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4 장 과월절의 어린 양
5. 예수께서 낮에는 성전에서 가르치시고(루가 21, 37)
예수께서는 매우 일찍 성전으로 가셨다. 그분은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강론 장소로 가시지 않고, 성모 마리아께서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하셨던 강당으로 가셨다.
오늘은 과월절을 위해 죄를 깨끗이 씻으려는 모든 사람들이 제물을 봉헌하는 날이었다.
식사 후 예수께서는 다시 성전 앞에 위치한 강당으로 가셔서 가르치셨다. 그곳은 일상적으로 강론이 행해지는 곳이었다.
나는 예수께서 오늘 이른 새벽에 사도들과 제자들과 함께 올리브 산에 있는 돌의자에 앉아 계신 것을 보았다.
그분은 세상 일로 근심하지 말라고 사도들에게 이르셨다. 예수께서는 그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또 그분은 그들이 이웃을 잊지 말아야 하며, 어떤 감정을 달리 위장하거나 은폐시켜서는 안 된다고 이르셨다. 또한 예수께서는 몇 명의 제자들이 막달레나의 착한 행실에 대해 불평할 수 있었던 사실을 일반적으로 지적하셨다. 예수께서는 지난 금요일에 있었던 막달레나의 도유 예절에 대한 몇 사람의 불만을 염두에 두시고 그것에 관한 당신의 의견을 개괄적으로 표현하셨다. 그분은 이것을 실제적 행동으로 드러난 유다의 배신과 관련하여 유다의 장래의 행동에 대한 경고로서 일깨워 주신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막달레나가 향유를 부어 드렸을 때, 유다는 배신 행위를 저지르기로 완전히 결심했던 것이다. 몇몇 다른 사람들이 막달레나의 사랑의 행동에 대해 불평한 것은 그들의 완고성과 그릇된 절제로 인한 것이었다. 그들은 향유를 바르는 것을 세속적인 축제 때 자주 남용되고 있는 사치로서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거룩하신 성자의 성체께 대한 이 같은 행동이 지고(至高)의 가치를 지닌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39)
또한 예수께서는 그들 중에 한 명이 당신을 저버릴 것이며, 그들이 겸손한 가운데 깨어 있도록 간구하라고 이르셨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사랑과 인내로써 많은 것들을 미리 알려 주셨다.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키드론 개천을 건너 게쎄마니로 가시는 동안 사도들에게 올리브 산의 오목한 장소를 가리키시면서, 이곳이 그들이 당신을 떠나 흩어질 장소이자 당신이 체포되실 곳이라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매우 비통해 하셨다.
예수께서는 오늘 아침 일찍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가셨다. 예수께서는 매우 뜻 깊고 감탄할 만한 가르침을 주셨다. 그분은 또한 요한의 세례에 관해 언급하셨으며, 그 세례는 단지 죄를 씻어 줄 수 있을 뿐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성령을 보내실 것이며, 그 성령의 세례를 통해 모든 인간이 구원을 받은 자녀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예수께서 돌아가신 후, 세례를 받으러 온 모든 사람들에게 세례를 베풀어야만 할 것이라고 하셨다.
다른 사도들보다 앞세워진 으뜸 사도 베드로는 예수께 사도들이 사람들을 자세히 알아보거나 가르치지도 않은 채 항상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여쭈어 보았다. 예수께서는 사람들이 축제일을 고대하는 일로 지쳐 있으며 수척한 가운데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졌기 때문에 사도들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답변하셨다. 사도들이 성령을 받아 모시게 되면, 그들은 장차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게 될 것이다.
예수께서는 하루 종일 성전에서 매우 차분하고 진지하게 가르치셨다. 그분은 사람들이 그분으로부터 배운 것들이 진리이며, 그것이 실현될 것에 관해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분은 가르쳐 주셨던 그 진리가 그분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로 가신 후에 실현되기를 바라셨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당신이 승천하시기 전에 가지고 계신 모든 것을 제자들에게 남겨 주시기를 원하셨다. 그분은 돈과 재산은 갖지 않으셨다. 그러나 그분은 사도들에게 권세와 능력을 부여하시고자 하셨다. 예수께서는 그분이 계신 지금보다도 더 내면적으로 친밀하게 되어야 하는 마지막 그날까지 제자들과 함께 하나의 기초 위에서 하나가 되기를 원하셨다. 또한 그들 모두가 서로서로 한몸 안에서 하나로 결합되기를 원하셨다.
그러자 베드로는 그들 모두가 매우 사랑하며 공경하고 있는 그분의 어머니께서 그들과 함께 앞날을 동행해 주시는 것인지를 여쭈었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께서 여러 해 동안, 그들보다 다섯 해 앞서서 오시기까지 그들과 함께 머물러 계실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 기간이 십오 년이라고 믿고 있다. 또한 예수께서는 그토록 오랫동안 그들에게 진리를 가르쳐 주고, 함께 나누었는데도 그들이 항상 의심했으며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분은 당신의 육체적인 현존으로는 더 이상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없다고 느끼셨다.
예수께서는 저녁 무렵에 성전을 떠나실 때 작별 인사를 나누시며, 당신이 이 육신으로 이곳에 발을 들여놓는 일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에 모든 사도들과 제자들은 마음이 크게 동요되어 땅에 엎드린 채 크게 울었다. 예수께서도 우셨다.
나는 예수께서 사도들과 제자들을 데리고 그 도시를 나오시어, 성지 주일에 당신이 걸으셨던 모든 길을 걸으시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성전에 대해 예수께서 슬픔 속에서 진지하게 하시는 말씀을 들으며 자주 성전을 되돌아보았다.
이날 예루살렘은 매우 조용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성전에 없었다. 그들은 대책을 세우기 위해 회합을 열고 있었으며, 유다가 지금 그들 곁에 없다는 사실을 크게 걱정하고 있었다. 나는 예루살렘에 있는 많은 선량한 사람들이 큰 슬픔에 잠겨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주님의 제자들로부터 틀림없이 그분의 앞일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나는 니고데모와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 그리고 시므온의 아들들과 다른 사람들이 매우 슬퍼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그들은 따로 떨어져 있지는 않았고 유다인들과 함께 섞여 있었다. 나는 베로니카(세라피아) 역시 슬픔에 잠긴 채 그녀의 방에서 손을 비벼대며 어쩔 줄 모르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가 왜 그렇게 슬퍼하는지를 물었다. 그녀의 집은 도시 안에 있었으며, 성전과 골고타 언덕 사이의 중간 지점에 있었다. 나는 최후의 만찬을 가졌던 집에 있었다. 거기서 일흔여섯 명의 제자들이 증축된 간이 건물에서 잠을 잤다. 나는 그들이 어디서 묶고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그곳이 바로 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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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이 말이 주님께서 언급하신 것들에 대한 안나 카타리나의 생각을 설명한 전부는 아니다(기록자 브렌타노 주).
출처
5. 예수께서 낮에는 성전에서 가르치시고(루가 21, 37) | CatholicOne (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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