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4권 공생활 둘째 해(하) p458~p467
292. 보즈라에서의 설교와 기적
1945. 10. 2.
…또한 세상은 증오, 배반, 고통, 결핍, 호기심의 파도와 함께 몹시 가까이에 있다. 그 파도는 바다의 파도가 항구에 와서 사라지듯이 이곳 보즈라의 여관 마당에 와서 죽는다. 얼굴을 보고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착한 마음을 가진 여관주인은 예수께 대한 경의로 마당에서 짐승들의 배설물과 쓰레기를 말끔히 치워놓았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그들은 이 도시 사람이거나 외지인이지만, 이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 대다수이고, 내가 대화의 내용을 들어볼 때 아주 먼 곳, 즉 호수 연안이나 호수 건너편에서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예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대화에서 여러 고장들의 이름들과 그들의 고통스러운 사연들을 단편적으로 듣는다. 가다라, 히포, 게르게사, 가말라, 아펙, 나인, 엔도르, 이즈르엘, 막달라, 코라진이 왜 그토록 멀리서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많은 사람들의 사연과 함께 거명된다.
“저는 당신께서 트랜스요르단 지방을 거쳐 가신다는 말을 듣고는 실망했었어요. 하지만 제가 이즈르엘로 돌아가려고 할 때 때마침 몇 사람의 제자들이 카파르나움에서 기다리고 있는 저희에게 와서 말했어요. ‘지금쯤 그분께서는 틀림없이 게라사 너머에 계실 겁니다.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보즈라나 아르벨라로 가시오.’ 그래서 저는 이 사람들과 함께 왔습니다…”
“저는 몇 사람의 바리사이들이 가다라를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이 나자렛의 예수께서 이 지방에 와 있는 것은 아는데, 구체적으로 어디 계시냐고 묻더군요. 제 아내가 아픕니다. 저는 그 사람들과 함께 왔습니다. 그 다음에 어제 아르벨라에서 저는 당신께서 먼저 보즈라로 오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리로 왔습니다.”
“저는 이 아이 때문에 가말라에서 왔습니다. 이 아이는 성난 암소에게 들이받혔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는 완전히 오그라들고, 양팔을 움직일 수 없는 자기의 아들을 보여준다.
“저는 제 아들을 데려올 수 없었습니다. 저는 므기또에서 왔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분께서는 여기서도 그 아이를 고쳐주실까요?”
울어서 얼굴이 새빨개진 여인이 괴로워하며 말한다.
“안 돼요, 병자가 여기 있어야 해요.”
“아닙니다. 믿음만 있으면 됩니다.”
“아닙니다. 그분께서 손을 얹지 않으시면 낫지 않아요. 그분의 제자들도 그렇게 합니다.”
“당신은 그 먼 길을 헛걸음하셨군요.”
여인은 울기 시작하면서 말한다.
“오! 나는 불행하기도 하지! 그런데 나는 거의 죽게 된 그 아이를 두고 왔어. 희망을 가지고…. 그분께서는 아이를 고쳐주시지 않으실 것이고, 그럼 나는 그 애가 죽을 때 위로해줄 수도 없어…”
다른 여자가 그 여자를 위로한다.
“아주머니, 그 말을 믿지 마세요. 나는 그분께서 말씀하고 계셨던 산을 떠나시지도 않으신 채로 나를 위하여 큰 기적을 베풀어주셨기 때문에 그분께 감사드리러 왔어요.”
“아주머니의 아들에게는 무슨 문제가 있었는데요?”
“내 아들이 아니라 미쳐버린 내 남편이 문제였어요…”
두 여자는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간다.
“사실입니다. 아르벨라의 한 어머니도 그분께서 그녀의 아들을 보지도 않으시고 구속해주셨습니다.”
아르벨라에서 온 어떤 사람이 말한 다음 자기 곁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계속 한다.
“비켜주세요, 제발! 길을 비켜주세요!”
완전히 가려져 있는 들것을 멘 사람들이 외친다.
군중이 갈라지고, 들것은 고통 받는 사람을 실은 채 지나간다. 그들은 안쪽으로 가서 짚더미 거의 뒤쪽에 들것을 내려놓는다. 들것 위에 누워 있는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도통 알 수 없다!
