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10일 "밀알이 죽으면 많은 열매를..."
2016년 8월 10일
10 수 (홍)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축일
축일 미사. 대영광송. 고유 독서. 성인 관련 감사송
① 2코린 9,6-10 ㉥ 요한 12,24-26.
장례 미사 이외의 죽은 이를 위한 미사 금지 축일 시간 전례
10 수요일 (홍)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축일
라우렌시오 성인은 스페인의 우에스카에서 태어났다. 로마 교회의 일곱 부제 중 수석 부제였던 라우렌시오의 임무는 교회의 재산을 관리하고 빈민들을 구호하는 일이었다. 로마의 발레리아누스 황제의 박해 때, 박해자들이 교회의 보물을 바치라고 하자 라우렌시오 부제는 교회의 재산을 남몰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 뒤 그들을 박해자들 앞에 데려갔다. “이들이 교회의 재산입니다.” 이에 분노한 박해자들은 라우렌시오 부제를 불살라 처형하였다. 258년 무렵이었다. 라우렌시오 부제는 가난한 이들이 바로 교회의 보물임을 일깨워 준 성인이다.
입당송
복된 라우렌시오는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내어 주고, 순교의 고난을 받아들여, 주 예수 그리스도께 기뻐하며 올라갔네.
<대영광송>
본기도
하느님, 복된 라우렌시오는 하느님을 열렬히 사랑하며, 신자들을 충실히 섬기고 순교의 영광을 받았으니, 저희도 그를 본받아 사랑을 실천하고, 그의 가르침을 따라 형제들을 섬기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주는 이를 사랑하신다며 가난한 이들에게 아낌없이 내어 주라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고 하시며,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주는 이를 사랑하십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2서 말씀입니다. 9,6-10
형제 여러분, 6 적게 뿌리는 이는 적게 거두어들이고 많이 뿌리는 이는 많이 거두어들입니다.
7 저마다 마음에 작정한 대로 해야지, 마지못해 하거나 억지로 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주는 이를 사랑하십니다.
8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에게 모든 은총을 넘치게 주실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은 언제나 모든 면에서 모든 것을 넉넉히 가져 온갖 선행을 넘치도록 할 수 있게 됩니다. 9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그가 가난한 이들에게 아낌없이 내주니, 그의 의로움이 영원히 존속하리라.”
10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과 먹을 양식을 마련해 주시는 분께서 여러분에게도 씨앗을 마련해 주실 뿐만 아니라 그것을 여러 곱절로 늘려 주시고, 또 여러분이 실천하는 의로움의 열매도 늘려 주실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12(111),1ㄴㄷ-2.5-6.7-8.9(◎ 5ㄱ)
◎ 잘되리라, 후하게 꾸어 주는 이!
○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고, 그분 계명을 큰 즐거움으로 삼는 이! 그의 후손은 땅에서 융성하고, 올곧은 세대는 복을 받으리라. ◎
○ 잘되리라, 후하게 꾸어 주고, 자기 일을 바르게 처리하는 이! 그는 언제나 흔들리지 않으리니, 영원히 의인으로 기억되리라. ◎
○ 나쁜 소식에도 그는 겁내지 않고, 그 마음 굳게 주님을 신뢰하네. 그 마음 굳세어 두려워하지 않으니, 마침내 적들을 내려다보리라. ◎
○ 가난한 이에게 넉넉히 나누어 주니, 그의 의로움은 길이 이어지고, 그의 뿔은 영광 속에 높이 들리리라. ◎
복음 환호송 요한 8,12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 알렐루야.
복음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24-2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25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26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예물 기도
주님, 복된 라우렌시오를 기리며 기쁘게 바치는 이 예물을 받으시고, 저희를 자비로이 도우시어 구원하여 주소서. 우리 주 …….
<순교자 감사송: 177면 참조>
영성체송 요한 12,26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거룩한 양식을 가득히 받고 간절히 비오니, 복된 라우렌시오 축일에 저희가 주님을 섬기며 드리는 이 제사로, 구원의 풍성한 열매를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오늘 예수님의 이 말씀을 통해 몇 가지 진리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먼저, 생명은 죽음을 통해서만 온다는 점이지요. 새싹이 나오려면 씨앗이 죽어야만 합니다.
