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청년과의 만남 / 가진 것을 팔고 나를 따라라. -그리스도의 시
복음 <가진 것을 팔고 나를 따라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17-27
그때에 17 예수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어떤 사람이 달려와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1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 19 너는 계명들을 알고 있지 않느냐? ‘살인해서는 안 된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횡령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20 그가 예수님께 “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1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이르셨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22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 그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23 예수님께서 주위를 둘러보시며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24 제자들은 그분의 말씀에 놀랐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거듭 말씀하셨다. “얘들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25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26 그러자 제자들이 더욱 놀라서,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하고 서로 말하였다.
27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바라보며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그리스도의 시 3 7. 부자 청년과의 만남
예수께서는 예리고로 가는 길을 버리시고 도코로 가는 덜 중요한 길로 들어서신다. 그 길에 들어서신 지가 얼마 안 되는데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없는 여행자의 무리에서 - 틀림없이 먼데서 오는 부유한 여행자의 무리이다. 여자들은 낙타를 타고 있는데, 혹 있는 등에 고정시켜서 흔들리고 있는 가마 안에 들어 있다. 남자들은 성미가 급한 말이나 다른 낙타들을 타고 있다. - 어떤 청년 한 사람이 떨어지더니, 그의 낙타를 무릎을 꿇게 하고 안장에서 미끄러져 내려와 예수께로 간다. 하인 한 사람이 달려 와서 그의 짐승의 고삐를 잡아준다. 청년은 예수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큰 절로 인사를 한 다음 말한다.
“저는 가나타의 필립보입니다. 참된 이스라엘 사람들의 아들이고, 참된 이스라엘 사람으로 남아 있는 사람입니다. 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실 때까지는 가믈리엘 선생님의 제자였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아버지의 장사를 맡게 되었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말씀을 여러번 들었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행동을 알고, 선생님의 나라를 자기 안에 만드는 사람이 차지할 것이라고 약속하시는 그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더 나은 생활을 갈망합니다. 착하신 선생님, 말씀해 주심시오.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제가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왜 나를 착한 선생이라고 부르오? 착하신 분은 오직 하느님 한 분 뿐이시오.”
“선생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시고, 선생님의 아버지와 같이 착하십니다. 오!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말씀해 주십시오.”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려면 계명들을 지키시오.”
“어떤 계명들 말씀입니까, 주님? 오래 전부터 있는 계명들입니까, 선생님의 계명들입니까?”
“오래 전부터 있는 계명들에는 내 계명들이 벌써 들어 있소 내 계명들은 오래 전부터 있는 계명들을 바꾸지 않소. 계명들은 항상 이러하오. 오직 한 분뿐이신 참 하느님을 참된 사랑으로 흠숭하고, 예배의 규칙을 지키고, 사람을 죽이지 말고, 도둑질을 하지 말고, 간음을 하지 말고, 거짓 증언을 하지 말고, 아버지 어머니를 공경하고 이웃에게 해를 끼치지 말고, 오히려 이웃을 당신 자신을 사랑하듯이 사랑하라는 것이오. 이렇게 하면 당신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오.”
“선생님, 이 모든 것은 어릴 때부터 지켜 왔습니다.”
예수께서는 다정스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시며 조용히 말씀하신다. “그런데 그것이 당신에게는 아직 넉넉지 못하다고 생각되오?”
“그렇습니다, 선생님. 우리들 안에서와 내세에서 하느님의 나라는 대단히 중요한 것입니다. 그것은 저희들에게 주어지는 하느님의 무한한 선물입니다. 저는 당신을 주시는 전체이신 분, 무한하시고 완전하신 분과 비교해서 의무인 것은 모두가 별것이 아닌 것으로 느낍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지옥에 가지 않고 하느님의 뜻에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지키라고 명령된 것들보다 더 훌륭한 것들로 얻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신 말이 옳소, 그런데 완전한 사람이 되는 데에는 당신에게 아직 부족한 것이 하나 있소, 만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과 같이 완전하기를 원하면,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시오. 그러면 세상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당신의 보물을 주신 아버지께 사랑을 받게 할 보물을 하늘에 가지게 될 거요. 그런 다음 와서 나를 따르시오.”
청년은 슬퍼하며 생각에 잠겼다가 몸을 일으키며 말한다. “선생님의 권고를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아주 침울하게 떠나간다.
유다는 빈정거리는 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린다. “돈을 좋아하는 건 나만이 아니로구먼!”