거만하고 잘 차려 입은 두 명의 바리사이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거드름을 피우며 들어온다. 그들은 미치광이들처럼 외치며 가엾은 여관주인을 몰아세운다.
“이 저주받은 거짓말쟁이! 당신은 왜 그 사람이 여기 있지 않다고 우리에게 말했소? 당신도 그 사람의 공범이오? 당신은 이스라엘의 성인들인 우리를 감히 경멸하는데, 결국 누구를… 이롭게 하려고 그러는 거요? 당신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어떻게 알았소? 그 사람은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오?”
“그분이 어떤 분이냐고요? 당신들과 같지 않은 사람이지요. 하지만 나는 거짓말하지 않았어요. 그분께서는 당신들이 떠나고 몇 시간 후에 오셨소. 그분께서는 숨지 않으셨고, 나도 그분을 숨겨드리지 않았소. 하지만 나는 이 집의 주인이니 당신들에게 말하겠소. ‘내 집에서 당장 나가시오!’
당신들은 여기서 나자렛 선생님을 모욕할 수 없소. 알아들었소? 당신들이 내 말을 못 알아듣겠다면, 나는 재칼 같은 당신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방식으로 말해줄 수도 있소.”
건장한 여관주인이 당장 주먹을 날릴 태세를 보이기 때문에 두 바리사이는 어조를 바꾸어 채찍으로 위협당하는 강아지들처럼 비굴해진다.
“그러나 우리는 그분을 숭배하려고 그분을 찾고 있었어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이러시는 거요? 당신의 실수로 우리가 그분을 뵙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 때문에 우리가 화낸 것뿐이오.
우리는 그분께서 누구신지를 알고 있어요. 그분께서는 우리가 감히 쳐다볼 자격도 없는 거룩하고 복되신 메시아에요. 우리는 먼지이고, 그분은 이스라엘의 영광이시오. 우리를 그분께 데려다주시오. 우리의 영혼은 그분의 말씀을 듣기를 열망하고 있소.”
여관 주인은 그들의 목소리와 몸짓을 절묘하게 흉내낸다.
“오! 물론이지요! 바리사이들이 의롭다는 평판이 자자한데, 어찌 내가 그걸 의심할 수 있었을까요? 물론이지요! 당신들은 그분에 경배하러 왔고말고요! 당신들은 그것을 열망하고 있지요! 내가 가서 그분께 말씀드리겠소. 나는 갑니다…
안 되오, 절대로! 나를 따라오지 마시오! 당신도. 내 말을 듣지 않으면, 나는 독이 가득한 미라 같은 당신 둘을 서로 부딪쳐 한 덩어리로 만들어버리겠소. 여기 있어요. 당신은 내가 정해주는 대로 꼼짝 말고 여기 있고, 당신은 저기 있어요. 당신들을 목까지 땅속에 메다꽂아 박아 도살하는 돼지들을 매놓는 말뚝으로 쓰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오.”
여관주인이 그의 말에 행동을 곁들여 더 마른 바리사이의 겨드랑이에 양 팔을 넣어 번쩍 들었다가 어찌나 세차게 땅에 매다 꽂는지, 만약에 땅이 단단하지 않았다면 그 불쌍한 작자는 적어도 발목까지는 빠져들어 갈 지경이었다. 그러나 땅이 단단하기 때문에 그는 심하게 흔들리더니 꼭두각시처럼 서 있다.
그 다음에 여관주인은 다른 한 사람을 붙잡아 비록 그가 어지간히 뚱뚱한 사람이지만 그 사람도 쳐들었다가 똑같이 격렬하게 내리꽂는다. 그런데 그 사람은 반항하고 몸부림치기 때문에 그를 똑바로 세워놓는 대신 땅바닥에 밀어붙여 앉혀놓는다. 그야말로 그는 한 무더기의 살과 천에 지나지 않는다. 그 다음에 그는 상스러운 말을 내뱉으며 가는데, 그 말은 두 사람의 신음소리와 많은 사람의 웃음소리에 묻혀버린다.
그는 복도를 거쳐 작은 마당을 지나 좁은 층계를 올라가 회랑으로 된 긴 방에 들어간 다음 거기서 예수께서 그분의 일행과 상인과 함께 식사를 마쳐 가시는 넓은 방으로 들어간다.
