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7일- 5월 중 매일 천상 여왕님께 바치는 기도
5월 중 매일 천상 여왕님께 바치는 기도
원죄 없는 여왕이신 천상 어머니,
어머니께 바쳐진 이 달에
아기처럼 어머니 무릎 위에 올라와서
저 자신을 어머니 팔에 맡기며 뜨거운 갈망으로 청하오니,
저에게 '하느님 뜻의 나라'에서 사는
더없이 큰 은총을 허락해 주소서.
거룩하신 엄마,
하느님 뜻의 나라의 여왕이신 엄마께서
하느님 뜻의 나라 안에 저를 받아들이시어
엄마의 아기로 살게 하시고,
엄마의 자녀들이 다시는 떠나지 않고
이 나라에서 함께 살게 하소서.
지고하신 여왕님, 여왕님께 저 자신을 맡기오니
하느님 뜻의 나라 안으로 제 발길을 이끄소서.
여왕님의 모성적인 손에 매달리는 저의 온 존재를 이끄시어
하느님의 뜻 안에서 영원히 살게 하소서.
여왕님께서는 또한 저의 엄마가 되어 주시어,
제 엄마이신 당신께 맡기는 제 뜻을
하느님의 뜻으로 바꾸어 주소서. 그리하여
제가 결코 그 나라 밖으로 나갈 수 없게 하소서.
그러므로 청하오니, 저를 비추어 주시어,
'하느님 뜻'이 의미하는 바를 깨닫게 하소서.
(성모송)
<이 달에 바칠 작은 희생>
아침과 낮과 저녁에, 그러니까 하루 세 번, 네 천상 엄마의 무릎에 올라 앉아 이렇게 말하여라 :
"엄마, 사랑합니다. 엄마도 저를 사랑하시니
제 영혼에 하느님 뜻을 한 모금 주십시오.
그리고 엄마의 축복도 주시어,
제가 무슨 일을 하든지
엄마의 모성적인 눈길 아래에서 하게 해 주십시오."
동정마리아
제7일
왕홀을 가진 하느님 뜻의 나라의 천상 여왕.
성삼위 하느님께서 여왕을 비서로 삼으시다.
하느님의 비서이신 어머니께 바치는 기도
1 여왕이신 엄마, 제가 여기 엄마의 발치에 꿇어 엎드려 있습니다. 그리고 천상 엄마 없이는 살 수 없는 아기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당신께서 오늘은 영광스러운 왕홀을 쥐시고 왕관을 쓰신 모습으로 오셨지만, 제게는 언제나 엄마이십니다. 그래서 저는 두려워 떨면서도 엄마의 팔 안에 몸을 던집니다.
저의 악한 뜻이 이 가련한 영혼에 끼친 상처들을 엄마가 치유해주시게 하려는 것입니다.
2 존귀하신 엄마, 들어 보십시오.
엄마가 기적적인 놀라운 일을 하지 않으시면, 즉, 엄마의 왕홀로 저를 인도하시며 제 뜻이 살아나지 않도록 저의 모든 행위를 다스리지 않으시면, 아아, 슬프게도, 저는 하느님 뜻의 나라에 들어가는 아름다운 운명을 누리지 못할 것입니다.
천상 여왕님의 훈화
3 사랑하는 얘야, 와서 이 엄마의 팔에 안겨 주의를 기울이며 들어라. 이는 하느님의 ‘피앗’이 네 천상 엄마에게 행하신 일찍이 들어본 적 없는 놀라운 일들에 관한 이야기이니 말이다.
4 (지금까지 말해 왔듯이 하느님의 ‘거룩하신 피앗’은 내 안에 여섯 단계의 조처를 취하셨다. 그런데)
이 여섯 단계는 바로 천지 창조의 여섯 날을 상징한다.
하느님께서 날마다 한 가지 조처를 내리시는 것처럼 ‘피앗!’을 발하시면서 한 조물의 창조에서 다른 조물의 창조로 넘어 가신 것이다.
5 여섯째 날이 되자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마지막 단계의 조처를 취하셨다.
“피앗!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창세 1,26)
그리고 일곱째 날에는 빚어내신 작품들 안에서 쉬셨다. 그토록 훌륭하게 창조하신 모든 것을 즐기시려는 것 같았다.
6 그분께서는 쉬면서도 당신 작품들을 보시며, “내 작품들은 과연 아름답다! 모든 것에 질서와 조화가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고 나서 뜨거운 사랑으로 사람을 뚫어지게 바라보시면서 이렇게 덧붙여 말씀하셨다.
“하지만 네가 가장 아름답구나! 너야말로 우리 모든 작품의 극치이다!”
7 그런데 나의 잉태는 창조 전반에 걸친 그 모든 놀라운 일들을 능가하는 일이었고, 따라서 하느님께서는 그분의 피앗으로 내 안에 그 여섯 단계에 이르는 일을 수행하고자 하셨다.