씨앗이 죽는다고 해서 씨앗의 형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요. 씨앗의 형태가 새싹의 형태로 변화되는 것뿐입니다.
만일 씨앗이 말라 뒤틀어졌다면 싹이 나오기나 하겠습니까?
새롭고 건실한 싹으로 다시 태어나고자 내 안에 깃든 악의 경향들을 죽여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생명의 힘, 선한 마음이 충만해질 것이 아닙니까?
개인적인 야심과 욕망을 묻을 때만 비로소 하느님께서 쓰실 만한 재목이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생명을 버림으로써 오히려 생명을 얻는다는 예수님의 말씀에 주목해야만 합니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만일 개인의 욕망을 버리고 이웃과 사회를 위해 온 생애를 헌신한 분들이 없었더라면 세상은 지금보다 더욱 어두웠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눈에 보이는 박해가 없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을 따르려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지 않습니까?
오늘 이 점에 대해 묵상했으면 합니다. (김준철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17. 과월절 전 목요일 : 낮(밀알이 죽으면 많은 열매를...)그리스도의 시 수난 1
“그 사람들을 저쪽 구석으로 데리고 가거라. 내가 그들을 만나러 가겠다.”
그리고 예수께서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려고 하시는 동안, 베드로와 같이 돌아온
요한과 베드로 자신, 유다 타대오, 제베대오의 아들 야보고, 그리고 동료들을 도우려고
군중 속에서 만난 친척의 집단을 버려두는 토마가 예수께 길을 터 드리려고 애를 쓴다.
이제 예수께서는 벌써 당신께 인사를 하는 이방인들이 있는 곳에 계시다.
“여러분께 평화가 있기를. 내게서 무엇을 원하십니까?”
“선생님을 뵙고 말씀드리기를 원합니다. 선생님의 말씀으로 우리는 어리둥절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들은 오래 전부터 선생님을 뵙고 선생님의 말씀에 저희들이 충격을 받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유리한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오늘… 선생님은 죽음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저희들은 이 시간을 붙잡지 않으면
다시는 선생님께 말씀을 드릴 수 없게 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그러나
히브리 사람들이 그들의 가장 훌륭한 아들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한 일입니까?
저희들은 이방인이고, 선생님의 손이 저희를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이 저희에게는 알려지지 않았었습니다.
막연히 선생님께 대한 말을 하는 것을 들었지만 선생님을 본 적도 가까이한 적도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보시다시피 저희는 선생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온 세계가 저희와 함께 선생님을 공경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람들과 정신들에 의해서 사람의 아들의 영광이 나타나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다시 사람들이 예수를 둘러싸고 있는데,
다른 점은 이방인들이 앞줄에 있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만일 지금이 선생님이 영광스럽게 되는 시간이라면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과 같이, 또는 저희가 이해한 것과 같이 선생님은 돌아가시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죽는 것은 영광스럽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일 선생님이 왕권을 이룩하시기 전에 돌아가시면
어떻게 세상 사람들을 선생님의 왕권 아래 모으실 수 있겠습니까?
만일 선생님의 손이 죽음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선생님이 어떻게 승리하시고 백성들을 모으실 수 있겠습니까?”
"나는 죽음으로써 생명을 줍니다.
나는 죽음으로써 건설합니다. 나는 죽음으로써 새 백성을 만들어냅니다.
희생 속에서 사람은 승리를 얻는 것입니다.
정말 잘 들어두시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생산을 하지 못한 채로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자기의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것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위하여 목숨을 구할 것입니다.
나는 그런 다음 진리를 섬기려고 나를 따르는 모든 사람에게
이 영원한 생명을 주기 위하여 죽을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를 섬기고자 하는 사람은 오시오.
내 나라에는 이러저러한 백성에게만 자리가 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나를 섬기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내게로 오고 나를 따르시오.
그러면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를 섬기는 사람은
유일한 참 하느님이시고
하늘과 땅의 주인이시며 존재하는 모든 것의 창조주이시고,
생각과 말씀과 사랑과 생명과 길과 진리이신 내 아버지께로부터 영광을 받을 것입니다.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은 3위이시면서 한분이시고,
한분이시면서 3위이시고, 홀로 참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나 내 마음이 어지럽습니다.