“네 명의 바리사이들 중에서 두 명이 왔습니다. 당신께서도 보셨으면 좋았을 텐데요. 지금 당장은 제가 그들을 적당히 손봐주었습니다. 그자들은 저를 따라오려 했지만, 제가 못 따라오게 했습니다. 그자들은 지금 많은 병자들과 다른 많은 사람들과 함께 아래층 마당에 있습니다.”
“나는 곧 가겠소. 고맙소, 파라. 당신도 가도 되오.”
그들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분의 어머니, 클레오파의 마리아, 수산나, 살로메를 제외한 여자들과 남자제자들에게 제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으라고 명하신다. 그분께서는 제외된 사람들의 슬픈 표정을 보시고 말씀하신다.
“옥상으로 올라가거라. 너희는 거기서도 똑같이 내 말을 들을 수 있다.”
그분께서는 사도들과 네 사람의 여자들과 함께 밖으로 나오신다. 그분께서는 여관주인이 간 길을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 큰 마당으로 들어서신다. 군중은 보기 위하여 얼굴을 치켜들고, 약은 사람들은 짚더미나 옆쪽에 세워 놓은 마차들이나 수반의 가장자리 위로… 올라간다.
두 바리사이는 지나치게 격식을 갖추고 예수께 다가간다. 그분께서는 마치 그들이 그분의 가장 충실한 친구들이기라도 되는 것처럼 평소와 같이 인사하신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들의 번지르르한 질문에 대답하시려고 걸음을 멈추지는 않으신다. 그들의 질문은 이렇다.
“당신의 일행은 이렇게 적습니까? 제자들도 없고요? 그들은 당신을 떠났습니까?”
예수께서는 걸어가시면서 정색하고 대답하신다.
“아무도 떠나지 않았습니다. 당신들은 아르벨라에서 왔으니 거기서 나보다 앞서간 사람들을 만났을 것이고, 유다에서는 시몬의 유다, 토마스, 나타나엘, 필립보를 만났습니다.”
뚱뚱한 바리사이는 더 이상 감히 예수를 따라가지 못하고, 얼굴이 홍당무같이 빨개져서 걸음을 멈춘다. 더 뻔뻔스러운 다른 사람이 우긴다.
“맞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마침 당신께서 충실한 제자들과 여자들과 함께 계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당신께서 이렇게 소수의 사람들만을 데리고 계시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희는 당신의 새로운 신자들을 보고, 당신께 축하드리기를 원했습니다.”
그는 가식적인 웃음을 웃는다.
“내 새 신자들이오? 여기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군중들을 가리키시며 그분의 앞으로 반원을 그리신다. 그들의 대부분은 요르단 강 건너편, 즉 보즈라가 있는 이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다. 그분께서는 바리사이에게 대꾸할 시간을 주지 않으시고 말씀을 시작하신다.
“과거에는 나에 대하여 물어보지 않았던 사람들이 나를 찾고 있고, 과거에는 나를 찾지 않던 사람들이 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 이름을 부르지 않았던 민족들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여기 있습니다.’
예언자들의 입술을 통하여 진리를 말씀하시는 주님께 영광! 나는 내 주위에 모여든 이 군중을 보면서 주님 안에서 몹시 기뻐합니다. 영원하신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실 때 하셨던 약속들이 성취된 것을 내가 보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이 아버지와 성령(the Paraclete)과 함께 예언자들의 생각과 입술과 마음에 넣어주었던 그 약속들, 내가 육체가 되기 전에 알았었고, 육체가 되도록 나를 격려한 그 약속들 말입니다. 그것들이 나를 격려합니다.
그렇습니다. 그 약속들은 미움, 악의, 불신, 거짓말을 거슬러 나를 격려합니다. 과거에는 나에 대하여 물어보지 않았던 사람들이 나를 찾았고, 나를 찾지 않았던 사람들이 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왜 반대로 내가 두 손을 내밀며 ‘내가 여기 있소’ 하고 말했던 사람들은 나를 배척했습니까? 여기 있는 사람들은 나를 몰랐던 반면, 그들은 나를 알고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그렇지요?