내가 하느님 뜻의 나라를 소유함에 따라 그 일은 다 끝났고 그리하여 내 영혼 안에 그분 뜻의 충만하고 전적이고 완전한 생명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8 오,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나를 얼마나 신성의 높이에까지 들어 올리셨는지! 하늘도 나의 높이에는 다다를 수 없고, 나를 내포할 수도 없었다. 햇빛도 내 빛 앞에서는 보잘 것 없는 빛이었으니, 창조된 만물 중에서 나에게 다다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9 나는 하느님의 바다들을 마치 내 것인 듯 넘나들었다.
나의 천상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께서는 그분들의 작은 딸인 나를 보며 즐기시려고 품에 안기기를 원하셨으니, 내가 그분들을 사랑하고 그분들께 기도하며 그분들의 지고하심을 흠숭할 때면 그 나의 사랑과 기도와 흠숭이 내 영혼 안에서, 곧 하느님 뜻의 중심에서 나오는 것임을 느끼시면서, 오, 얼마나 흐뭇해 하셨는지 모른다!
10 그분들은 거룩한 사랑과 순결의 향기와 희한한 기쁨이 물결치듯 내게서 발산하는 것을 느끼셨고, 그 모든 것이 그분 자신들의 거룩하신 뜻이 나의 작음 안에 형성하신 하늘에서 나온 것임을 알고 계셨으므로, 되풀이해서 계속 이렇게 말씀하시곤 하셨다.
11 “우리의 작은 딸은 온전히 아름답고, 온전히 깨끗하고 온전히 거룩하다. 이 딸의 말은 우리를 묶는 사슬이요, 그 눈길은 우리를 아프게 하며 와서 박히는 화살이며, 그 심장 고동은 우리를 관통하며 사랑의 광희(狂喜) 속으로 몰아넣는 화살이다!”
12 하느님 성삼위께서는 또한 그분들 뜻의 힘과 능력이 내게서 솟아나와 그분들과 나를 서로 떨어질 수 없게 하고 있음을 느끼시면서 나를 일컬어, “거룩한 하느님인 우리마저 이길 수 있는 무적의 딸”이라고도 하셨다.
13 그러니 얘야, 들어 보아라. 지나칠 정도로 나를 사랑하신 성삼위 하느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사랑하는 딸아, 우리의 사랑은 억누를 길 없는 사랑이다. 이 사랑은 너에게 우리의 비밀을 맡겨 두지 않으면 숨 막힘을 느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너를 우리의 충실한 비서로 선정한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인간을 구원하고자 하는 우리의 고충과 결정을 너에게 맡겨두려는 것이다.
13 보아라, 인간이 얼마나 낭떠러지를 향해 내닫고 있느냐! 반역을 일삼는 그들의 뜻이 그들을 끊임없이 죄악쪽으로 끌고 가고 있다.
그들은 우리 거룩한 뜻의 생명과 힘과 지지가 없기 때문에 창조주의 길에서 벗어나고 말았다. 나약하고 병들고 온갖 악습에 뒤덮인 채, 기는 듯 느릿느릿 땅 위를 돌아다니는 것이다.
14 그러니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서는, ‘영원한 말씀’이 지상에 내려가서 인간의 모습을 취하고 그들의 비참과 죄를 떠안으며 그들의 형제가 되는 것, 그리고 사랑의 힘과 이제까지 들어본 적 없는 고통의 힘으로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다시 우리의 부성적인 품으로 데려올 수 있을 만큼 큰 확신을 주는 것 - 그런 길 말고는 다른 길이 없다.
15 오, 인간의 운명이 우리를 얼마나 큰 비탄에 잠기게 하는지!
이 큰 고통을 지금껏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것은, 사람들이 그들을 지배하는 하느님 뜻을 소유하고 있지 않아서 우리의 고통도, 인간이 죄 속에 떨어지는 것이 얼마나 중대한 악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6 너는 우리의 ‘피앗’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이를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을 받았다. 그래서 우리가 우리의 비서인 너에게 우리의 비밀을 알려 주고 네 손에 왕홀을 쥐어 준다.
네가 만물을 지배하며 다스리게 하려는 것이요, 너의 통치권으로 하느님도 인간도 이기게 하려는 것이며, 그리하여 네가 네 모성적인 마음 안에 새롭게 태어난 아기들인 우리 자녀들을 우리에게 데려오게 하려는 것이다.”
17 사랑하는 얘야, 하느님의 이 말씀을 들으면서 내 마음이 느낀 바를 누가 너에게 말해 줄 수 있겠느냐?
내 안에 극심한 고통의 혈관이 터지고 있었고, 그래서 나는 내 목숨을 바치는 한이 있더라도 기어코 하느님과 인간을 이겨 그들을 하나로 결합시킬 책임을 맡기로 하였다.
