었지만, 성가정과 우애가 돈독해짐에 따라 이곳으로 이주해 왔다.

 

예수님을 찾아왔던 사람 중에는 엘리웃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수염이 길었으며 존경받는 노인이었다. 그의 부인은 세상을 떠났고 그의 딸이 대신 아버지를 보살피고 있었다. 그는 즈가리야의 조카였다. 이들은 이곳에서 아주 조용히 살면서 나자렛의 회당을 찾아갔으며 성가정을 정성껏 따랐다. 그들은 성가정이 이사한 뒤에도 여전히 성모 마리아의 집이 보존되어 있는 것을 보고 안도하였다.

 

아침에 다섯 명의 젊은이가 나자렛으로 향했다. 그리고 친척 친지들을 만나고 학교도 방문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엘리웃과 함께 남아 계셨다. 예수께서는 그와 함께 기도하셨고, 그를 깊이 신뢰하시며 이야기를 나누셨다. 이 단순하고 경건한 노인에게 많은 신비가 드러나게 되었다.5)

 

아침에 나는 동정 성모 마리아와 글레오파의 마리아가 예수께 가는 것을 보았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에게 손을 내미셨다. 성모 마리아께 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태도는 애정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매우 진지하고 차분하셨다. 성모 마리아는 걱정 끝에 예수께서 나자렛으로 가시는 것을 말리셨다. 나자렛 사람들은 대단히 분노하고 있었다. 이날 예수께서는 성모 마리아와 더욱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셨다. 성모께서는 두세 번 더 예수께로 오셨다. 예수께서는, 과월절까지 네 번 예루살렘에 가게 될 것이며, 마지막에는 성모 마리아께서 지극한 슬픔을 겪으실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예수께서 엘리웃과 하루 종일 깊은 신뢰감 속에서 대화를 나누고 계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엘리웃은 자주 여러 가지 두루마리 문서들을 읽었고 예수께서는 그에게 예언자의 직분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엘리웃은 예수께 왜 좀더 일찍 오시지 않았느냐고 여쭈었다. 예수께서는 당신이 원죄 없이 잉태된 여인으로부터 태어나셨으며 선조 아담과 하와 이후로 안나6)와 요아킴만큼 정결한 부부는 없었다고 말씀하셨다.

 

엘리웃은 항상 단순하고 정직하게 질문했지만 모든 것을 그리스도의 사도들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모든 것을 영혼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는 알지 못했다. 그는 예수께 주의 나라가 어디에 존재할 것인지, 즉 예루살렘인지 예리고인지 아니면 엔게디인지를 물었다. 예수께서는 그곳이 어디든지 모두 당신의 나라라고 대답하셨다. 그분은 결코 외형적인 왕국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하셨다.

 

이 에세네파 사람들이 살았던 산기슭과 이어지는 산등성이에서 가장 놓은 곳에 나자렛이 있었는데, 골짜기 때문에 그곳은 도시와 분리되어 있었다. 성모 마리아의 집은 언덕의 앞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집의 일부는 언덕에 이어져서 아치형 천장 모양을 이루고 있었다.

 

저녁 무렵에 예수께서는 엘리웃의 집을 나와 나자렛을 향해 가셨다. 그런데 요셉의 집이 있었던 도시의 성벽 앞에는 요셉과 친했던 선량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의 아들들은 예수의 어린 시절의 동무들이었다. 엘리웃은 그 사람들에게 예수를 모시고 갔다. 그들은 예수께 방금 만든 약간의 빵과 음료를 대접했다. 나자렛의 물맛은 특히 좋았다. 나는 예수께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땅바닥에 앉아 계신 모습과 요한의 세례를 받도록 권고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예수께서는 엘리웃과 함께 세례에 관련된 당신의 도정(道程)에 대해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많은 사람들을 모이게 하시고는 오브라의 광야로 그들을 인도하셨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라자로와 이야기하시기 위해 홀로 베다니아를 거쳐가는 길을 택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

 

나자렛에는 몇몇 부유한 가정이 있었는데 그들 중 어떤 집안의 세 아들은 소년 시절에 예수와 친교를 가졌던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교양과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그들의 부모는 예수께서 가르치시는 것을 들었고 그분의 지혜로움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들들에게 그 지혜를 듣게 하기 위해, 돈을 주어 예수와 함께 여행을 하면서 지식을 얻게 하고자 했다. 이 선량한 아들들은 예수께 그들의 가정 교사가 되어 주시기를 청하였다.