신비의 열쇠가 여기 있습니다. 모르는 것이 죄가 아니라, 부인하는 것이 죄입니다. 그런데 나를 알았고, 내가 손을 내밀었던 사람들 중 너무 많은 사람들이 마치 내가 사생아나 도둑, 또는 타락시키는 마귀라도 되는 것처럼 나를 부인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교만이 그들의 믿음의 불을 꺼버렸고, 내 목소리가 그들에게 가리켜주었던 길을 떠나 좋지 않고 꼬불꼬불하고 죄악에 찬 길을 따라 방황했기 때문입니다.
죄는 나를 배척하는 이 민족의 마음속, 식탁 위, 잠자리, 생각 속에 있습니다. 그들은 모든 곳에 반영된 자기 자신의 더러움을 보면서 나에게서도 그 더러움을 보고, 그들의 미움은 그 더러움을 점점 더 쌓아올리며 나에게 말합니다. ‘이 더러운 자야, 물러가라.’
그렇다면 그때는 붉게 물들인 옷, 자기 힘의 능력의 옷을 입고, 그 옷을 입어 아름다운 그가 무엇이라고 말하겠습니까? 그는 이사야가 말한 것을 완수하고, 침묵하지 않고, 그들이 받아 마땅한 것을 그들의 품에 쏟아 붓겠습니까? 아닙니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먼저 그는 모든 사람들에게 버림받아 구속의 포도주를 만들기 위하여 자기 혼자 포도 압착기를 밟아야 합니다.(이사63,1-6)
그것은 의인들을 취하게 하여 그들을 복되게 만드는 포도주이고, 대죄를 지은 사람들을 취하게 하여 그들의 독성적인 힘을 산산조각 내는 포도주입니다. 그렇습니다. 영원한 사랑의 태양 안에서 시시각각 익어가는 내 포도주는 어떤 예언(루카2,34)에서 말한 것처럼 많은 사람들의 파멸과 구원이 될 것입니다. 이 예언은 아직 쓰이지 않고, 갈라지지 않은 바위 속에 저장되어 있는데, 그 바위에서 영원한 생명의 포도주를 만드는 포도나무가 싹터 나왔습니다.당신들은 알아듣습니까? 아니지요, 이스라엘의 박사들인 당신들은 못 알아듣습니다. 당신들이 알아듣는지 여부는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이사야가 말하는 어둠이 당신들에게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들은 눈이 있으나 보지 못하고, 귀가 있으나 듣지 못한다.’(시편115,5-6) 당신들은 당신들의 미움으로 빛을 가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빛이 어둠에게 배척당했고, 세상이 빛을 알기를 거절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환호하시오. 어둠 속에 있다가 여러분에게 선포된 빛을 믿은 여러분. 여러분은 그 빛을 갈망했고 찾았고, 마침내 발견했습니다. 환호하시오, 먼 여행의 부담을 아랑곳하지 않고 산들과 계곡들과 호수들을 건너 구원(Salvation)에게로 온, 오, 충실한 백성들이여. 오, 보즈라의 주민 여러분, 무지의 어둠에서 지혜의 빛으로 여러분을 인도할 다른 영적 여정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오, 하우란의 주민 여러분, 환호하시오! 지식의 환희 안에서 기뻐하시오. 여러분의 쌍봉낙타들과 단봉낙타들이 거룩하고 부드러운 율법 안에서 그분의 종들이 되기 위하여 납탈리와 즈불룬의 거리들로 밀려들 것이라고 예언자가 노래했을 때, 참으로 그것은 여러분과 여러분의 주위의 사람들을 가리킨 것이기도 합니다.
참 하느님을 경배하고, 하느님께서 아버지가 되어주시고, 영원한 행복을 주시는 데 있어 다른 것은 명하지 않고 주님의 열 가지 계명의 준수만을 명하시는 열 개의 계명은 이것입니다. 참 하느님을 자신의 전존재로 사랑하고,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고, 안식일을 더럽히지 않고 지키고, 자기 부모를 공경하고, 사람을 죽이지 말고, 도둑질하지 말고, 간음하지 말고, 거짓 증언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의 아내나 재산을 탐내지 말라는 것입니다.
오! 더 먼 곳에서 온 여러분이 만일 주님의 집에 속해 있다가 사탄의 십계명에 끌려 거기서 나간 사람들을 능가한다면 여러분은 복됩니다.