18 그러니 얘야, 이 엄마의 말을 귀담아 들어라. 내가 하느님 뜻의 나라를 차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네가 몹시 놀라는 것을 보았는데, 이러한 운명은 너에게도 주어진 것임을 알아야 한다.
네가 결코 네 뜻을 행하지 않기로 결심하면, 하느님 뜻이 네 영혼 안에 그 뜻의 하늘을 이루기 마련이다.
19 그러면 너는 신성한 불가분성, 곧 하느님 뜻에서 분리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되고, 너 자신과 너의 격정을 지배할 왕홀도 받게 된다. 더이상 너 자신의 노예가 되지도 않을 것이다.
20 인간의 뜻만이 가련한 인간을 노예로 만들고, 자기를 창조하신 분에 대한 사랑의 날개를 잘라버리며,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품으로 몸을 던질 수 있는 힘과 지주와 신뢰를 인간에게서 앗아간다.
따라서 인간은 아버지의 비밀도, 인간을 사랑하시는 그분의 큰 사랑도 알 수가 없는 것이다.
21 인간은 그러므로 자기의 거룩하신 아버지의 집 안에서 낯선 이방인처럼 살아간다. 인간의 뜻이란 것이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에 얼마나 큰 간격을 만들어내는지!
22 그런즉 너는 내 말을 여겨듣고, 나를 기쁘게 해 다오. 이제는 네 뜻에 생명을 주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내가 너를 온전히 하느님 뜻으로 채워 주겠다.
영혼의 응답
23 거룩하신 엄마, 도와주십시오. 제가 얼마나 나약한지 아시지 않습니까?
어머니의 아름다운 가르침이 제 눈물을 자아냅니다. 제가 창조주의 뜻에서 벗어나 제 뜻의 실행이라는 미궁속으로 추락하곤 했던 순간들의 큰 불행을 한탄하고 있는 것입니다.
24 오, 저를 홀로 버려두지 마시고, 모쪼록 저의 엄마로 계셔 주십시오. 엄마의 능력으로 제 뜻을 하느님 뜻에 결합시켜 주시고, 저를 엄마의 마음 안에 가두어 주십시오. 여기서는 결코 제 뜻을 실행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들기 때문입니다.
작은 희생: 오늘 나를 공경하려면, 내 망토 아래 머물러 내 눈길을 받으며 사는 법을 배워라.
‘성모송’을 세 번 바치고,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뜻을 알게 해 달라고 내게 청하여라.
환호: 천상 엄마, 엄마의 마음 안에 저를 가두시어, 하느님의 뜻으로 사는 법을 엄마에게 배우게 하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의 시간들 (p118-127)
제7시간
오후 11시 - 12시
겟세마니의 고뇌 셋째 시간
═ 준비기도 ═
오, 저의 주 예수 그리스도님,
당신의 거룩하신 현존 안에 엎드려
사랑이 지극하신 성심께 간청하오니,
저로 하여금 당신께서 24시간 동안 겪으신
고난의 묵상 안으로 들어가게 해 주소서.
그 때 당신께서는 우리에 대한 사랑 때문에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기까지
당신의 흠숭하올 몸과 지극히 거룩하신 영혼으로
그토록 많은 고난을 받기를 원하셨나이다.
이제 제가 ‘제( 7 )시간’을 묵상하는 동안
도움과 은총과 사랑과 당신을 동정하는 마음과
당신 수난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해 주소서.
제가 묵상하지 못하는 시간들에 대해서는
그 시간들을 묵상하려는 의지를 봉헌하오며,
일과에 전념하거나 잠에 빠져 드는 때에도
이 지향으로 그들을 묵상하겠나이다.
오, 자비로우신 주님,
저의 이 사랑 깊은 지향을 받아들이시어,
제가 하고자 하는 바대로 거룩하게 이미 실행한 것처럼,
저와 모든 이에게 유익이 되게 해 주소서.
오, 제 예수님,
기도를 통하여 당신과 결합하도록
저를 불러 주시니 감사하나이다.
저는 더욱더 당신 마음에 들기 위하여
당신의 생각과 말씀과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제 온 존재로
당신의 뜻과 사랑 안에 녹아들고자 하나이다.
이제 팔을 벌려 당신을 포옹하며
당신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시작하겠나이다.
1 저의 감미로운 선이시여, 제 마음은 이제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습니다. 당신을 바라보니 여전히 고뇌에 잠겨 계시고, 온 몸에서 피가 쏟아져 나옵니다.
피가 얼마나 철철 흐르는지 서 있을 수도 없어지신 당신은 이제 웅덩이처럼 고인 그 피 속에 철버덕 넘어지십니다.