 

스무 살 가량 된 이 젊은이들은 예수와 이야기하기를 원했지만, 예수께서는 아홉 명의 제자가 그분의 주위에 있게 될 때까지는 그들과 대화하시기를 원치 않으셨다. 그것이 그들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예수께서는 그들과의 대화에 증인이 있게 하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매우 겸손하게 그들과 부모들의 소망을 이야기했다. 그들은 진심으로 예수께서 자신들을 제자로 받아 주시기를 원하며 자신들의 부모님은 예수께 돈을 드릴 것이라고 했다. 그들은 예수께서 가시는 길에 동행하고, 예수께서 하시는 일을 헌신적으로 도와 드리기를 원했다.

 

예수께서는 거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시는 것 같았다. 한 편으로는 그들을 위해서였고, 다른 한 편으로는 당신의 제자들을 위해서였다. 예수께서는 그들이 이해 못하는 거절의 이유를 들려주셔야 했기 때문이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사람은 자신이 지출한 댓가로 유용한 결과를 얻기를 원한다. 그러나 나의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은 세속적인 욕심을 다 버려야 한다. 또한 나를 따르고자 하는 사람은 부모와 친구를 떠나야 한다. 나의 사도들은 구혼하거나 결혼해서는 안 된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매우 어려운 요점들을 설명하셨다. 그들은 매우 낙심했고 결혼한 몇몇 에세네파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예수께서는 젊은이들에게 그들은 자신의 율법에 따라 잘 행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예수의 가르침은 모든 준비된 일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보내시며 그들이 잘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예수의 말씀을 듣고 제자들은 놀랐다. 그분의 가르침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에 몹시 낙심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나자렛을 떠나 그들과 함께 엘리웃의 집으로 향하셨다. 그리고 도중에 결코 낙심하지 말라고 격려하셨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것을 말씀하신 근본적 이유는 무척 심오한 것이었을 게다. 그들은 결코 이후에도 예수를 따를 수 없었으리라. 그들은 편안히 예수를 따르고 싶었고 근심 없이 지내길 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엘리웃의 집에 갔다. 나는 예수께서 다시 엘리웃의 집에 가셨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나자렛에서는 많은 소문과 큰 소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예수께서 정착하지 않으시는 것에 대해 화가 났다. 그들은 예수께서 여행 중에 모든 것을 터득하셨다고 생각했다. “그는 사실 대단히 영적으로 충만된 놀라운 인물이긴 했지. 그러나 한 목수의 아들로서는 지나치게 오만했다고 여겨지는군.”

 

그 세 아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그 부모들은 예수께서 말씀하신 것들에 대해 언짢게 받아들였고 아들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예수에 관한 모든 것을 나쁘게 이야기했다.


예수께서는 엘리웃의 집에서 다시 가르치셨다. 가르침을 들으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에세네파 사람들이거나 몇몇 이방인들이었다.

 

나자렛의 세 젊은이는 이곳에 또 찾아와서 다시 한 번 받아주시기를 간청했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돌려보내셨고 그들이 거절의 이유를 이해 못하는 것을 마음 아프게 여기셨다. 그리고 나서 예수께서는 당신의 말씀에 따라 떠나서 요한에게 가려 하는 아홉명의 제자와 이야기하셨다. 예수께서는 거절당한 사람들과 무엇인가를 얻으려는 이들에 관해서도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들은 사랑으로 모든 것을 주라는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만일 그들 곧 그 제자들이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면 그로 인해 얻게 될 것이다. 예수께서는 세례에 대해 대단히 아름답고 심오하게 설명해 주셨으며 그들이 가파르나움을 지나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성모 마리아께 당신이 세례를 받으러 갈 것이며, 요한, 베드로, 안드레아 등의 제자들과 요한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파견한 제자들은 가파르나움에 도착했다. 그들은 성모 마리아와 함께 이야기했고, 두 사람은 베싸이다로 가서 베드로와 안드레아를 데리고 왔다. 동생 야고보와 시몬, 타대오, 요한 그리고 형 야고보도 거기 함께 있었다. 제자들은 예수의 관용, 온유 그리고 지혜에 대해 이야기했고, 다른 이들은 요한의 고귀한 계시와 그의 강건한 삶과 가르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한 그것은 예언서나 율법의 어떤 해석자로부터도 들어 보지 못한 것이었다. 요한은, 그의 부모가 이전에 나자렛 가까이에 살았고 예수를 친자식처럼 사랑해서, 예수를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례자에 대해 열렬하게 이야기했다.