사탄의 십계명은 하느님 혐오,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종교의식(cult)의 타락, 부모에게 대한 냉혹함, 살인하려는 갈망, 다른 사람들의 성덕을 훔치려는 시도, 사탄과의 간음(fornication), 거짓 증언, 말씀(the Word)의 본성과 사명에 대한 시샘,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발효하고 있고, 자라고 있는 끔찍한 죄악입니다.
목마른 여러분은 기뻐하시오! 굶주린 여러분은 기뻐하시오! 고통당하는 여러분은 기뻐하시오! 여러분은 배척당했습니까? 여러분이 추방되었습니까? 여러분은 무시당했습니까? 여러분은 외국인입니까?
오시오! 환호하시오! 그것은 더 이상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집, 재산, 아버지(paternity), 조국을 줍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하늘나라를 줍니다.
나를 따르시오. 나는 구세주입니다! 나를 따르시오, 나는 구속주입니다! 나를 따르시오, 나는 생명입니다! 나를 따르시오. 나는 아버지께서 은총을 거절하지 않으시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내 사랑 안에서 기뻐하시오! 환호하시오!
고통 가운데서도 나를 찾은 여러분, 나를 알기도 전에 나를 믿은 여러분, 나는 내가 여러분을 사랑한다는 것을 여러분이 깨닫도록, 이날이 참다운 환희의 날이 되도록 기도합니다.
‘아버지! 거룩하신 아버지! 모든 상처, 질병, 몸의 상처, 고뇌, 고통, 마음의 회한 위에, 솟아오르는 모든 믿는 이들, 망설이는 이들, 굳건해지는 이들에게 건강, 은총, 평화를 내리소서! 제 이름으로 평화를! 아버지의 이름으로 은총을! 우리 상호간의 사랑을 통하여 건강을 내리소서!
오, 지극히 거룩하신 아버지, 이 사람들에게 강복하소서! 아버지와 저의 이 잃어버린 자녀들을 모아 한 우리를 만드소서! 거룩하신 아버지, 이 사람들이 아버지와 하나가 되고, 아버지와 저와 지극히 거룩한 성령과 하나가 되어 제가 있게 될 곳에 이 사람들도 있게 하소서.”
양팔을 앞으로 뻗어 십자로 교차시키시고, 손바닥을 위쪽으로 하늘을 향하게 하시고, 얼굴을 드시고 은 나팔 소리처럼 울리는 목소리의 예수께서는 그 웅변에 있어 압도적이시다… 그분께서는 말없이 한참 동안을 그대로 서 계신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사파이어 빛 두 눈으로 하늘을 쳐다보시는 일을 멈추시고, 감동하여 한숨짓거나 희망으로 몸을 떠는 사람들로 가득 찬 넓은 마당을 내려다보신다. 그분께서는 두 손을 합장하여 앞으로 내미시고, 그분을 변모시키는 듯한 미소와 함께 마지막 외침을 쏟아놓으신다.
“환호하시오, 믿고 바라는 여러분이여! 고통당하는 사람들이여, 일어나시오. 그리고 주 여러분의 하느님을 사랑하시오!”
병자들의 치유는 동시적이고, 보편적이다. 떨리는 목소리들과 포효하는 외침들이 구세주를 찬미한다. 한 여인이 멀리 마당 끝에서 자기가 덮었던 홑이불을 끌면서 군중을 헤치고 나와 주님의 발 앞에 쓰러진다. 이번에는 겁에 질린 군중이 다른 비명을 지른다.
“요아킴의 아내 나병환자 마리아다!”
사람들이 사방으로 도망친다.
“두려워하지 마시오! 이 여자의 병은 나았습니다. 이 여자와의 접촉은 더 이상 여러분에게 해를 끼칠 수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안심시키시며 말씀하신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땅에 엎드려 있는 여인에게 말씀하신다.
“여인이여, 일어나시오. 당신은 당신의 큰 희망으로 인하여 상을 받았고, 당신의 오라비들에게 신중하지 못했던 것에 대하여 용서받았습니다. 정결의식을 한 다음에 집으로 돌아가시오.”
젊고 꽤 아름다운 그 여인은 일어나면서 운다. 예수께서는 되돌아와 깜짝 놀라 소리 지르며 기적을 찬미하는 군중에게 그 여인을 가리키신다.