2 오, 제 사랑이시여, 이토록 쇠진(衰盡)하신 당신을 뵈니 제 가슴이 미어집니다! 흠숭하올 얼굴과 창조적인 손이 땅에 너부러진 채 피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것은 사람들이 당신께 강물처럼 흘러들게 하는 숱한 죄악을 역시 강물처럼 쏟으시는 당신 피에 잠기게 하시고, 그렇게 하심으로써 각 사람에게 당신의 용서를 베푸시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3 그러나, 오, 제 예수님, 부디 일어나십시오! 당신은 너무 많은 고통을 받으십니다! 당신 사랑이 이것으로 충분하시기를!
4 그러자 당신 자신의 피에 잠겨 돌아가실 듯한 당신께 사랑이 새 생명을 드립니다. 그래선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 하시면서도 움직이려고 하시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일어나십니다.
온통 피와 흙투성이가 되셨지만 걸음을 떼어 놓으시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쇠약해지신 터라 발을 질질 끌며 비틀비틀 간신히 나아가십니다.
5 저의 감미로운 생명이시여, 당신을 제 팔에 안고 가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아마도 사랑하시는 제자들에게로 가시는 중이겠지요? 그러나 제자들이 다시 잠들어 있는 것을 보시자 흠숭하올 당신 마음에 얼마나 큰 괴로움이 스쳐 가는지!
6 약하고 떨리는 음성으로 당신은 그들을 부르십니다.
“내 아들들아, 그만 자라. 이제 때가 되었다. 내가 어떻게 되었는지 보이지 않느냐? 부디 나를 도와 다오. 이 최후의 시간에 나를 버리지 말아 다오!”
7 당신께서 비틀거리시며 그들 옆에 쓰러지시려고 하자 요한이 양팔로 부축해 드립니다. 그토록 당신은 모습이 변해 있어서 온유하고 감미로우신 그 음성이 없었다면 제자들이 알아보지 못했을 정도입니다.
그들에게 깨어 기도하라고 당부하신 후 당신은 다시 동산으로 돌아오십니다. 하지만 당신 마음에 또 하나의 상처가 생겼습니다.
8 저의 선이시여, 이 상처를 통해 저는 봅니다. 시련의 밤들 속에 있을 때에, 선물과 입맞춤과 어루만짐으로 당신의 호의를 드러나게 보여주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당신의 사랑과 선물들에 대해 까맣게 잊은 채 꾸벅꾸벅 졸며 잠자는 상태로 있는 통에, 끊임없이 깨어 기도하는 정신을 잃어버린 저 영혼들의 모든 죄를 봅니다.
9 제 예수님, 당신을 뵙고 당신의 선물들을 누린 사람이 이를 잃을 경우, 그때에도 계속 굳건히 서 있으려면 큰 힘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오직 기적만이 그 영혼들로 하여금 그 시련을 견디게 할 수 있습니다.
10 저는 그러므로 무관심과 변덕과 죄악으로 당신 마음을 더없이 쓰라리게 하는 그들 때문에 당신이 가엾고 애처롭습니다.
그러나 간청하오니, 그들이 당신 마음에 들지 않는 걸음을 한 걸음이라도 떼려고 들면 많은 은총으로 그들을 에워싸시어 그 자리에 멎어서게 해 주소서. 그러면 그들은 끊임없는 기도의 정신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11 저의 다정하신 예수님, 동산으로 돌아오시던 당신께서 더 이상 걸음을 옮기실 수 없어졌나 봅니다. 하늘을 향하여, 피와 흙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드시고, 세 번째로 이렇게 기도하십니다.
12 “아버지, 하실 수 있으시면, 이 잔이 저을 비켜가게 해 주십시오. 거룩하신 아버지, 저를 도와주십시오! 저는 위로가 필요합니다!
저를 짓누르는 죄들로 말미암아, 아버지의 무한한 엄위 앞에서 역겹고 지긋지긋하고 더없이 막된 자가 되었으니, 아버지의 정의가 저에게 분통을 터뜨리십니다.
13 하지만, 오, 아버지, 저를 보소서. 저는 언제나 아버지와 하나인 아버지의 아들이옵니다. 아버지, 부디 저를 도와주시고,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위로 없이 버려두지 마소서!”
14 그 뒤, 오, 저의 자상하신 선이시여,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엄마께 이렇게 도움을 청하시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다정하신 엄마, 제가 아기였을 때 하신 것처럼 엄마의 두 팔로 저를 꽉 껴안아 주소서. 제가 빨아먹던 그 젖을 주시어 기운을 차리게 하시고, 저의 이 쓰디쓴 고통을 단맛으로 바꾸어 주소서. 그리고 엄마의 마음을 주소서. 엄마의 마음이 저에게는 모든 기쁨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15 엄마, 저를 도와주십시오! 위로해 주십시오! 마리아 막달레나와 사랑하는 사도들 ---- 나를 사랑하는 너희도 모두 나를 도와다오! 위로해 다오! 이 최후의 순간에 홀로 버려두지 말고, 모두 나를 둘러싸고 모여, 너희의 동반과 사랑으로 나를 위로해 다오!”