그런데 내가 무슨 말을 할까요? 혹 ‘아버지 이 시간에서 저를 구해 주십시오’ 하고 말할까요?
아닙니다. 나는 이때가 되기 위해 바로 이 때문에 온 것이니까요.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하렵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찬미받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예수께서는 팔을 펴서 회랑의 대리석의 흰 빛과 대조가 되는 붉은 십자가 모양을 만드시고,
당신을 바치고 기도하고 아버지께로 당신 영혼과 더불어 올라가시면서 얼굴을 위로 드신다.
그러자 천둥소리보다도 더 크고, 어떤 사람의 목소리와도 같지 않지만
모든 귀에 썩 잘 들린다는 뜻에서 비물질적인 목소리가 4월의 찬란한 날의
맑은 하늘을 채우고 매우 아름다운 음조를 가진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의
화음보다도 더 힘차게 진동하며 이렇게 선언한다.
“그런데 나는 그를 영광스럽게 하였고, 또 영광스럽게 하겠다.”
사람들은 무서워하였다.
땅과 그 위에 있는 것을 진동시킬 정도로 강한 그 목소리,
다른 어떤 목소리와도 틀리는, 알지 못하는 근원에서 오는 신비로운 그 목소리,
북쪽에서 남쪽까지, 동쪽에서 서쪽까지 온 공간을 채우는 그 목소리가
히브리 사람들을 무서워 떨게 하고 이교도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히브리인들은 그렇게 할 수 있을 때에는 땅에 엎드리고 무서워하며 중얼거린다.
“이제 우리는 죽는구나! 우리는 하늘의 목소리들 들었다. 천사가 그에게 말했다”
그러면서 죽음을 기다리며 가슴을 친다. 이교도들은 이렇게 말한다.
“천둥이다! 으르렁거리는 소리다! 도망치자! 땅이 으르렁거리고 흔들렸다!”
그러나 아직 성전 담 밖에 있던 사람들이
“우리를 불쌍히 여기십시오! 달려가자! 여기는 거룩한 곳이다.
하느님의 제단이 세워져 있는 산은 갈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고 외치면서 안으로 뛰어오자 더해지는 혼잡 속에서 도망치기는 불가능하다.
이리하여 각자는 군중과 갑작스러운 공포에 가로막혀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다.
2016년 8월 10일 [(홍)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축일] 하느님뜻안의 삶
조각보 2016.08.10 08:10
천상의 책 제20권
1926년 11월 2일
19 예수님과 성모님이 행하신 모든 것의 본질과 기원과 일차적 원인은
하느님 뜻의 나라였다. '피앗'의 승리가 '구원의 나라'를 완성하리라.
1. 내 삶은 '하느님의 피앗' 안에서 계속되고 있다. 이 피앗 안에서 내 일상적인
(순례) 행위를 하면서 빛을 흡수한 적이 있었는데, 그 반사광에서 실 같은 빛살이
수없이 나와 빛나는 그물을 이루며 땅 위로 널리 퍼져 나갔고, 그것은 피조물을
잡기 위한 그물이었다. 그때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거동하시며 이르셨다.
2. "딸아, 너는 내 뜻 안에서 순례할 때마다 더 많은 빛을 받아, 피조물을 잡기 위한
그물을 만든다. 이 그물이 무엇인지 아느냐? 바로 내 지식이다. 내가 '영원한 피앗'에
대한 지식을 너에게 열어 보이면 보일수록, 내 뜻의 나라에서 살게 될 영혼들을 잡기
위한 그물을 그만큼 더 많이 만들어 배치하며 확장하는 것인데, 이 때문에 주님께서
그 영혼들을 너에게 주신다. 네가 우리 뜻의 힘으로 이 뜻 안을 돌아다닐 때 그 순례
행위는 빛이 되고, 하느님께 다다르기까지 뻗어 나가서 더 많은 진리의 빛을 피조물
가운데로 끌어당기는 것이다.