“저 여자를 몹시 사랑했던 저 여자의 남편이 자기의 소유지 끝에 자기 아내의 은신처를 지어주고, 매일 저녁 울면서 그녀에게 음식을 가져다주었어…”
“저 여자는 자기가 나병환자인 것을 알리지 않았던 거지를 동정하여 돌보다가 감염됐었어요.”
“하지만 저 착한 마리아는 어떻게 이리로 왔지?”
“저 들것에 실려 왔어. 어째서 우리는 저 두 사람이 요아킴의 하인들이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을까?”
“저 사람들은 그 때문에 돌에 맞아 죽을 위험을 무릅썼어.”
“자기들의 여주인인 걸! 저 사람들은 자기들의 여주인을 사랑해. 저 여자는 참으로 상냥해서 저 사람들은 자기 자신들보다 그녀를 더 사랑해…”
예수께서 손짓하시자 그들 모두가 침묵한다.
“여러분은 사랑과 선이 기적들과 기쁨을 가져온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니 착하시오. 부인, 가보시오. 아무도 당신을 해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과 당신의 가족들에게 평화!”
여인이 마당에서 들것을 불살랐던 하인들을 앞장서서 나가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뒤따라간다.
예수께서는 몇 사람의 말을 들으시고 나서 군중을 해산시키시고, 그분과 함께 있었던 사람들의 앞장을 서서 물러가신다.
“선생님, 참으로 훌륭한 말씀이었습니다!”
“당신의 얼굴은 얼마나 빛났는지요!”
“당신의 목소리는 또 어떻고요!”
“기적들은 또 얼마나 굉장합니까?”
“당신께서는 바리사이들이 도망치는 것을 보셨습니까?”
“당신께서 몇 마디 말씀을 시작하시자, 그 작자들은 기어 다니는 두 마리 도마뱀처럼 사라져버렸습니다.”
“보즈라와 인근의 모든 마을들의 사람들은 당신에 대하여 놀라운 추억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머니, 당신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들아, 나는 저 사람들을 대표하여, 그리고 나 자신이 너를 축복한다.”
“좋습니다, 당신의 축복은 우리가 다시 만날 때까지 저를 따라다닐 것입니다.”
“주님, 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그럼 여자들은 우리를 떠납니까?”
“그렇다, 시몬아. 내일 동틀 무렵에 알렉산데르는 아에라로 떠난다. 우리는 아르벨라로 가는 길까지 그와 함께 간다. 그 다음에 우리는 그와 헤어진다. 나그네의 친절한 안내자였던 알렉산데르, 참으로 헤어지기 섭섭합니다. 알렉산데르, 나는 항상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다.”
노인은 매우 감격한다. 그는 자기의 양팔을 가슴에 십자로 교차시켜 동방식의 정중한 인사를 하며 몸을 약간 숙인 채로 예수 앞에 서 있다. 그분의 말씀을 듣자 그가 말한다.
“무엇보다도 당신께서 당신의 나라에 계실 때 저를 기억해주십시오.”
“미사스, 당신은 그것을 바라십니까?”
“예, 주님.”
“나도 당신에게 원하는 것이 있습니다.”
“주님, 무엇입니까? 만일 제가 그것을 당신께 드릴 수 있다면, 설혹 그것이 제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귀중한 것이라 해도, 저는 그것을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그것은 가장 귀중한 것입니다. 나는 당신의 영혼을 원합니다. 나에게로 오시오. 우리가 여행을 시작할 때 내가 마지막에 당신에게 선물 하나를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지요. 내 선물은 믿음입니다. 미사스, 당신은 나를 믿습니까?”
“저는 확실히 믿습니다, 주님.”
“그럼 당신의 영혼을 거룩하게 하여 믿음이 당신에게 무력한 것이 되지 않게 할 뿐만 아니라 해로운 선물이 되지 않게 하시오.”
“제 영혼은 늙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을 새롭게 만들려고 힘쓰겠습니다. 주님, 저는 늙은 죄인입니다. 제 죄를 사해주시고, 저에게 강복해주십시오. 왜냐하면 지금 이 순간부터 저는 새 삶을 시작하니까요. 저는 당신의 나라를 향한 제 여정에 있어 당신의 강복을 최고의 호위대로 지니고 가겠습니다…
주님, 우리는 다시 만나지 못할까요?”