 

나는 앞서 말한 여섯 명을 따라온 아홉 명의 젊은이를 티베리아로 가는 길에서 보았는데 그들은 그곳에서부터 황야를 지나 요한이 있는 예리고를 향해 갔다.

 

 

 

 

나는 예수께서 구르의 숙소에서 혼자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이 구르는 마게도라는 도시에서 그리고 같은 이름을 가진 들판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나는 이 들판에서 세계의 종말이 도래할 무럽 예수를 반대하는 무리들과의 전쟁이 일어날 것을 벌써 오래전에 알고 있었다.

 

예수께서는 날이 새자 일어나셔서 이부자리를 말고, 준비를 하시고 침상 위에 돈을 얹어 놓고 길을 떠나셨다. 나는 예수께서 여러 장소와 마을을 좁은 길로 돌아가시는 것을 보았다. 그분은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으셨고 숙박도 하지 않으셨으며, 사마리아의 그리짐 산 근처로 지나가셨다. 예수께서는 남쪽으로 가고 계셨다. 나는 예수께서 장과(漿果)와 몇 가지 과일들을 잡수시는 것을 여러 곳에서 보았고 손을 오무리거나 오목하게 파인 나뭇잎으로 물을 떠 마시는 모습을 보았다. 예수께서는 베다니아 쪽으로 가셨으며 다시 6마일을 더 걸으신 후, 산으로 들어가셨다.

 

예수께서는 저녁 무렵 기아에 도착하신 후 원기를 회복하시고자 어떤 집에 들어가셨다. 곧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둘러쌌다. 예수께서 갈릴래아에서 오셨기 때문에, 그들은 나자렛의 선생에 대해서 그리고 요한의 세례가 어떤지를 물었다. 언제나처럼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회개하고 세례를 받으라고 권고하셨다. 그리고 나자렛의 예언자와 메시아에 대해 말씀하셨다. 메시아는 그들 가운데 나타날 것이나, 그들은 알아보지 못하고, 그를 쫓고 그에게 옳지 못한 일을 행할 것이라고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때가 찼으며, 그는 화려하거나 당당하게 나타나지 않고, 가난한 모습으로 소박한 사람들 가운데로 다닌다고 하셨다.

 

사람들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예수를 좋은 분으로 생각하고 그분에 대해 경외심을 가지게 되었다. 예수께서는 이곳에서 약 두 시간 동안 조용히 휴식을 취하신 뒤에 떠나셨고, 그들은 예수를 전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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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에메릭의 환영 중에 매우 관심을 끄는 것 중에는 에세네파 사람들에 대한 것이었다. 그중에서 무엇보다도 다음과 같은 것을 읽을 수 있다. 경건한 사람들의 이 모임은 모세와 아론의 시대에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계약의 궤(Bundeslade)를 모시고 다니던 사제들에게서 그 연원을 두고 있다. 이사야나 예레미야 시대에 그들은 엄격한 규율을 만들었다. 초기에는 적은 사람들이 모였으나, 후에 그들의 공동체는 매우 커지게 되었다. 그들은 특히 엘리야가 살았던 호렙 산과 가르멜 산에 집합하였다. 상당히 훗날에야 비로소 그들은 요르단 강가에 정착하였다. 성 안나의 선조들은 결혼한 에세네파 사람들의 일부를 이루었다. 에세네파 사람들은 성전에서 피의 희생 제물 대신 단지 선물만을 봉헌하였다. 그들은 예루살렘에서는 떨어진 주택 지역에 거주했고 성전에서는 별도의 직분을 가졌다. 그들의 모든 기도는 동정 성모 마리아, 구세주의 어머니이신 그분의 선구적 성가정과 그분을 따르는 자손들로부터 연유되고 경건하신 천주의 모친의 간청으로 얻어지는 대상에 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정 성모 마리아의 생애>, 4면부터 참조).

 

6) 에메릭은 그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안나가 다섯 살 되던 해에 마리아처럼 성전에 보내졌다. 그녀는 그곳에서 12년 동안 머물렀다. 그다음 그녀는 선조들의 모범을 따르고자 에세네파 사람들에게서 조언을 구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요아킴과 결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동정 성모 마리아의 생애>, 19,21면).

 

 

 

출처

CatholicOne (word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