16 예수님, 제 사랑이시여, 이 극단적인 상태에 처해 계신 당신을 누가 차마 눈뜨고 볼 수 있겠습니까?
이처럼 피 속에 잠겨 계신 당신을 보면서도 미어지지 않을 만큼 굳은 마음이 어디 있겠습니까? 도움과 위로를 청하시는 이 애끓는 음성을 들으면서 누가 뼈아픈 눈물을 쏟아내지 않겠습니까?
17 저의 예수님, 마음을 놓으십시오. 당신께서 이 단말마의 고통에서 벗어나 친히 유다인들에게 넘어가실 수 있도록, 아버지께서 위로와 도움의 천사를 보내시는 것이 보입니다.
18 당신께서 그 천사와 함께 계시는 동안 저는 하늘과 땅을 두루 돌아다니겠습니다. 저로 하여금 당신이 흘리신 이 피를 가져가게 허락해 주소서.
그러면 저는 모든 사람에게 그들 각자의 구원의 보증으로 이 피를 나누어 주고, 그 교환과 위로로 그들의 애정과 심장 박동과 생각과 발걸음과 활동을 당신께 가져올 수 있겠습니다.
19 저의 천상 엄마, 예수님의 피를 모든 영혼들에게 주러 가려고 제가 엄마에게 왔습니다. 다정하신 엄마, 예수님께서 위로를 원하시는데, 우리가 예수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위로는 영혼들을 그분께 데려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20 마리아 막달레나여, 우리와 함께 가십시다. 천사들이여, 모두 오시어 예수님께서 어떻게 되셨는지 보십시오!
그분께서는 모든 이들에게서 위로 받기를 원하시며, 어떤 사람(의 위로)도 거절하지 않으시려고 이렇게 핍진한 상태로 (땅에 엎드려) 계십니다.
21 저의 예수님, 당신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보내신 지독히 쓴 잔을 마시고 계십니다. 그러시는 동안 탄식과 신음 소리, 더욱더 크게 부르짖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목멘 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22 “영혼들아, 영혼들아, 오너라. 나를 위로해 다오! 내 인성 안에 자리를 잡아라. 나는 너희를 원한다. 갈망한다! 내가 부르는 소리에 귀를 막지 말아 다오. 나의 열망, 나의 피, 나의 사랑, 나의 고통이 헛되지 않게 하여라. 오너라. 영혼들아, 오너라!”
23 거의 실신 상태에 떨어지신 예수님, 당신의 신음과 탄식의 소리 하나하나가 제 마음에 상처가 되고 이 상처는 평화를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의 피와 당신의 뜻을, 당신의 열망과 당신의 사랑을 저의 것으로 삼은 후, 하늘과 땅을 두루 돌아다니며 모든 영혼들에게 가고자 합니다.
24 그들에게 당신의 피를 구원의 보증으로 주고 그들을 당신께로 데려와 당신의 애타는 기다림과 열망을 달래게 하고 그 쓰디쓴 고뇌를 감미로움으로 바꾸어 드리게 하려는 것입니다.
제가 그렇게 하는 동안 당신의 눈길로 저를 지켜보시며 동반해 주십시오.
25 저의 엄마, 예수님께서 영혼들을 원하시기에, 곧 위로를 원하시기에 제가 엄마께 왔습니다. 저에게 엄마의 모성적인 손을 주십시오. (저의 손을 잡으시고) 저와 함께 영혼들을 찾아 온 세상을 두루 다니십시다.
26 모든 사람의 애정과 소망과 생각과 활동과 발걸음을 예수님의 피 안에 넣고, 예수 성심의 불꽃을 그들의 영혼 속으로 던져 넣어 그들이 (그분의 사랑에) 굴복하게 하십시다.
그리하여 예수님의 피에 잠기고 예수님의 불꽃 속에서 변화된 그들을 예수님 주위로 데려와서 그분의 지극히 쓰라린 이 고통을 덜어 드리게 하십시다.
27 저의 수호천사여, 우리 (엄마와 저)보다 먼저 가서 이 피를 받아들일 영혼들을 준비시키시어, 단 한 방울도 그 풍성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일이 없게 하소서.
엄마, 서두르십시다! 돌아다니기 시작하십시다! 우리를 지켜보시는 예수님의 눈길이 보이고, 그분께서 거듭 숨을 헐떡이시는 소리가 들립니다. 서둘러 우리의 일을 하라고 재촉하시는 소리로 들립니다.
