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 제 3 장 천사의 창조와 루치펠의 타락(하느님의 신비한 도성)
하느님의 신비한 도성
MISTICA CIUDAD DE DIOS
VIDA DE LA VIRGEN MARIA
가경자 아그레다의 마리아
Maria de Jesus de Agreda
제 3 장
천사의 창조와 루치펠의 타락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은 모든 것의 근본이십니다. 창조사업의 처음과 계속성은 모세가 쓴 창세기대로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신 것과 구원의 신비적인 한 처음을 잘 이해하기 위해 나는 창세기를 인용하겠습니다.
1.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지어내셨다.’
하늘의 창조는 천사와 인간을 위해, 땅은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순례의 장소입니다. 천지(天地)는 각각의 목적에 잘 맞아 있기에 다윗은 말했습니다. ‘하늘은 하느님의 영광을 속삭이고 창공은 그 훌륭한 솜씨를 일러줍니다(시편 19,1).’
천사는 하늘에서 만들어져 은총을 받았고 영광의 선물을 제일 처음으로 받도록 되어 있었지만 하느님께 순종할 때까지는 하느님의 얼굴을 명확히 보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선한 천사에게도 악한 천사에게도 매우 짧은 시험이 있었습니다.
이 시험은 아름다운 피조물로서 창조된 후에 창조주인 하느님을 천사의 주인으로 인정하고 의무를 수행하도록 명령받은 그 때에 왔습니다. 이때, 성 미카엘과 부하 천사들은 용과 추종자들에게 맞서 대 전쟁을 했던 것입니다. 성 요한의 묵시록에 씌어져 있습니다.
첫째로 천사들은 하느님의 실체, 그러니까 삼위일체에 대해서 명료한 지식을 받고 주님을 지극히 높으신 주인으로 인정하도록 명령받았고 모든 천사는 이 명령에 복종했습니다. 선한 천사는 사랑, 선의, 존경과 기쁨으로 따랐지만, 루치펠은 마지못해 따랐던 것이었습니다.
루치펠에게는 주님의 명령에 반대하는 아집이 있었습니다. 루치펠은 오만으로 인해 순종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때에도 은총은 루치펠을 제외시키지 않았습니다. 태만과 나태함은 루치펠의 생각에서 비롯되었고 덕행의 약함과 해이가 루치펠 안에 남아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본성의 완성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태만은 고의로 지은 소죄(小罪)와 비슷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루치펠은 대죄도 소죄도 범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루치펠이 하느님의 명령에 따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따르는 방법이 태만하고 불완전했습니다. 기꺼이 순종하는 대신에 억지로 끌려서 하고 있었으므로 스스로 추락의 위험에 자신을 내어놓게 되었습니다.
둘째로 천사들은 하느님께서 천사들 보다는 낮은 인성(人性)과 이성(理性)의 피조물이 하느님을 사랑하고 두려워하며 공경하도록 하기 위해 창조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또 인간에게 위대한 호의가 전해진다는 것, 성삼위 중의 성자가 인간으로 오셔서 인성(人性)을 가지시고 인성(人性)을 신성(神性)과의 일치까지 끌어올린 것, 인간도 주님을 신(神)으로만이 아니라 신인(神人)으로 인정해야 하고 찬미하고 존경해야 함을 천사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이 신인(神人)에 대해서 미리 예견된 공덕을 받아들이는 것은 천사들이 그때 소유하고 있었던 은총의 근원이고 장래에 받을 영광의 근원이 되는 것을 나타낸 것입니다. 천사들 자신이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창조되었다는 것, 그리고 다른 모든 피조물도 그렇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기뻐하며 하느님을 머리로 알고 존경하는 것이 천사들에게 내려진 명령입니다.
거룩한 천사들은 순종함으로 완전히 동의하고, 인지하고, 겸손과 사랑으로 자신들의 의지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루치펠은 질투와 교만으로 자신의 부하들을 반항하도록 선동했습니다. 부하들은 루치펠을 따라 하느님의 명령을 어기고 그리스도로부터 독립해서 분리하고 루치펠을 머리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성 요한이 기록했던(묵시12,7) 대 전쟁이 하늘에서 터졌습니다.
여기서 특별히 기록해야 하는 것은 천사들이 사람이 되신 말씀을 따라야 할 뿐만이 아니라, 아버지의 독생자를 잉태한 ‘여인’을 아들과 함께 인정하고 ‘여인’은 모든 피조물의 모후가 되며 여주인인 것을 승낙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선(善)천사들은 겸손하며 자유롭게 따르고 하느님의 능력과 신비를 칭송했지만 루치펠과 그 반란군은 교만과 거만의 정점에 달했고 격노한 루치펠은 모든 인류와 모든 천사의 수장이 되고자 했습니다.