3. 그 뒤에도 지고하신 뜻 안에 이루어진 모든 것들 사이를 계속 돌아다니다가
천상 엄마께서 이 뜻 안에서 이루신 것들 앞에 이르렀다. 그래서 이렇게 말씀드렸다.
"존귀하신 여왕님, 저는 당신 사랑의 큰 바다에 저의 작은 사랑을 숨기려고 왔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당신 흠숭의 끝없는 바다에 저의 흠숭을 숨기려고 왔습니다.
저는 당신 감사의 바다에 저의 감사를 숨기고, 당신의 간원과 탄식과 눈물과
고통의 바다에 그것들을 숨깁니다.
4. 제 사랑의 바다가 당신 사랑의 바다와 하나가 되고, 저의 흠숭과 당신의 흠숭이
하나가 되고, 저의 감사가 당신 감사의 광대한 폭을 얻고, 저의 간원과 탄식과 눈물과
고통이 당신의 것들과 오직 하나의 바다가 되게 하여, 저도 사랑과 흠숭 등등의 바다들
을 가질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존귀하신 여왕님께서 이로써 '대망의 구원자'
를 탄원하여 얻으신 것과 같이, 저도 이 모든 바다들과 함께 거룩하신 임금님 앞에
나아가서 '지고한 피앗의 나라'를 간청하며 탄원하려는 것입니다.
5. 여왕이신 저의 엄마, 엄마께서 '거룩한 피앗'을 이겨 '영원하신 말씀'을 강생하시게
하셨던 것처럼, 저도 이 '피앗'을 이겨 지상에도 그 나라를 허락하시도록, 엄마의 생명과
사랑과 은총의 바다들을 활용해야 하겠습니다. 엄마의 바다들을 저에게 주십시오. '지고한
피앗의 나라'가 속히 지상에도 오시도록, 이 작은 딸을 도와주시지 않으시렵니까?"
6. 그런데, 그런 말을 하는 동안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내 천상 엄마는 '지고한 피앗의 나라'가 속히 지상에 오시어 다스리시도록
하는 일에는 종사하지 않으셨고, 별로 큰 관심을 쏟지도 않으셨다.
그분의 관심은 '대망의 구원자'에 있었고, 과연 구원자를 얻어내셨다.
7. 하느님의 피앗'으로 말하자면, 이는 더 필요한 일이었고,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의
완전한 질서를 놓는 일이었는데, 그분은 그 일에 종사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하느님의 뜻이 완전히 승리를 구가하며 다스리시게 하려면, 여왕이요 어머니이신
그분께 인간의 뜻과 하느님의 뜻을 화해시켜야 할 책임이 있었을 것이다.
8. 그 순간,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나오시어 정겨운 음성으로
말씀하셨다. "딸아, 나와 떨어질 수 없는 내 엄마의 사랑은 '대망의 구원자'를 위한
것이었고, 그분은 그 사명을 완전히 다하셨다. 그러나 너는 이것을 알아야 한다.
그분과 내가 행한 모든 것은, 그 모든 것의 본질과 기원과 일차적 원인은 바로 내 뜻의
나라였다. 하지만 이 나라가 오기 위해서는 구원사업이 필요했으므로, '피앗의 나라'가
우리 행위의 안쪽에 있었다면, 그 바깥쪽은 온통 '구원의 나라'로 덮여 있었다.
9. 그 반면에 너의 사명은 오로지 '지고한 뜻의 나라'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너는
존귀하신 여왕과 내가 행한 모든 것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이는 너를 도와주고
대신하며 거룩하신 임금님께 다가가게 하려는 것이요, 그리하여 네가
'영원한 피앗의 나라'의 도래를 끊임없이 간청하게 하려는 것이다.
10. 만약 (너의 사명이) '대망의 구원자'라는 선을 받기 위한 것이었다면, 너는 네
몫을 다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당시에는 네가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내 엄마가
너를 대신하셨다. 이제 너는 내 뜻의 나라를 위해서 내 엄마를, 그분의 몫을 대신
해야 한다. 엄마가 딸을 대신했으니, 이제 딸이 엄마를 대신해야 하는 것이다.