“우리는 땅에서는 다시 만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나에 대하여 들을 것이고, 그래서 훨씬 더 많이 믿을 것입니다. 내가 복음전파 없이 당신을 내버려두지 않을 테니까요.
안녕히 가십시오, 미사스. 내일 우리는 서로에게 작별인사를 할 시간을 많이 가지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함께 음식을 들기 전에 지금 작별인사를 합시다.”
예수께서는 그를 껴안으시고, 그에게 입 맞추신다.
사도들과 제자들도 그렇게 한다. 여인들 모두가 그에게 인사한다.
그러나 미사스는 마리아의 거의 정면에서 무릎 꿇으며 말한다.
“당신의 깨끗한 샛별의 빛이 제가 죽을 때까지 제 생각 안에서 빛나기를.”
“알렉산데르, 살 때까지지요. 내 아들을 사랑하세요. 그러면 당신은 나를 사랑하게 될 것이고, 나도 당신을 사랑할 것입니다.”
시몬 베드로가 묻는다.
“하지만 우리는 아르벨라에서 아에라로 갑니까? 저는 우리가 악천후를 만날까봐 걱정됩니다. 안개가 몹시 끼어서요… 사흘 동안이나 새벽과 해질 녘에 안개가 끼었으니까요.”
“그것은 우리가 이리로 내려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우리가 많이 내려왔다고 생각하지 않지요? 그러나 사실이 그렇습니다. 내일 여러분은 데카폴리스의 산맥을 향하여 올라갈 터인데, 거기는 안개가 끼지 않을 것입니다.”
미사스가 설명한다.
“내려왔다고요? 언제요? 평탄한 길이었는데요…”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계속 내리막길이었어요. 오! 아주 완만하게 내려왔기 때문에 우리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겁니다. 그러나 몇 마일이고 계속된다면…”
“우리는 아르벨라에서 얼마 동안이나 머무를 예정입니까?”
“너, 야고보, 유다는 한 시간도 머무르지 않는다.”
예수께서는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야고보, 유다와 …저는… 한 시간도요? 제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머무르지 않는다면, 저는 어디로 가게 됩니까?”
“너는 길을 떠나 쿠자가 경비하고 있는 땅까지 가야 한다. 너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곳까지 내 어머니와 여자들과 동행해라. 그 다음에 여자들끼리만 요안나의 하인들과 함께 갈 터이니, 너희는 돌아와 아에라에서 나와 합류해라.”
“오! 주님! 당신께서는 저에게 화가 나셔서 저를 벌하시려는 거로군요… 당신께서는 저를 너무 슬프게 하십니다!”
“시몬아, 자기가 죄지은 것을 아는 사람이 벌 받는다고 느낀다. 죄 지었다는 사실이 너를 고통스럽게 만들어야지, 벌 자체가 너를 고통스럽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나는 내 어머니와 여자제자들이 돌아가는 길에 그들과 동행하는 것이 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께서 저희와 함께 가시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아에라와 이 일대의 지방들에 가시는 것은 그만 두시고, 저희와 함께 가십시다.”
“나는 그곳으로 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니 나는 갈 것이다.”
“그럼 저도 그리로 가겠습니다.”
“너는 내 사촌들처럼 불평 없이 순종해라.”
“그러다가 당신께서 바리사이들을 만나신다면요?”
“분명히 너는 그 사람들을 회개시키는 데 있어 가장 적임자가 아니다. 그러나 바로 내가 그들 몇 명을 만날 것이기 때문에 바로 그런 연유로 나는 너, 야고보, 유다가 아르벨라에 도착하기 전에 여자들, 엔도르의 요한, 마르지암과 함께 떠나기를 원하는 것이다.”
“아! 알겠습니다! 좋습니다.”
예수께서는 여자들을 향하여 돌아서서 한 사람씩 강복하시며, 각자에게 적합한 조언을 해주신다.
막달라 마리아는 자기의 구세주의 발에 입 맞추기 위하여 몸을 숙이며 여쭌다.
“제가 베타니아로 돌아가기 전에 당신을 다시 뵐 수 있을까요?”
“물론이다, 마리아야. 에타님 달(티쉬리 달과 같은 달. 9월-10월의 유다력의 1개월)에 나는 호숫가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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