하느님이 인간의 모습으로 내려가 인간과 일치하는 한편, 하느님은 일치된 자신 안에 있으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루치펠은 주님을 잉태하시고 낳으신 어머니보다도 낮은 지위에 있으라는 명령에 맹렬히 반대하고 외쳤습니다. ‘이런 명령은 부당하다. 나의 위대함에 상처받았다. 주님에게 사랑받고 주님이 한편이 되어 주시는 인간들을 박해하고 멸망시키기로 하자. 내 전력을 다하자. 말씀이신 어머니인 ‘여인’을 주님이 정한 지위로부터 내동댕이치고 하느님이 정하신 계획을 파괴하자.’ 주님은 루치펠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경멸하는 ‘여인’은 너의 머리를 밟아 부수어 너는 없어져 버릴 것이다(창세3,15). 너의 시기로 이 세상에 침입한 것처럼(지혜 2,24) 이 ‘여인’의 겸손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자들의 구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 ‘사람’(예수 그리스도)과 이 ‘여인’(성모 마리아)의 인격과 심성에 의탁하는 이들은 너와 너의 부하들이 빼앗긴 선물과 지위(冠)를 받을 것이다.’ 하느님의 이러한 명령에 대해서 용은 점점 격노하여 모든 인류를 멸망시키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전능하신 하느님은 한 번 더 대단한 계시를 주셨습니다. 주님의 탄생의 신비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모든 천사에게 주신 후,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에 대해 환시를 보이셨습니다. 가장 완벽한 ‘여인’에게 인성(人性)의 완성을 나타내신 것입니다. 하느님의 능력으로 다른 그 어떠한 피조물보다 더 가장 완벽하게 창조하셨습니다. 이것을 보고 선한 천사들은 찬미하고 인간의 몸으로 오신 하느님과 어머니의 명예를 지키고 이 환시를 무적의 방패로 무장하였습니다. 악한 천사들은 깊은 증오와 격노를 그리스도와 거룩한 어머니에게 분출했습니다. 묵시록 12장에 써진 대로 일어났습니다. 중요한 부분이므로 제 12장 1절부터 18절 ‘여인과 용’을 인용하겠습니다.
1 그리고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습니다.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난 것입니다.
2 그 여인은 아기를 배고 있었는데,
해산의 진통과 괴로움으로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3 또 다른 표징이 하늘에 나타났습니다. 크고 붉은 용인데,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이었으며 일곱 머리에는 모두 작은 관을 쓰고 있었습니다.
4 용의 꼬리가 하늘의 별 삼분의 일을 휩쓸어 땅으로 내던졌습니다.
그 용은 여인이 해산하기만 하면 아이를 삼켜 버리려고,
이제 막 해산하려는 그 여인 앞에 지켜 서 있었습니다.
5 이윽고 여인이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사내아이는 쇠 지팡이로 모든 민족들을 다스릴 분입니다.
그런데 그 여인의 아이가 하느님께로, 그분의 어좌로 들어 올려졌습니다.
6 여인은 광야로 달아났습니다.
거기에는 여인이 천이백육십 일 동안 보살핌을 받도록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처소가 있었습니다.
7 그때에 하늘에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미카엘과 그의 천사들이 용과 싸운 것입니다.
용과 그의 부하들도 맞서 싸웠지만
8 당해 내지 못하여, 하늘에는 더 이상 그들을 위한 자리가 없었습니다.
9 그리하여 그 큰 용, 그 옛날의 뱀, 악마라고도 하고 사탄이라고도 하는 자,
온 세계를 속이던 그자가 떨어졌습니다. 그가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그의 부하들도 그와 함께 떨어졌습니다.
10 그때에 나는 하늘에서 큰 목소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 하느님의 구원과 권능과 나라와 그분께서 세우신 그리스도의 권세가 나타났다.
우리 형제들을 고발하던 자, 하느님 앞에서 밤낮으로 그들을 고발하던 그자가 내쫓겼다.
11 우리 형제들은 어린양의 피와 자기들이 증언하는 말씀으로 그자를 이겨 냈다.
그들은 죽기까지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
12 그러므로 하늘과 그 안에 사는 이들아, 즐거워하여라.
그러나 너희 땅과 바다는 불행하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깨달은
악마가 큰 분노를 품고서 너희에게 내려갔기 때문이다.”
13 용은 자기가 땅으로 떨어진 것을 알고, 그 사내아이를 낳은 여인을 쫓아갔습니다.
14 그러나 그 여인에게 큰 독수리의 두 날개가 주어졌습니다.
그리하여 그 여인은 광야에 있는 자기 처소로 날아가,
그 뱀을 피하여 그곳에서 일 년과 이 년과 반 년 동안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15 그 뱀은 여인의 뒤에다 강물 같은 물을 입에서 뿜어내어 여인을 휩쓸어 버리려고 하였습니다.
16 그러나 땅이 여인을 도왔습니다. 땅은 입을 열어 용이 입에서 뿜어낸 강물을 마셔 버렸습니다.
17 그러자 용은 여인 때문에 분개하여, 여인의 나머지 후손들,
곧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고 예수님의 증언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과 싸우려고 그곳을 떠나갔습니다.
18 그리고 용은 바닷가 모래 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