11. 더구나 '하늘의 여왕'께서는 내 뜻의 맏딸이셨다. 언제나 우리의 광활한 하늘
안에서 사셨기 때문에 그분 자신의 사랑의 바다를 형성하셨고, 은총의, 흠숭의,
빛의 바다들을 함께 형성하셨다. 왜냐하면 너의 엄마가 너를 당신에게서 태어난
아이로 지켜 오셨고, 당신의 이 딸이 이제 당신의 바다들 안에서 대망의 '하느님
피앗의 나라'가 지상에 오시기를 간청하는 것을 즐거워하시기 때문이다.
12. 그러니, 보아라, 너의 엄마가 당신의 것을 죄다 너에게 주시면서 얼마나
풍성하게 너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주시는지를! 그분은 당신의 끝없는 바다
들이 저 거룩한 나라를 간청하는 데에 소용되는 것을 영예롭게 여기신다."
13. 나중에 나는 하느님의 뜻 안에서, 예수님의 구원사업을 통해 행하신 모든
것을 따라다녔다. 그러자 다정하신 그분께서 다시 오시어 말씀을 이으셨다.
"딸아, 나의 구원사업은 사람에게 치유책으로 왔으므로, 환자들과 소경들과
벙어리들과 온갖 질병들에 대한 치료제로, 약품으로, 음식으로 쓰였다. 한데
그들은 병들어 있었기 때문에 내가 그들의 선익을 위하여 지상에 가져온
모든 약에 내포된 효력을 다 받지도 누리지도 못했고, (지금도 그러하다).
14. 내가 그들에게 완전한 건강을 위한 음식으로 남겨 준 성체성사 - 그들은 이를 거듭
해서 먹지만 늘 아파 보인다. 미각이 오염된 입과 소화 작용을 제대로 못하는 위가 어찌나
많은지, 이로 인해 빵의 형상이라는 베일 아래 숨어 있는, 바로 내 생명이기도 한 이 음식의
맛을 즐기지 못하고, 내 성사적 생명의 힘을 다 소화하지도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은
늘 허약하고, 몸 속 어딘가에 나쁜 열기가 있어서 식욕도 없는 상태로 그것을 먹는다.
15. 이 때문에 나는 '지고한 피앗의 나라'가 오기를 이리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때가 되면 내가 지상에 와서 행한 모든 것이 완전한 건강을 누리는 사람들을
위한 식량으로 쓰일 것이다.
16. 같은 음식을 병자가 먹는 것과 완전히 건강한 사람이 먹는 것 사이에 어떤
차이가 없겠느냐? 병자는 식욕이 없어 맛을 모르고 먹으니, 그 음식이 그에게는
겨우 연명하는 데에나 소용될 뿐이다. 건강한 사람은 식욕이 있어 즐기며 먹고,
그러기에 더 많이 먹기도 하여, 몸을 튼튼하고 건강하게 유지한다.
17. 그러니 내가 이룬 모든 것이 내 뜻의 나라에서는 더 이상 병자들의 식량이 되지 않고,
활기차고 완전히 건강한 내 나라 자녀들의 식량이 될 것이다. 이를 보면서 내가 어찌 흐뭇
해하지 않겠느냐? 더군다나 그들은 내 뜻을 소유함으로써 천상의 복된 이들처럼 내 영원한
생명을 소유하고, 그러므로 내 뜻은 그들 안에 있는 내 생명을 가리는 베일이 된다.
18. (천상의) 복된 이들은 나를 그들 자신의 생명으로 영혼 내부에 소유하고 있다.
왜냐하면 참행복의 기원은 영혼 내부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에게서
끊임없이 받는 행복과 그들 내부에 지니고 있는 행복이 서로 손을 잡고 입맞춤을
교환하고, 이로 인해 그들은 완전히 행복하다. 그들과 꼭 같이, 내 뜻을 소유하고 있는
영혼은 그 내부에 내 영원한 생명을 지니고 있으며, 이 생명이 그에게 지속적인 식량이
된다. 내 성사적 생명의 음식처럼 하루에 한 번만 먹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19. 사실, 내 뜻은 더 크게 스스로를 나타내 보일 것이다. 하루에 한 번만 자신을 주지 않고
계속 줄 터인데, 이는 내 뜻이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즉, 내 뜻을 소유한 사람들은
오염되지 않은 미각과 튼튼한 위를 가지고 있어서 매 순간마다 힘과 빛과 하느님의 생명을
즐기며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성사들 및 내 성사적 생명은
그들이 소유한 '지고한 피앗'의 생명을 위한 음식이, 즐거움이, 새로운 행복이 될 것이다.