28 엄마, 우리의 첫걸음은 이미 병자들이 누워 있는 집들의 문간에 와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팔다리의 격통에 시달리고 있는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혹독한 고통의 발작이 일어날 때마다 신성모독의 불경한 말을 쏟아내며 자기 자신의 목숨을 끊어 버리려고 드는지!
그런가 하면, 모든 사람에게서 버림받고 위로의 말 한 마디나 긴요한 도움 하나 받지 못한 채, 절망에 빠져 욕설만 늘어가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29 아, 엄마, 예수님의 가쁜 숨소리가 들립니다. 그분은 영혼들이 당신의 각별한 사랑을 – 다시 말해서, 당신을 닮도록 겪게 하시는 고통을 – 모욕으로 보답하는 것을 보고 계십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그분의 피를 주십시다.
그들이 그분의 피에서 긴요한 도움을 받고 그 빛으로 깨우침을 받아, 고통과 예수님을 닮는 것에서 나오는 선을 알고 얻어 가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30 그리고 엄마, 엄마께서도 극진한 모성을 지니신 어머니로서 그들 곁으로 가시어, 그 엄마다우신 손으로 그들의 아픈 지체들을 어루만져 주십시오.
그들의 고통을 가라앉히시고 그들을 팔에 안으시어, 엄마의 성심에서 나오는 은총을 그들의 고통 위에 강물처럼 풍성히 쏟아 부어 주십시오.
31 또 버림받은 사람들의 동반자가 되어 주시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십시오.
필수품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그들을 도울 관대한 영혼들을 배치하시고, (중병 때문에) 극심한 경련을 일으키는 이들에게는 안식과 일시적인 쾌유라도 얻어 주시어, 고통에서 벗어나 (기운을 차린) 그들이 예수님께서 자기들을 위해 안배하시는 것은 무엇이든지 더 큰 인내로 견딜 수 있게 해 주십시오.
32 계속해서 임종자들의 방으로 들어가십시다. 엄마, 너무 무섭습니다! 바야흐로 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지옥으로 떨어지려고 하는지!
한평생 죄 중에서 생활하다가 절망의 행위로 마지막 숨을 거둠으로써 거듭거듭 찢어지신 저 성심에 마지막 고통을 안겨 드리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33 숱한 마귀들이 그들을 에워싸고 그들의 마음속에 하느님의 심판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불어넣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급습으로 그들을 지옥으로 데려갑니다.
지옥의 불길을 풀어 이 영혼들을 그 안에 가두니, 희망의 여지조차 남겨두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세상의 인연에 얽매여, 이 마지막 조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69 “오 햇볕아, 와서 이 밤의 어둠을 몰아내고 예수님을 위로하여라. 오, 별들아, 명멸하는 너희의 빛살로 하늘에서 내려오너라. 와서 예수님을 위로하여라. 이 땅의 꽃들아, 너희의 향기를 가지고 오너라. 새들아, 지저귀며 이리로 오너라.
70 이 세상의 모든 원소들아, 와서 예수님께 위로를 드려라. 오너라, 오, 바다야, 예수님의 심신을 상쾌하게 씻어 드려라. 예수님은 우리의 창조주, 우리의 생명, 우리의 전부이시다. 너희 모두 와서 그분을 위로하여라. 우리의 지고한 주님이신 그분께 경배하여라.”
71 그러나 아, 예수님께서는 햇볕이나 별이나 꽃이나 새 등등은 찾지 않으십니다. 영혼들을 - 영혼들을 원하실 따름입니다!
72 저의 다정하신 선이시여, 모든 이가 저와 함께 여기 있습니다.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엄마도 당신 곁에 계십니다. 부디 엄마의 팔에 안겨 쉬십시오.
엄마의 가슴에 안겨 계시면 그것이 엄마에게도 위로가 될 것입니다. 그분께서 당신의 이 고뇌를 속속들이 나누셨기 때문입니다.
73 여기에 막달레나도 와 있습니다. 마리아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에 찬 모든 세기의 모든 영혼들이 있습니다. 오, 예수님, 모쪼록 그들을 받아들이시고, 모두에게 용서와 사랑의 말씀을 해 주십시오. 그들 모두를 당신 사랑에 묶어, 다시는 한 영혼도 당신에게서 달아나지 않게 하소서.
74 그런데 아, 당신께서는 제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오, 얘야, 기를 쓰며 억지로 내게서 빠져나가 영원한 멸망 속으로 떨어지는 영혼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러니, 단 하나의 영혼도 모든 영혼들을 한꺼번에 사랑하는 만큼 사랑하는 나에게는 비탄이 누그러질 겨를이 없지 않겠느냐?”
75 극심한 고뇌에 잠기신 예수님, 당신의 생명이 꺼져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 시간, 저에게는 이미 목에서 그르렁거리는 당신의 마지막 숨소리가 들립니다.