예수께서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신다…. 그런 다음 다른 열한 얼굴을 바라보시고 나서 한숨지으신다.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냐! 하늘나라의 문은 좁고, 길은 가파르다. 그래서 재물의 큰 짐을 진 사람들은 그 문으로 들어가기 위하여 그 가파른 길을 지나갈 수가 없다! 저 위에 들어가기 위하여는 비물질적인 덕행이라는 보물만이 있어야 하고, 세상의 물건과 덧없는 것들에 대한 애착인 것은 모두 떠날 줄 알아야 한다.” 예수께서는 매우 서글퍼 하신다.
사도들은 서로 은밀히 바라본다….
예수께서는 떠나 가는 부자 청년의 대상을 바라보시며 다시 말씀을 이으신다.
“잘들 들어 두어라. 부자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기보다는 낙타가 바늘귀로 지나가는 것이 더 쉽다.”
“아니, 그럼 누가 구원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빈곤은 남의 것에 대한 새암과 남의 것을 별로 존중하지 않는 것과 섭리에 대한 불신 때문에 죄인이 되게 하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그리고 재산은 완전의 방해가 되구요…. 그러면? 누가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까?” 예수께서 그들을 바라보시고 말씀하신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니까,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한 것이 하느님께서는 가능하다. 사람이 착한 뜻으로 그의 주님을 도와드리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자기가 받을 권고를 받아들이고, 재물에서 해방되도록 힘쓰는 것은 착한 뜻이다. 하느님을 따르기 위하여 모든 것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사람의 참된 자유란 이런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에 속삭이시는 하느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계명을 따르고 자기 자신과 세속과 체면의 노예, 따라서 사탄의 노예가 되지 않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찬란한 자유의지를 다만 선만을 자유롭게 사랑하고, 그래서 아주 빛나고 자유롭고 지극히 행복한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하여만 쓰는 것이다. 만일 자기 자신의 생명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는 하느님께 반항해야 한다면 자기 자신의 생명의 노예도 되어서는 안 된다. 내가 이 말은 너희들에 해 주었다. ‘내게 대한 사랑과 하느님을 섬기기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그것을 영원히 살릴 것이다’하고”
“알겠습니다! 저희들은 선생님을 따르기 위해서 모든 것을, 가장 합법적인 것까지도 버렸습니다. 그러면 저희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러면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겠습니까?”하고 베드로가 묻는다.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들에게 말 한다마는, 이렇게 나를 따랐거나 따를 사람들은 - 게으름과 지금까지 지은 죄를 속죄할 시간은 언제나 있고, 사람들이 세상에 있는 한, 그리고 지은 죄를 속죄할 수 있는 날들이 앞으로 있는 한 항상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 그러나 나를 따를 사람들은 나와 같이 내 나라에 있을 것이다. 너희들에게 분명히 말하지만, 재생의 길에서 나를 따른 너희들은 옥좌에 앉아, 자기 영광의 옥좌에 앉아 있을 사람의 아들과 더불어 땅의 지파(支派)들을 심판할 것이다. 또 분명히 말하지만, 내 이름을 사랑하여 집과 밭과 아버지, 어머니, 형제, 아내, 아이들과 자매들을 떠나서 기쁜 소식을 전하고 나를 계승한 사람으로 현세에서 백배로 받지 않고, 장차 올 세상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만일 저희가 모든 것을 잃으면, 어떻게 저희가 가진 것을 100배로 늘릴 수 있겠습니까?”하고 가리옷 사람이 묻는다.
“되풀이 해 말 한다마는,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한 것은 하느님께는 가능하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사람으로서 하느님의 아들이 될 줄 안 사람, 즉 영적인 사람이 될 줄을 안 사람들에게는 백배를 주실 것이다. 그들은 여기에서와 저 세상에서 참 기쁨을 누릴 것이다. 또 나는 이런 말도 하겠다. 첫째 같은 사람들, 그리고 모든 사람보다 많이 받았기 때문에 첫째가 되어야 할 사람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 그리고 남보기에는 내 제자도 아니고 선택된 민족에 딸린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꼴찌 같아 보이는 사람들, 꼴찌보다도 못한 사람 같아 보이는 사람 모두가 꼴찌는 아닐 것이다. 정말이지 첫째 중의 많은 사람이 꼴찌가 될 것이고, 꼴찌 중의 많은 사람, 맨 꼴찌 중의 많은 사람이 첫째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저기 도코가 보인다. 가리옷의 유다와 열성당원 시몬을 빼놓고는 모두 앞서 가거라. 내가 필요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가서 내가 간다는 것을 알려라.”
그리고 예수께서는 붙들어 두신 두 사람과 같이 몇 미터 거리를 두고 따라 오는 세 분의 마리아와 합치시려고 기다리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