20. 내 뜻의 나라는 천국의 판박이와 같을 것이다. 복된 이들이 그들의 하느님을 그들
자신의 생명으로 내부에 소유하는 한편, 외부에서도 하느님을 그들 내부로 받아들이는
천국 말이다. 그러니 안팎으로 하느님의 생명을 소유하며 받아들일 그들에게,
곧 '영원한 피앗'의 자녀들에게, 성사를 통하여 나 자신을 주면서 그들 안에
내 생명이 있는 것을 볼 때, 내가 어찌 행복하지 않겠느냐?
21. 그때에는 내 성사적 생명이 완전한 열매를 맺으리니, 빵과 포도주의 형상이 사라짐에
따라 내 지속적인 생명의 음식 없이 있게 될 내 자녀들을 떠나는 슬픔을, 내가 느끼지 않게
될 것이다. 내 뜻이 성체성사의 형상을 이루는 빵과 포도주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신적 생명을 완전히 소유하며 또한 언제나 보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22. 내 뜻의 나라에는 식량이든 영성체든 중단되지 않는다. 영구적인 것이 된다.
그리고 내가 구원사업을 통해서 이룬 모든 것이 더는 치료제로 쓰이지 않고,
늘 점점 더 커지는 즐거움과 기쁨과 아름다움이 된다. '지고한 피앗'의 승리가
'구원의나라'를 완성하는 열매를 맺는 것이다."
1926년 11월 3일
20 연옥에서 위령 기도를 많이 받기 위한 길. 하느님 뜻을 많이
소유할수록 그런 사람의 기도와 일과 고통은 더 큰 가치를 지닌다.
1. 계속 하느님의 흠숭하올 뜻에 온전히 맡긴 채 살아가고 있는데, 기도 중에,
연옥으로 내려가서 정화하고 있는 영혼들을 모두 풀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
하였다. 영원하신 뜻의 빛 안에서 그들을 전부 천국으로 데려가고 싶은 것이었다.
그러자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걸음을 옮기시며 이르셨다.
2. "딸아, 갈수록 내 뜻을 더욱더 따르며 내 뜻 안의 행위를 더 많이 한 끝에 후세 삶으로
넘어간 영혼들은, 지상에서 올라오는 위령 기도를 받을 길을 그만큼 더 많이 만들어 둔
이들이다. 내 뜻을 많이 행할수록 교회 안에 있는 내 재산의 전달 통로를 그들 자신을
위해 그만큼 더 많이 만드는 것이다. 그런 이들이 만든 그 길들은 어떤 이들에게는 위로를,
어떤 이들에게는 기도를, 또 어떤 이들에게는 고통의 감소를 가져온다.
3. 위령 기도, 곧 연도는 내 뜻의 왕도를 따라 걷는다. 사람이 자신을 위해서 내 뜻 안에
형성한 공로와 열매와 자본금을 각자에게 가져다주려는 것이다. 그런즉 내 뜻이 없으면
연도를 받기 위한 길도 수단도 없다. 교회가 바치는 연도와 여타 모든 것은 언제나 연옥
속으로 가지만, 연옥이라기보다 (생전에) 자신들을 위한 길을 만들어 둔 사람들에게로
간다. 내 뜻을 실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길이 막혀 있거나 아예 없기 때문이다.
4. 그런 이들이 구원을 얻는 것은, 적어도 죽음의 순간에는 내 뜻의 지고한 주권을
인정하고 높이 받들며 그것에 굴복한 까닭이다. 말하자면 그들의 그 마지막 행위가
그들을 구원한 것이다. 그것이 없었다면 구원조차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5. 하지만 항상 내 뜻을 실천한 사람에게는 연옥으로 가는 길이 없다. 그의 길은 천국과
직결되어 있다. 그리고 내 뜻을 인정하고 그것에 복종했지만 언제나 모든 일 속에서는
아니고 대체로 그렇게 했던 사람은, 자기를 위해 매우 많은 길을 닦아 둔 셈이기에
매우 많은 기도를 받는다. 이 때문에 연옥이 그를 속히 천국으로 보낸다.