임박한 죽음으로 당신의 아름다운 눈은 광채를 잃고, 지극히 거룩한 팔다리는 맥없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76 때로는 더 이상 숨을 쉬시지 않는 듯하니, 저는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낍니다. 껴안아 보면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고, 흔들어 보아도 생명이 붙어 있는 기미가 없습니다!
예수님, 당신은 돌아가셨습니까? 애통해하시는 엄마, 하늘의 천사들이여, 예수님의 죽음을 애도하러 오십시오. 그리고 저에게는 그분 없는 삶을 계속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아, 저는 그럴 수 없어졌습니다! 그분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77 저는 그분을 더 세게 껴안습니다. 문득 그분의 숨소리가 들립니다. 하지만 다시는 아무런 기척을 내시지 않습니다! 저는 그분을 부릅니다.
“예수님, 예수님, 제 생명이시여, 제발 돌아가시지 마옵소서!”
78 그런데 벌써 당신의 원수들이 당신을 잡아가려고 시끌벅적 다가오고 있는 소리가 들립니다. 누가 있어 이 지경이 되신 당신을 지키겠습니까?
79 그러자 당신은 몸을 추스르시면서 마치 죽음에서 삶에로 다시 일어나신 듯 저를 보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80 “오, 영혼아, 여기 있었느냐? 그러면 너는 내가 고통과 죽음들을 겪는 것을 다 보았겠구나.
이것을 알아 두어라. 나는 이 동산에서 더없이 참혹한 고뇌의 세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 자신 안에 모든 사람의 생명을 품어 안고 그들의 고통과 죽음까지 다 겪으면서 그들 각자에게 바로 내 생명을 주었다.
81 그러니 (임종 고통을 방불케 하는) 나의 고뇌는 그들의 임종 고통을 떠받쳐 줄 것이고, 나의 쓰디쓴 죽음은 그들에게 다디단 생명의 샘으로 바뀔 것이다.
영혼들이 내게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지! 그나마 보답이라도 받는다면! 네가 보았듯이, 나는 죽어가는 한편, 또다시 숨을 쉬기 시작하곤 하였다. 이는 내가 사람들의 죽음들을 내적으로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82 기운이 다하도록 지치신 제 예수님, 당신께서는 그렇게 당신 안에 제 생명도 품어 안기를 원하셨고, 따라서 제 죽음도 안고 계시고자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당신의 더없이 참혹한 이 (겟세마니의) 고뇌에 의하여 간청하오니, 제가 죽을 때에 오시어 도와주십시오.
83 저는 제 마음을 당신의 피신처요 안식처로 드렸고, 제 팔로 당신을 부축하며 제 온 존재를 당신 처분에 맡겼으니, 당신 대신 죽기 위해서라면, 오, 참으로 기꺼이 저 자신을 당신 원수들에게 넘겨줄 것입니다!
84 오소서, 오, 제 마음의 생명이시여. 그 (죽음의) 순간 저에게 오시어 제가 당신께 드린 모든 것을 갚아 주십시오.
즉, 저의 동반자가 되어 주시고, 당신 마음을 제 안식의 침상으로 주시고, 당신 팔로 저를 떠받쳐 주시고, 당신의 가쁜 숨으로 헐떡이는 제 숨결을 편히 진정시켜 주소서.
85 그렇게 저는 당신의 숨을 통해서 숨 쉬겠나이다. 당신의 숨은 공기를 정화시키면서 저에게서 모든 얼룩을 깨끗이 지워, 영원한 행복으로 들어갈 준비를 시켜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86 더욱이, 저의 다정하신 예수님, 그때 제 영혼에 당신의 지극히 거룩하신 인성도 주십시오. 그러면 당신께서 저를 보실 때에 당신 인성을 통하여 보실 것이고, 그렇게 당신 자신을 보실 것이니, 저에게서 심판해야 할 것을 조금도 찾아내지 못하실 것입니다.
87 그런 다음 저를 당신의 피로 목욕시켜 주시고, 당신의 지극히 거룩하신 뜻의 흰옷을 입혀 주시며, 당신 사랑으로 예쁘게 단장해 주시고, 마침내 당신의 마지막 입맞춤으로 제가 이 세상에서 천국으로 날아가게 해 주십시오.
88 그리고 저 자신을 위해 청한 이 모든 것을 죽음을 맞이한 모든 이들에게도 허락해 주소서. 당신 사랑의 포옹으로 그들을 껴안아 주시고, 당신 자신과 하나 될 수 있도록 입 맞춰 주시며, 그들 모두를 구원하시어 한 사람도 멸망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89 고뇌에 잠기신 저의 선이시여,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며 이 성시간을 바치오니, 이는 하고 많은 죄로 인한 하느님의 의노를 풀어 드리기 위함입니다.
또한 모든 죄인들의 회개와 뭇 민족들 간의 평화, 특히 저희 나라의 평화와 저희의 성화를 위하여, 그리고 연옥 영혼들을 위한 위령기도로도 바치려는 것입니다.