6. 그런데, 연옥 영혼이 위령 기도를 받으려면 (현세에서 미리) 그 길을 닦아 두어야 하는
것처럼, 지상에 살아 있는 이들도 이 기도가 연옥으로 올라가게 할 길을 닦으려면 내 뜻을
실행해야 한다. 위령 기도를 바치더라도 내 뜻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이들의 기도는,
홀로 만인을 하나로 결합시킬 수 있는 내 뜻과의 소통이 없기 때문에, 올라가기 위한 길도,
걸어갈 발도, 위로를 주기 위한 힘도 찾아내지 못한다. 또한 홀로 모든 선에 생명을 줄
힘이 있는 내 뜻의 참생명이 없기 때문에, 그것은 생명이 없는 연도가 되기도 한다.
7. 영혼이 내 뜻을 소유하면 할수록, 그의 기도와 일과 고통은 그만큼 더 큰 가치를 지닌다.
그러므로 그는 저 축복 받은 영혼들에게 더 큰 위로를 가져갈 수 있다. 나는 영혼이 내 뜻을
얼마나 많이 소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재며 그 가치를 평가한다.
내 뜻이 그의 모든 행위 안에 흐르고 있으면 그 가치가 엄청난 것이다. 더구나 나는 계속
재면서 아무도 그 무게를 헤아릴 길 없는 가치를 그 안에 넣어 주기도 한다.
8. 그와 반대로, 내 뜻에 대하여 별로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일 경우에는, 내가 재는
일이 드물고 그 가치도 그만큼 떨어진다. 또 전혀 관심없는 사람이라면, 그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든, 나로서는 전혀 잴 것이 없을 정도로 무가치한 것이다. 그렇게
무가치한 것이라면, 연옥에서 내 '영원한 피앗'이 내놓은 것 외에는 아무것도
인정하지도 받아들이지도 않는 저 영혼들에게 어떻게 위로를 줄 수 있겠느냐?
9. 그런데 너는 누가 모든 위로를, 정화의 빛을, 변화시키는 사랑을 가져오는지
알고 있느냐? 모든 일 속에 내 뜻의 생명을 가지고 있는 사람, 그러니 내 뜻이
그 안에서 승리자로서 다스리는 사람이다. 이런 영혼에게는 길마저 필요 없다.
내 뜻을 소유하고 있으니, 모든 길들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10. 그 영혼은 자기 안에 내 뜻의 왕도를 소유하고 있어서 어디든지 갈 수 있고, 저 깊은
연옥 속으로 모든 위로와 해방을 가져갈 수 있다. 게다가 우리는 사람을 창조하면서 우리의
뜻을 특별 유산으로 그에게 주었으니, 우리가 준 이 유산의 경계 안에서 그가 행한 모든 것
은 우리의 것으로 인정한다. 그 경계 밖에서 행한 것은 우리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11. 우리는 또한 피조물이 우리의 뜻 안에서 행한 것이 아니라면, 혹은 적어도 우리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서 행한 것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천국에 들어오게 할 수 없다. 모든
피조물은 '영원한 피앗'에서 나왔으므로, 경계를 늦추지 않는 우리의 뜻으로서는 우리
뜻의 '피앗'을 통과하지 않은 어떤 행위에도 천국에 들어올 허락을 줄 수 없는 것이다.
12. 오!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뜻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안다면! 그리고 거의 모든 일이,
선으로 보이는 일들까지, 얼마나 내 뜻이 비어 있고, 빛이 비어 있고, 가치가 비어 있고,
생명이 비어 있는지를 안다면! 그런데 빛도 가치도 생명도 비어 있는 일은 천국에 들어올
수 없는 것이다. 오, 그러니, 모든 일 속에서 언제까지나 내 뜻을 이룰 수 있도록,
얼마나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