90 드디어 당신 원수들이 다가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당신께서는 저를 떠나 그들을 만나러 가시고자 하십니다.
91 예수님, 저로 하여금 당신의 지극히 거룩하신 어머니의 거룩하신 입맞춤들을 전부 당신께 드리게 허락해 주소서.
또 유다가 무엄하게도 악마적인 입맞춤을 드릴 당신 입술에 제가 미리 입 맞추게 하시고, 앞으로 두들겨 맞고 침 뱉음을 당하시고 피로 얼룩지기도 하실 당신 얼굴을 닦아 드리게 해 주소서.
92 저는 당신 가슴에 달라붙습니다. 당신을 떠나지 않고 따라다니겠습니다. 그러니 당신께서는 저를 축복해 주시고 도와주십시오. 아멘.
성찰과 실천
93 겟세마니 동산에서 보내신 이 셋째 시간에, 예수님께서는 하늘의 도움을 청하셨다. 그리고 너무나 숱한 고통을 받고 계셨으므로 당신 제자들에게도 위로를 청하셨다.
94 그런데 우리는 – 우리는 어떤 괴로운 처지에 놓이든지 항상 하늘의 도움을 청하는가? 그리고 사람들에게 의지할 경우에도 덕성스럽게 우리를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격에 맞는 태도로 의지하는가?
또 우리가 바라고 있었던 위로를 받지 못했을 경우, 적어도 우리 자신을 한층 더 깊이 예수님의 팔에 맡겨 드리기 위한 수단으로 그들의 냉담한 반응을 활용하는가?
95 예수님께서는 한 천사의 위로를 받으셨다. 그런데 우리는 –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는가? 예수님의 천사가 되어 그분 곁에 있으면서 위로를 드리고‚ 그 쓰라린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있다고?
96 예수님께 참된 천사가 되려면 우리의 고통을 그분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고통으로, 따라서 신적인 고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럴 때에만 그토록 큰 고통을 겪고 계시는 하느님을 우리가 감히 위로해 드릴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그것을 인간적인 고통으로 여기며 받으면, 그 고통으로 하느님이시며 사람이신 그분께 위로를 드릴 수 없고, 따라서 그분의 천사가 될 수도 없는 것이다.
97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내시는 고통 속에는 우리가 그것의 열매를 짜 넣을 잔도 함께 들어 있는 것 같다. 이 고통은, 우리가 사랑과 맡김의 정신으로 겪으면, 예수님께 드리는 아주 달콤한 과즙으로 바뀐다. 그러니 우리는 어떤 고통 속에 있든지 이렇게 생각할 일이다.
98 ‘예수님께서 당신의 천사가 되라고 우리를 부르고 계신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위로를 원하시기에 우리로 하여금 당신의 고통을 나누게 하시는 것이다.’
☨☨☨
99 저의 사랑이신 예수님, 제가 고통 중에 있을 때에는 안식을 얻기 위하여 당신 마음을 찾고, 당신께서 고통 중에 계실 때에는 저의 고통으로 당신께 피신처를 드리고자 합니다.
당신의 고통은 제가 받아 가지고 저의 고통은 당신께 드리면서 제가 당신 위로의 천사가 되려는 것입니다.
═ 감사기도 ═
사랑하올 저의 예수님,
당신께서는 수난의 이 ‘시간’에
당신과 함께 있도록 저를 부르셨나이다.
그리고 번민과 비탄에 잠겨
기도하시고 대속하시며 고난을 받으시고
더 없이 감동적이고 힘 있는 음성으로
영혼들의 구원을 위하여 간청하셨나이다.
저도 그 소리를 들으며 모든 것 속에서
당신이 하시는 대로 따라 하려고 했나이다.
이제 당신을 떠나 저의 일과로 돌아가면서
감사와 찬미를 드림을 마땅한 일로 여기나이다.
그렇습니다, 오, 예수님, 저는 당신께서
저와 모든 사람을 위해 행하시고 겪으신
모든 것에 대하여
수 없이 감사하고 또 찬미 하나이다.
당신께서 흘리신 피 방울방울마다
당신의 숨과 심장 박동마다
모든 걸음과 눈길마다
참아 받으신 쓰라린 고통과 모욕마다
감사와 찬미를 드리나이다.
그러므로 오, 제 예수님, 그 모든 것 안에서
저의 ‘감사합니다.’와 ‘찬미합니다.’를
도장처럼 찍어 드리고자 하나이다.
오, 예수님, 저를 가슴에 꼭 껴안아 주시고,
저의 작디작은 부분마다 지성하신 손으로
‘네게 강복한다.’ 도장을 찍어 주시어,
오로지 당신을 향한 찬미가만이
제게서 끊임없이 솟아나게 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